부전천 복원 사실상 백지화
롯데백화점~광무교 750m…시, 운하형서 '2층식' 변경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약인 부전천 복원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490억 원을 투입해 복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옛 물길을 살려 운하처럼 만들겠다던 청사진을
5개월도 안 돼 대폭 축소·변경했기 때문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전천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국제신문DB |
부산시 하천살리기추진단은 부전천 750m 구간(롯데백화점 부산점 앞~동천 합류부 광무교)의 '2층식 하천' 개발계획(안)을 24일 전문가 자문회의에 상정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2층식 구조가 홍수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본격 계획을 추진한다.
2층식은 인위적으로 하천을 위아래로 나누는 것이다.
지하에는 홍수 대비용 콘크리트 박스를 깔고 지상에는 얕은 실개천을 만들며 주위에 나무를 심어 공원화하는 게 핵심이다. 실개천은 너비 6m에 수심 90㎝로 조성된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 일대 350m는 2층식으로 하고 나머지 400m는 운하형으로 복원한다"고 발표했다.
5개월 만에 생태하천 복원 계획을 접고 실개천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운하형은 배가 다니지 않지만 너비 6m에 수심 4.4m로 계획된 바 있다.
하천살리기추진단은 "운하형으로 복원하면 인도 옆으로 약 4m 높이의 하천 절벽이 생기게 돼 상권이 단절된다. 영업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상인들의 반발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운하형으로 복원된 수원천의 경우 미관상 좋지 않고 상권 활성화 효과도 적었다고 덧붙였다.
임원섭 시 부전천복원팀장은 "2층식 하천 상부도 부전천 물인 만큼 복원된다고 볼 수 있다. 운하형을 해도 유지용수가 충분하지 않아 수심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시는 도심 하천을 2층식으로 꾸민 사례는 어디에도 없는 만큼 '부산형 하천복원'으로 부른다.
환경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부산 시민들은 복개 구간 지하를 흐르는 '진짜 부전천'을 본 적이 없다. 2층식은 인공수로와 실개천을 만들어 겉만 화려하게 포장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하천에 햇볕이
들게 하는 생태복원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도 "동천과 부전천은 상인의 것이 아니라
부산의 자원이다"며 "이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진짜 부전천 복개
복원'은 수백 년간 어려울 수 있다. 서 시장은 가짜 하천 복원을 하지
말고 차기 시장에게 책임을 넘기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시는 북항~동천~부전천을 연계해 서면까지 배가 다니는 형태의 하천 복원도 검토했다.
하지만 상인 반발이 거세지자 '2층식+운하형'으로 계획을 틀었다가 최근 '전 구간 2층식'으로 다시 바꿨다.
김화영 기자 hongdam@
'부산 이바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교부, [소녀상 이전 압박]…시민 1000명 3·1절 '의자시위' (0) | 2017.02.24 |
---|---|
[국토부] "24시간 공항·3800m 활주로 불가" (0) | 2017.02.24 |
[태종대 절경] '모노레일' 타고 즐긴다 (0) | 2017.02.17 |
"김해공항 확장 미흡하면 [가덕신공항] 재추진" (0) | 2017.02.17 |
부산에도 '전쟁기념관' 건립 (0) | 2017.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