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뭇매 맞은 '2층식 부전천'…전문가 "홍수 감당 못 할 것"

금산금산 2017. 3. 1. 10:02

뭇매 맞은 '2층식 부전천'…전문가 "홍수 감당 못 할 것"



하천 개발계획 자문회의 성토장 "운하형보다 수량 적어 범람 우려"







- 부산시 대안 '방수로' 제안하자
- "전체 안전수위 확보가 더 중요"



부산시가 부전천을 운하형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계획을 백지화하고

 2층식으로 개발(본지 지난 24일 자 1면 보도)하려 하자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2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전천 하천계획 단면(안) 자문회의'에 참석한 전문가 7명은 "과연 2층식이 홍수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부전천이 온천천과 비슷한 형태의 운하형 하천(폭 6m, 수심 4.4m)으로 복원되면

2층식 하천보다 많은 양의 물을 유통시킬 수 있다.

2층식은 지하에 콘크리트 박스를 묻고 지상에 실개천(수심 90㎝)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홍수 때 감당할 수 있는 수량이 운하형은 초당 152㎥인 반면 2층식 하천은 122㎥로 보고 있다.

특히 부전천 복원 750m 구간(롯데백화점 부산점~광무교)은 상부로 갈수록 경사가 심하고

하부는 완만해 범람의 우려가 크다.

집중호우 때 상부에서 많은 물이 하부로 쏟아지면 지하 박스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지상으로 넘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대안으로 '방수로'를 제안했다.

부산시민공원 근처인 부전천 복개구간 상류에서 550m 떨어진

동천(광무교 상류) 사이에 초당 30㎥의 물을 흘려보내는 관을 새로 매설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서대 조덕준(토목공학과) 교수는 "방수로보다 전체 하천의 여유고(홍수 안전수위)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방수로를 만들면 오히려 침수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제대 이진애(환경공학과) 교수도 "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정확한 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층식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조덕준 교수는 "생태하천 복원이 부전천 사업의 핵심이다. 2층식은 인공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생태하천 복원이 아니어서 국비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경대 이영대(토목공학과) 교수는 "홍수 때 지하 콘크리트 박스로 물이 흘러들어가지 않고 지상에 넘칠 수 있다. 꼼꼼한 기술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희 부산시 기후환경국장은 "운하형 하천을 만들면 영업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서면 상인들의 목소리가 커 '운하형'을 포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앞으로 몇 차례 더 자문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그러나 2층식 하천에 대해 전문가는 물론 환경단체의 반발도 거세 난항이 예상된다.

환경단체들은 "2층식은 인공수로와 실개천을 만들어 겉만 화려하게 포장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하천에 햇볕이 들게 하는 생태복원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