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한류원조 백제’를 만나다
충남 공주·부여 여행
- 무령왕릉 있는 공주 송산리고분군
- 총 108종 4600여 점 유물 출토
- 1500년 전 고대왕국 성곽 공산성
- 아름다운 금강 낙조와 야경에 인기
- 금동대향로·정림사지 5층석탑 등
- 경주와 또 다른 부여 유물에 감탄
- 5층 목탑 재현한 백제문화단지
- 시설 비해 방문객 적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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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단지에서 꼭 봐야 할 능사 5층목탑. 높이 38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당시 제작 공법에 따라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
흔히 백제 문화를 이를 때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라는 말을 사용한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 중 백제본기의 한 구절로 한국 전통미학을 관통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에 백제 문화가 면면히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지만 부산 사람들에게는 신라를 대표하는
경주의 불국사와 석굴암과 비교하면 상당히 낯설다.
백제 문화가 고스란히 서려 있는 충남 공주와 부여까지 들르기가 쉽지 않아
‘지리적 거리감’이 ‘심리적 거리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리라.
한국언론진흥재단 대전지사가 개설한 백제문화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찾은
공주와 부여는 오는 28일 백제문화제 개막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로 물들고 있었다.
■ 백제 문화를 꽃피운 웅진백제(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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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리고분군 |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고분군을 들른다.
이곳에는 백제 시대 왕과 왕족의 묘가 7기 있다.
1~5호분은 굴 모양의 돌무덤이며, 6호분과 무령왕릉은 벽돌무덤이다.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과 왕비의 무덤은 1971년 배수로 공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발견됐는데 1500년 전 백제왕실의 무덤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중요한 유적으로 꼽힌다.
무령왕 금제관식(국보 154호), 무령왕비 금제관식(국보 155호),
무령왕릉 석수(국보 162호·무덤 수호를 위해 만들어진 돌로 된 동물상), 무령왕릉 지석(국보 163호·무덤에 묻힌 사람의 인적사항이나 일대기를 기록한 돌판) 등
총 108종 46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무령왕릉은 둘러보지 못하고 모형전시관에서 실물과 같은 크기로 제작된
무령왕릉 및 5, 6호분을 둘러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백순정 문화관광해설사는 “신라 왕릉은 문이 없고 천장이 여러 겹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백제 왕릉은 입구도 있고 천장도 벽돌 한 겹에 불과해 도굴이 쉬웠다”며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가 발굴했기에
무령왕릉에서만 다양한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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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 |
백제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인 공산성으로 이동한다.
문주왕 원년(475)에 이곳으로 도읍을 옮긴 후 성왕이 부여로
천도할 때까지 64년간 왕도를 지킨 곳이다.
매표소를 지나 ‘제민천교 영세비’ 등 비석군을 따라 오르면
공산성의 4개 성문 중 서쪽에 있는 문루인 금서루와 만난다.
이곳에서는 매주 토·일요일에 웅진성 수문병 근무 교대식과
다양한 백제문화 체험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이어 왼쪽으로 오르면 공산정에 다다른다.
공산정은 공산성 서북쪽 산마루에 있는 누각이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금강교(등록문화재 제232호) 등
공주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 외 강남과 강북(공주에서는 서울과 달리 강북이 발달한 지역이다)을
오가는 공북루(북문)가 있으며 진남루(남문), 영동루(동문)도 있다.
길이 2.6㎞로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1500년 전 고대왕국의 멋진 향취가 가슴 속 깊이 전해져 온다.
특히 금강의 낙조와 야경은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니
일정을 짤 때 참고하시길.
■ 백제의 마지막 역사 사비백제(부여)
공주에서는 한옥마을도 둘러볼 만하다.
전주 한옥마을과 달리 대규모 숙박시설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으로
2010년 9월 3만1310㎡ 부지에 22동 57객실로 오픈했다.
참나무 장작을 때는 구들장 황토방 체험을 할 수 있다.
맛집으로는 한옥마을 주변 원진노기순 청국장집이 유명하다.
TV 프로그램인 한식대첩 시즌4의 4회 차 우승자였던 충청 대표의 집으로
꽃게장과 각종 나물무침이 나오는 청국장 정식이 1만 원이다.
부여에서는 구드래 조각공원 옆에 있는 구드래돌쌈밥이 괜찮다.
이 식당은 막 지은 돌솥밥과 불고기를 신선한 채소에 싸 먹는 구드래돌쌈밥(1만5000원)을 내놓는다.
인근에 있는 장원막국수도 빼놓을 수 없다.
살얼음에 띄워진 막국수 한 젓가락에 방금 삶은 돼지편육을 얹어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막국수 하나로는 부족해 두세 명당 돼지편육 1개를 시켜야 양이 맞다.
막국수 7000원, 돼지편육 1만7000원.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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