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3·4호기 격납고 철판도 두께 미달
부식 안된 부분 기준치 이하…원안위, 각각 71·69곳 발견
- 시공 당시 부실 그라인드 추정
- 부식된 철판도 219곳 드러나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의 격납건물철판(라이너 플레이트·CLP) 일부분이 기준치 이하의 두께로 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고리3호기에서는 지난 2월 부식으로 인해 광범위한 CLP 두께 감소가 발견되기도 했다.
CLP는 원자로를 보호하고 방사성 물질 누출을 막는 격납고 내부에 설치된 철판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3호기와 4호기에서 부식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철판 두께가 감소한 곳이 각각 71곳과 69곳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원자력안전위는 지난해 일부 원자력발전소에서 CLP가 부식돼 구멍이 뚫리고 두께가 얇아진 것을 확인하고 CLP가 설치된 19기를 대상으로 조사·점검을 진행해 왔다.
점검 결과 고리3호기에서 부식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한
철판 비부식 부위 최소 두께는 4.38㎜였다.
고리4호기의 비부식 최소 두께는 4.78㎜였다.
CLP의 설계기준은 두께 6㎜의 탄소강이어야 한다.
만약 두께가 5.4㎜ 미만이면 교체·보강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고리3·4호기의 CLP 두께가 기준치 미만인 이유는
시공 당시 작업관리 미흡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격납고 안쪽에 CLP를 설치하고 그라인드로 표면을 갈아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철판 두께가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고리3호기 CLP 1단과 3~12단에서 68곳의 비부식 두께 감소가 발견됐다.
2단에서는 3곳의 비부식 두께 감소가 발견됐다.
고리4호기의 비부식 두께 감소는 모두 1단과 3~12단에서 발견됐다.
고리3호기와 4호기의 CLP 평균 두께는 6㎜와 6.22㎜이다.
이는 비슷한 방식으로 시공된 한빛1호기(6.42㎜) 한빛2호기(6.29㎜) 한울1호기(6.79㎜)에 비해 얇다.
원자력안전위는 또 고리3호기 208곳과 4호기 11곳에서 부식으로 인한 두께 감소를 확인했다.
부식은 원전 건설 당시 철판이 대기에 노출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물질이 들어 있는 수분이나 대기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바람에 부식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고리3·4호기의 CLP는 건설 당시 2.7개월에서 7개월까지 대기 중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폐전선·쇳조각·목재 등 이물질도 부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는 부식 부위를 새로운 CLP로 교체토록 했다. 또 부식 없는 부위(최소 4.38㎜)는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에 따른 공학적 평가를 통해 CLP의 건전성 여부를 확인하고 교체 범위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원안위는 한빛4호기의 콘크리트 공극과 철판 부식도 추가로 확인하기도 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한빛4호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시공된 다른 원전 10기(한빛 5·6, 한울 3·4·5·6, 신고리 1·2, 신월성 1·2) 중 정지된 신고리1, 한울5, 한빛6호기를 점검한 결과 공극발생 징후나 배면 부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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