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핵연료봉 8만6000개]…'고리1호 폐쇄'뒤 어쩌나
폐로 D-10인데 보낼 곳 없어…정부 2년간 대책 마련 손 놔
한수원 측 임시 저장시설 계획…주민·환경단체 반발 불가피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영구정지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사용후핵연료(폐연료봉)가 갈 곳이 없다.
강한 방사선을 내뿜는 폐연료봉은 고리1호기에 8만6000여 개가 보관돼 있다.
정부는 고리1호기 폐로가 결정된 2015년부터 2년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오는 18일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하면 121다발의 폐연료봉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7일 밝혔다.
현재 고리1호기 내부 저장조에 보관된 364다발까지 합치면 485다발의 폐연료봉 처리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한 다발은 페연료봉 179개로 구성된다.
고리1호기뿐만 아니라 고리2~4호기에서 발생한 폐연료봉도 갈 곳이 없다. 오는 2024년이면 고리본부의 폐연료봉 저장조 전체가 포화 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결국 고리1호기를 폐로해도 폐연료봉 처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체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노후 핵발전소도 설계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고리2호기의 설계수명은 2023년 8월 9일까지다.
고리3호기와 4호기는 각각 2024년 9월과 2025년 8월 설계수명이 끝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후 원자로의 수명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고리2·3·4호기의 수명 연장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폐로가 늘어날수록 처리해야 할 핵폐기물도 증가하는 것이다.
폐연료봉을 보관할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장은 아직 부지조차 선정되지 않았다.
고리본부는 궁여지책으로 3만3000㎥ 규모에 건식 저장시설(6644다발 보관 가능)을 만들어 폐연료봉을 임시 보관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고준위폐기물 중간저장·영구처분 부지 선정은 2028년께 마무리돼 2053년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리에 건식 저장시설이 들어설 경우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발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건식 저장시설은 '땜질처방'이라고 비판한다.
건식 저장시설은 고준위방폐물을 50년 정도만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준위방폐물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는 1만 년에 달한다.
경성대 김해창(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탈원전 로드맵을 마련하고 국민에게 고준위방폐장의 필요성을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일 [송상현광장]서 '고리1호기 영구정지 축하 기념' 시민한마당... (0) | 2017.06.17 |
---|---|
강엔 [녹조]·바다엔 [적조]…'수중생물' 생명 위협 (0) | 2017.06.13 |
보행길 만든다고 하천 줄였더니 물난리 (0) | 2017.06.09 |
낙동강 첫 [녹조]…환경단체 "보 찔끔 개방 안 된다" (0) | 2017.06.09 |
창원 [자복산]에 '도시형 생태공원' 조성 (0) | 2017.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