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팔영산~선녀봉’ 종주

금산금산 2018. 8. 3. 09:29

고흥 '팔영산~선녀봉' 종주



전설 깃든 여덟 봉 그림자…선녀봉 날개 속에 잠드네



- 능가사 원점회귀 아닌 종주 코스 답사, 팔영산 진면목 깨닫는 암릉 산행의 백미
- 선녀봉서 주능선 8봉 볼때 신비감 더해
- 다도해 풍광·공룡능선급 오르내림 '짜릿'



전남 고흥반도의 최고봉 팔영산(八影山·608.6m)은

 도립공원이자 산림청 지정 '전국 100명산'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산꾼이라면 이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고흥의 진산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고흥 팔영산 주능선 동쪽에 솟아 있는 독립 암봉인 선녀봉 정상부 암릉길을 통과하고 있다. 왼쪽 멀리 보이는 육산이 팔영산의 정상인 깃대봉이다.

해발 고도는 높지 않지만 병풍처럼 늘어선 능선에

 8개의 크고 작은 암봉이 자리 잡고 있어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는 암릉산행의 재미가 쏠쏠하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섬과 바다를 조망할 수도 있다.



   
GPX & GTM 파일 / 고도표 jpg파일

실제 팔영산 산행을 논할 때

 주능선 8개 봉과 정상인

 깃대봉만 올랐다면

 그것은 이 산의 절반밖에

 타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선녀봉을 거쳐 주능선 암봉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8개의 그림자가 비친다'

는 팔영산의 진면목을

 깊이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이 코스를 선택하는

 산꾼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선녀봉과 팔영산 주능선 암봉을 연결한 일명 '팔영종주 산행'을 시도했다.

말이 종주산행이지 실제로는 능가사 원점회귀 산행에 비해 시간상으로는

 1시간~1시간30분 정도 더 걸리고 거리도 2㎞가량 늘어난 수준이어서 그렇게 멀리 돌아가는 산행은 아니다.

들머리는 고흥군 점암면 강산리 곡강마을의 옛 강산초등학교터 인근 등산안내판이다.

843번 도로변에 있어 찾기 쉽다.

코스를 요약하자면 곡강마을 등산안내판~이정표(임도 이탈)~장흥 고씨 묘~강산폭포~대나무숲~너덜~

전망대~잇단 암릉과 쇠줄 구간~선녀봉~갈림길~헬기~휴양림 갈림길~제1봉 제2봉 경계 갈림길(주능선 합류)~제2, 3, 4, 5, 6봉~갈림길~통천문~제7봉~갈림길~무명무덤 봉~제8봉~갈림길~탑재~사방댐~능가사 순.

총거리 9.8㎞, 순수하게 걷는시간만 5시간 정도 걸린다.

휴식과 식사 시간을 포함하면 넉넉하게 6시간쯤 잡으면 된다.

부산에서 이동거리는 꽤 되지만 오전 7시께 출발해도 당일 산행으로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다.

   
제6봉인 두류봉에서 바라본 제2~5봉과 오른쪽의 선녀봉.

들머리 등산안내판에서 우뚝 솟은 선녀봉 부속 암봉을 일별한 후

 843번 도로를 따라 100m쯤 남쪽으로 가면 이정표가 있다.

 '성주봉(2봉) 4㎞'라는 표시를 보면서 오른쪽 콘크리트 임도를 따른다.

10분 후 등산로 표시 이정표가 다시 나타난다.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등산로로 접어든다.

리본이 여러 개 있지만 최근의 발자국은 별로 없다.

한적한 숲길을 따라 오르면 5분 후 장흥 고씨 묘를 통과하고

 다시 6분 후 석축이 쌓여 있는 임도로 올라선다.

삼나무 군락지 머리 위로 우뚝 솟은 암봉이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암릉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해 주는 듯하다.

임도를 건너 산길을 따라 3분만 가면 강산폭포다.

팔영산이 품은 유일한 폭포이지만 물은 거의 말랐다.

다만 높이 10m가량의 폭포 암벽과 조금씩 가을옷을 갈아 입는 수목들의 조화가 멋드러지게 느껴진다.

폭포에서는 왼쪽 급경사로 길이 이어진다.

안전시설이 없으니 주의하자.

암벽의 작은 구멍에서 누군가 기도를 한 듯한 흔적도 보인다.

짧은 급경사를 오르면 길은 다시 편안한 흙길로 이어진다.

지그재그식 숲길을 20분가량 가다보면 대나무숲 앞에 또다시 이정표.

대나무숲을 통과하면 작은 너덜이 이어지고 곧바로 전망대에 닿는다.

뒤돌아보면 아담한 암봉인 292봉을 우회해 올라왔음을 알게 된다.

들머리와 여자만, 누렇게 익어가는 바닷가의 논들도 보인다.

안개만 걷힌다면 더 좋은 조망이 나올 터.



   
규모는 작지만 '설악 공룡'을 연상시키는 암릉길.

전망대를 지나면 3분가량 너덜과 경사로가 이어지는가 싶더니

 왼쪽에 집채만한 바위가 있는 능선 안부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능선을 계속 타려는데 쇠줄이 반긴다.

그렇게 힘들거나 위험하지는 않다.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15분쯤 가면

 어느새 주변이 탁 트이는 암릉 위를 걷고 있다.

눈앞에 우뚝 솟은 선녀봉이 보이고

 그 뒤에 있을 주능선 8개 암봉은 가려져 아직 보이지 않는다.

다만 왼쪽 멀리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암릉 구간을 통과해 선녀봉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절벽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야 하는데

 쇠줄과 발받침 등을 잘 활용하고 주의만 한다면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통과할 수 있다.

15분 후 고흥군에서 설치한 앙증맞은 선녀봉 정상석이 나타난다.

고개를 드니 팔영산 8개 암봉의 그림자가 이곳까지 뻗치고, 선녀봉은 마치 날개를 활짝 펼친 선녀가

 이 그림자들을 한껏 받아들이고 있는 듯한 자태로 서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제야 '팔영산을 제대로 느끼려면 선녀봉을 통해 올라라'고 했는지 알듯하다.

선녀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안갯속 팔영산 주능선 봉우리들의 실루엣만으로도 그 경이로움에 흠뻑 젖게 된다.

설악산 공룡능선을 바라본다 한들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 싶다.

   
선녀봉 정상에서 바라본 팔영산 주능선 제1봉(오른쪽)~제8봉(맨 왼쪽)의 모습. 안개 속에 비친 그림자가 더욱 신비롭다.

선녀봉을 지나 3분쯤 내려서다 만난

 높이 6m가량의 직벽은 쇠줄과 발판이 있으니 주의하자.

직벽을 내려서니 갈림길 표시가 있다.

진행 방향으로는 성주봉(제2봉) 1.2㎞를 가리키고 있지만

 지금껏 지나 온 선녀봉 방향으로는 '절벽위험 하산금지'라고 적혀 있다.

이어서 508봉을 살짝 넘으면 10분 정도 편안한 숲길이 이어진다.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휴양림갈림길.

왼쪽은 팔영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지만 직진한다.

10분 후 드디어 주능선의 제1봉 유영봉과

 제2봉 성주봉 사이의 안부 사거리에 닿는다.

오른쪽은 1봉으로 가는 길.

우회로와 암릉길 두 가지가 있지만, 지난 답사에서 제1봉을 오른 바 있어

 취재팀은 1봉 방문은 생략하고, 왼쪽 2봉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제2봉부터 제6봉까지는 봉마다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3분,

 길게는 20분이 걸리는 아기자기한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봉우리 사이의 안부에는 봉의 이름과 관련된 안내판이 있고 봉우리마다 꼭대기에는 정상석이 있으니

 한 번씩 훑어 보면서 가는 것도 재미가 있다.

다만 쇠줄과 발판 쇠손잡이 등 안전시설을 잘 활용하면서 가야 한다.

제3봉인 생황봉에서 제4봉인 사자봉까지는 10분 정도 걸리지만

 제4봉과 제5봉인 오로봉은 바로 이웃해 있어 3분이면 족하다.

제6봉 두류봉은 해발 고도가 596m로 8개 암봉중 최고봉인 제7봉 칠성봉(598m)에 비해 2m 낮지만

 전체적으로 주능선 8개 봉우리 가운데 고도감과 우뚝함이 가장 두드러진다.

제6봉에 올라 뒤돌아보면 푸른 바다와 1~5봉, 선녀봉이 한눈에 들어와 최고의 조망을 느낄 수 있다.

제6봉을 내려서면 제7봉까지는 제법 거리가 있다.

그 사이 안부에 능가사(우측)와 휴양림(좌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오기 때문에

 체력이 소진됐다면 이곳에서 하산해도 무방하다.

다만 칠성봉으로 오르는 길에 만나는 통천문을 볼 수 없다는 점과

 8개 봉 전체를 밟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을 것이다.

   
팔영산 제7봉인 칠성봉 정상 직전에 통과하는 통천문.

제7봉에서 내려서면 또 한 차례 능가사로 하산하는 탈출로가 있지만

 직진해 무명 무덤이 있는 중간 봉우리를 넘는다.

제8봉인 적취봉에 오르면 전방에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이 성큼 다가선다. 하지만 8봉에서 내려서서 만나는 갈림길에서

 취재팀은 바로 탑재 능가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깃대봉 역시 6년 전 주능선 답사에서 한 차례 다녀온 바가 있고,

 다시 이곳 갈림길로 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기에

 곧바로 하산하기로 한 것이다.

팔영산 초행자라면 깃대봉까지 왕복 15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다녀와도 무방하다.

탑재로 내려서는 길은 수월하다.

이정표가 잘 구비돼 있어 길 잃을 염려도 없다.

15분쯤 가면 칠성봉(제7봉) 갈림길을 지나고 5분만 더 가면 임도가 통과하는 탑재다.

 '능가사' 이정표를 보고 임도를 건너 계속 숲길을 따르면

 S자 모양으로 휘어지는 임도를 네 차례 가로질러 효자골 계곡길로 스며든다.

계곡에 물은 없지만 길 표면이 워낙에 부드러운 데다 주변의 숲도 울창해 운치의 극치를 느낄 수 있다.

선녀봉과 주능선 8개 봉을 모두 거치며 느꼈던 마치 신선이 된 듯한 흥분을 조금씩 달래며

 사바세계로 돌아오는 길로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산꾼의 발길은 어느새 계곡 속으로 스며들고 계곡은 다시 능가사로 스며들어가는 느낌이다.

사방댐을 지나 팔영소망탑이 있는 오토캠핑장까지는 40분쯤 걸린다.

능가사 사천왕문을 지나 날머리인 탐방안내소 주차장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




# 떠나기 전에

- 접지력 좋은 등산화 신고 동반자와 함께 가야

팔영산의 이름과 관련한 몇 가지 설이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국 위왕(魏王) 관련 설이다.

위나라 태화연간(太和年間 227~231년)에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가 위왕의 세숫대야에 비치자

 이 모습이 너무도 신비로워 위왕이 직접 이곳까지 찾아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또 다른 설로는 주능선에 여덟 개의 볼록한 암봉의 그림자가 멀리 한양까지 드리워져

 그 이름을 팔영산이라고 부르게 됐다고도 전해진다.

유래야 어쨌든 팔영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대변해주는 이야기들이다.

선녀봉과 연계한 팔영산 주능선 산행을 한다면 작은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하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산행 입문 3개월 미만의 초보급 산꾼이라면

 체력과 보행법 암릉산행법 등의 내공을 좀 더 길러서 찾는 것이 좋다.

초보 산꾼의 경우 수많은 작은 암봉들을 넘어야 하고 길도 쇠줄과 로프, 수직 바위면에 설치된 발판 등을 거쳐

 올라야 하는 선녀봉 구간을 통과했다고 해도 주능선 암봉들을 오르내릴 때

 체력이 떨어져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화도 릿지화 계통의 접지력 좋은 것으로 선택하길 권한다.

한편 팔영산의 단풍은 아직은 이른 시기다.

적어도 10월 마지막 주말과 11월 초는 돼야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교통편

- 하루 6회 출발 고흥행 버스 타고 과역서 환승

대중교통 이용은 다소 불편하다.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흥행 버스를 타고 과역에서 내려 군내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부산에서 오전 8시50분, 9시50분, 10시50분 등 하루 6회 출발한다.

과역면 버스터미널(061-832-9627)에서 강산리 곡강마을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9시, 11시, 낮 12시50분 등 하루 8회 운행한다.

산행 후에는 능가사 입구 평촌마을 정류소에서 과역행 군내버스를 타야하는데 오후 5시50분이 막차다.

과역에서 부산행 버스는 오후 4시10분이 막차지만

 이 버스를 놓칠 경우 순천으로 가서 부산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순천IC에서 내려 2번 국도를 타고 벌교 장흥 방향으로 간다.

벌교 교차로에서 고흥 방면 15번 국도로 갈아탄 후

 고흥군 과역면 연봉교차로에서 우측 램프로 내려선 후 팔영산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한다.

이후 능가사 교통표지판을 보고 10분쯤 가다가

 능가사 입구 주차장을 지나 5분만 더 가면 강산리 곡강마을에 닿는다.

산행 후 차량 회수를 하려면 능가사 입구에서 곡강마을로 가는 버스를 이용한다.

5시50분, 7시30분 등에 있다.

  

  •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
  • 주봉인 깃대봉에서 바라본 팔영산 암봉틀.

    그 이름에서 말해주듯 다도해 바다를 향해 길게

    드리워진 8개의 선명한 그림자가 아주 인상적이다.

     

     

    도립공원인 팔영산(八影山·609m)

    전남 고흥군 고흥반도의 최고봉이다.

    이름에서 짐작이 가듯 여덟 개의 암봉주봉인 깃대봉이

    작은 병풍처럼 나란히 이어져 있다.

    그래서 팔영산은 암릉 종주산행의 고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발고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변화무쌍한 기암괴석이 산행 내내 기다리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 말아야 할 정도다.



    이런 산세는 전북 진안의 구봉산(九峯山·1002m)과 곧잘 비교된다.

    아홉 개의 암봉과 주봉인 천황봉으로 구성된 구봉산이 큰 덩치에 비해

    비교적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운 반면 팔영산은 해발고도는 낮지만

    구봉산에 비해 봉우리가 힘차고 매서워 흔히 남성에 비유된다.



    그렇다고 초보 산행자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그런 산은 절대 아니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데다 위험한 지점에선 쇠밧줄이나 쇠발판 쇠손잡이 등

    안전시설이 친절하게 산행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팔영산이 특히 돋보이는 점은

    산행 내내 아름답고 환상적인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는 것.



    짜릿하면서도 넉넉한 산의 정감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의 광활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산굩 그 점이 바로 팔영산의 매력이다.



    산행 도중 산행팀은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산 이름에 왜 그림자 영(影)자가 들어가 있을까?

    산의 그림자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기에….



    자료에 따르면 이 산의 그림자가 한양까지 드리워져서, 또는 중국 위왕의 세숫대야에 비친 그림자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그렇게 불리게 됐다고 전해온다.

    그야말로 설에 불과한 ‘믿거나 말거나’.



    정답으로 추정되는 그 모습이 산행 말미 예상치 않은 곳에서 잡혔다.

    여덟 개의 암봉은 그침없이 이어져 있지만 주봉인 깃대봉은 마지막 8봉인 적취봉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 때쯤이면 산행 말미로 해가 뉘엿뉘엿 그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다.

    깃대봉에 닿은 산행팀은 다도해를 바라보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방금 지나온 8개의 봉우리로 이어진다.



    일순간 바다를 향해 길게 드리워진 8개의 그림자가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아굩 바로 이거야’. 동시에 터져 나온 탄성.



    산이 바다를 그리워해 매일매일 그림자로 다가가는것일까.

    그래서 바다로 가고자 했던 산의 꿈을 조금이라도 달래려고 이름을 팔영산으로 지은 것일까.



    산행은 능가사~팔영교~부도밭~흔들바위~주능선~1봉…6봉~통천문~7봉~8봉~헬기장

    ~깃대봉~임도~삼거리~팔영장가든~능가사 순.

    4시간~4시간30분 걸린다.



    주차장에서 20m 정도 떨어진 천년고찰 능가사는 한 때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의 4대 사찰로 꼽혔지만 임진왜란때 대부분 불타버려 지금은 썰렁한 편.

    하지만 고찰에서 풍기는 옛 향기만은 아직도 남아 있다.

    경내에서 저 멀리 보이는 팔영산의 모습 또한 일품이다.



    능가사 왼쪽 길로 방향을 잡는다.

    5분이면 두 갈래 길.

    왼쪽 1봉, 오른쪽 8봉 방향.

    왼쪽으로 간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길은 소문대로 돌길.

    계곡은 물이 말라 있다.

    30분쯤 올라가면 흔들바위.

    하지만 꼼짝도 않는다.

    그래서 마당바당이라고도 불리는 걸까.

    10분 더 오르면 주능선.

    묘지가 있고 대개 여기서 처음 쉰다.



     



    이제 본격 암봉 등정.

    5분 후 1봉 앞 갈림길.

    이정표가 재미있다.

    ‘왼쪽 암벽등반(아주 위험),

    오른쪽 노약자 어린이 우회’.

    능력껏 오르자!는 말인 듯하다.

    왼쪽길은 사실 위험하다.

    쇠밧줄을 탄 후 낭떠러지 절벽길을 걸어야 한다. 대신 푸르디 푸른 다도해의 전경을

    먼저 조망할 수 있다.

    가장 힘든 1봉만 무사히 넘기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

    구봉산과는 달리

    봉우리마다 고흥군에서 조그만 정상석을 세워놔 일일이 확인하며 오르면 재미 또한 있다.

    봉우리에서 다른 봉우리로 옮기는 시간은 짧게는 5~6분, 길게는 25~30분 정도.

    감탄하랴 사진에 담으랴, 그래서 팔영산의 산행시간은 ‘고무줄’이라고 불린다.



    6봉 두류봉에 서면 반드시 주변을 둘러보라.

    뒤돌아보면 지금까지 넘었던 1~5봉과 남해바다를 한 번에 볼 수 있고,

    정면에는 앞으로 넘을 7, 8봉과 주봉인 깃대봉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왼쪽 발밑에는 팔영산자연휴양림도 보인다.



    6봉에서 7봉까지 가는 도중엔 호젓한 산길도 맛볼 수 있으며,

    바위로 이뤄진 문인 통천문을 반드시 통과해야 7봉에 닿을 수 있다.



    8봉은 약간 멀어 7봉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주봉을 제외한 마지막 봉우리라서 그런 것일까.

    쉽게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여섯 개의 조그만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



    이제 주봉인 깃대봉까지는 300m.

    고령 신씨묘와 잇단 헬기장을 지나면 갈림길.

    전봇대를 따라 오른쪽으로 간다.

    깃대봉은 육산이다.

    구봉산의 주봉인 천황봉도 육산이어서 두 산은 공통점이 아주 많다.

    깃대봉에서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경찰 무전기지국.



    깃대봉의 볼거리는 역시 갈무리 조망.

    바다를 향한 8개 봉우리의 그림자가 풍기는 분위기는 그로테스크하다.

    하산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 8봉 바로 아래 갈림길에서 내려선다.

    ‘탑재 1.2㎞, 능가사 2.3㎞’ 이정표가 서있다.

    갈림길이 도중 몇 개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자.





     



    인공적으로 조림한 듯 전나무숲이 시원하다.

    20분 쯤 지나 임도를 가로지르면 곧이어 삼거리와 만난다. 지도상의 탑재다.

    오른쪽 능가사쪽 길을 선택하면 45분 뒤

    산행 들머리 능가사에 도착한다.



    ◇ 교통편 - 서두르면 부산서 당일치기 가능



    이른 아침 출발하면 부산서도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순천IC~여수 벌교 17번 국도~지하도~

    2번 국도 벌교 낙안민속마을~2번 국도 고흥 보성~15번 국도 고흥~15, 27번 국도 소록도 나로도 고흥~고흥~팔영산 도립공원~능가사 순.



    산행후 시간이 날 경우 능가사에서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녹동선착장을 찾아보자.

    세발낚지를 맘껏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구를 따라 난전이 쭉 펼쳐져 있다.

    가격도 아주 싸 15마리에 1만원.



    이곳 어민들은

    “사실 녹동에서 이른 새벽 위판되는 세발낚지가 목포로 곧바로 운반돼 그 유명한 목포 세발낚지로 변신한다”고 살짝 말했다.



    녹동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거리엔 소록도가 있다.

    오래전엔 한센병(나병) 환자와 병원 직원들만의 섬이었으나 지금은 아름다운 경관이 알려지면서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 초행산꾼 안내하는 흰둥이

    "그놈~영물일세"



    유홍준 교수는 그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1’에서

    강진 월출산 동남쪽 자락에 위치한 무위사를 소개하면서

    ‘변함없는 것은 오직 무위사의 늙은 개 누렁이뿐’이라고 적고 있다.

    능력있는(?) 스님이 들어와 새로 불사를 하면서 고색창연한 옛 것들이 사라진데 대한

    아쉬움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지금은 세상을 떠난, 송아지 만한 그 누렁이는 답사객이 와도 꿈쩍도 하지 않고

    양지 바른 벽쪽에 길게 엎드려 고개를 앞발에 푹 묻고는 눈꺼풀만 잠시 들었다가 이내 감아버린다.





     



    일반적으로 답사나 산행을 하면서 덤으로 갖게 되는 기쁨이

    바로 이처럼 그 곳의 명물이 돼버린 가축이나 가금류를 만나는 것.

    흔히 개가 가장 보편적이다.



    이번 팔영산 산행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얼굴이 역삼각형이고 꼬리가 등쪽으로 말려 올라가 있어 진돗개로 추정되는

    흰둥이(사진)처음 본 곳은 산행 들머리인 능가사 입구.

    처음엔 의식하지 못했지만 7~8분 지나면서 이 개가 우리를 안내하고 있지 않은가.



    산행팀이 도중에 멈춰 산세를 얘기하고 있으면 흰둥이도 앞서 기다리고,

    다시 출발하면 그도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잠시 그러다 말겠지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제법 경사진 곳을 오를 때도 역시 같은 간격으로 앞서 가고 있다.



    50분쯤 지나 주능선에 올라 휴식을 취할 땐 다가와 바로 옆에 그냥 가만히 앉아 있다.



    먹을 것을 줬지만 그것만 받아 먹을 뿐 여느 개처럼 더 달라고 보채지도 않는다.

    비범함 그 자체였다.

    너무 오래 쉬니까 산행을 계속 하자고 몸짓을 보낸다.



    뒤늦게 올라온 한 산꾼이 “이 개가 이젠 다른 팀을 안내하고 있네”라고 말한다.

    알고 보니 그는 팔영산의 안내자였다.



    다시 산길을 재촉, 개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하는 쇠줄이 걸려 있는 암봉에 다다르자

    그 흰둥이는 임무를 완성한 듯 아쉬움을 표하며 재빨리 내려갔다.

    하산 후 능가사 주변을 둘러보며 흰둥이를 찾았으나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또 다른 팀을 안내하러 산으로 올라 갔을까?



    / 글·사진=이흥곤기자 hung@


     

    고흥 '팔영산'

     

     

     

     

    선비·부처·사자 등 암봉의 퍼레이드… 다도해 절경도 황홀

     

     

     

    ▲ 여덟 개의 돌 멧부리가 아름다운 고흥의 진산 팔영산. 첫 관문인 제1봉 유영봉에 올라섰다. 자신의 애마를 목으로 쳤다는 송팔응 장군의 전설이 서린 봉우리다. 건너편에 부처를 닮았다는 성주봉(제2봉)이 보인다. 이제부터 암봉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한국의 산 이름은 산 모양새나 주변 지명, 전설, 산세에서 유래한 게 많지만

    때로는 봉우리 개수로 이름을 붙인 곳도 적지 않다.

    별 고민 없는 작명인 듯하지만 단번에 산의 모양새를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명석하다.

    날카로운 세 개의 암봉을 가진 경기 양평의 삼각산, 다섯 개 봉우리가 정겨운 경남 양산의 오봉산,

    경북 영덕의 팔각산도 봉우리 덕에 명찰을 달았다.

     

     이번 주 찾은 전남 고흥 팔영산(八影山·608m)도 이 범주에 드는 산이다.

    팔영산은 '봉우리 표' 산 중에서도 바위 봉우리의 조망미와 암릉 타는 재미는 첫 손에 꼽을 정도다.

    거기에다 제1봉에서 제8봉으로 가는 내내 보이는 다도해의 은빛 실루엣은 장관 그 자체다.

     

     




    다도해국립공원에 포함
    고흥의 진산이자 최고봉

    8개 봉우리 저마다 매력
    능가사·편백숲길도 좋아

     



    봉우리로 이름난 산은 이에 얽힌 사연을 한두 개쯤 갖게 마련.

    팔영산도 옛날 옛적에 8개 봉의 그림자가 한양까지 드리웠다고도 하고,

    중국 위나라 조예 황제의 세숫대야에도 8개 봉의 그림자가 어렸다고 한다.

    SF영화에 나옴직한 얘기다.

     딱히 근거는 없다.



    호남정맥 고흥지맥에서 약간 동쪽으로 비켜서 있는 팔영산은 고흥의 진산이자 고흥의 최고봉이다.

    지난 1998년 7월 30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일찌감치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다 역사, 지리,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판단돼 올해 1월 10일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지금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팔영산지구이다.

    국립공원으로 바뀌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기대된다.

    8개 봉우리에 설치된 철 사다리, 밧줄도 새로 단장하고 등산로도 깔끔히 정비됐다.

    가족산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코스는 팔영산 주차장에서 출발, 팔영산 야영장~흔들바위~유영봉(제1봉)~적취봉(제8봉)으로 간다.

    주봉인 깃대봉(제9봉)을 본 뒤 편백숲~탑재~야영장으로 내려와 고찰 능가사를 둘러보면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산행거리는 8.5㎞.

    해안이나 섬 산행의 기점은 표고가 통상 두 자릿수를 넘지 않아 산이 낮다고 얕보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다행히 팔영산은 그런 곤혹감을 주지 않는다.

    호된 가풀막은 없고, 다만 암봉 사이 잘록이에서 숨이 조금 가쁘지만 견딜 만하다.



    국립공원 주차장 매표소를 통과하면 곧바로 팔영산 주차장이 나온다.

    능가사 앞에 편백이 훤칠하게 서 있다.

    그 뒤로 멀리 팔영산의 돌올한 멧부리가 보인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영락없는 부처의 옆모습이다.

    절은 날머리에서 보기로 하고 산행을 재촉한다.

    능가사 돌담을 따라 길은 왼쪽으로 휜다.

    팔영교를 지나 4분 정도 가면 오른쪽에 부도가 있다.

    모두 9기로 조선시대 능가사에서 수도한 승려들 것이다.

    이 중 사제지간이었던 승려 추계당과 사영당의 부도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다.


    부도를 지나면 왼쪽에 팔영산 야영장이 있다.

    전기와 물을 쓸 수 있고, 화장실도 충분하다.

    야영장을 벗어나면 탐방객 집계 센서가 있다.

    등산객 수를 헤아리는 장치이다.

    센서를 통과해 2분쯤 지나면 실제 산행 들머리인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 왼쪽에 성기리 기와 가마터가 있다.

    전시관 안에 실제 가마터가 그대로 보관돼 있다.

    갈림길에서 팔영산으로 들어가는 길을 밟는다.

    길가에 소크라테스, 공자, 베이컨 등 철학자나 사상가의 명언을 새긴 푯말이 있어 산행이 심심치 않다.

    고즈넉한 산길 위로 보기 좋은 솔과 신갈, 떡갈나무가 그늘을 드리운다.

    늦여름 매미가 기운 없이 운다.

    잔돌이 발에 밟혀 바스락거린다.

    너덜을 통과해 15분 남짓 오르면 흔들바위다.

    누군가 바위를 흔들어 보려고 지렛대를 괴어 놓았다.

    지렛대를 눌러 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흔들바위에서 제1봉 방향 이정표까지는 10분 정도.

    오르막을 기엄기엄 오른다.

    숲으로 막혔던 하늘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군데군데 폐쇄된 등산로가 있는데, 예전 도립공원 시절 산꾼들이 다니던 길이다.

    이제는 길이 묵었고 돌부리가 사나우니 아예 접근을 말자.

    국립공원에선 그에 맞는 산행을 하는 게 에티켓이다.



    이정표에서 제1봉까지는 15분 정도.

    조선 고종 때 편찬한 흥양읍지(흥양은 고흥의 옛 이름)에 팔영산 8개 봉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북쪽 봉우리부터 순서를 매긴다.

    제1봉은 유영봉(儒影峰·491m)이다.

    선비의 그림자를 닮았다는 봉우리다.

    이 봉우리에 송팔응(宋八應) 장군의 전설이 서려 있다.

    팔영산 제1봉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송팔응에게 하늘을 나는 백마가 있었다.

    어느 날 송팔응은 말의 성능(?)을 시험하려고 화살 한 발을 팔영산 봉우리에 쏘았다.

    이내 말을 타고 봉우리로 날았지만, 화살은 온데간데없었다.

    낙담한 송팔응은 말의 목을 단칼에 벴다.

    그때 화살이 바위 뒤에 와서 꽂혔고, 송팔응은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며 목 놓아 울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팔순의 송팔응은 이 산에 올라

    '팔십에 팔영산에 오르니 팔영은 늙지 않았는데 팔응은 늙었구나'라며 탄식했다고 한다.

    팔영산의 다른 이름이 팔응산이다.



    유영봉에서 다도해의 푸른 바다를 실컷 본다.

    날씨가 좋다면 일본 대마도와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하는데 해무 탓에 가늠되지 않는다.

    유영봉에서 내려오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선녀봉, 오른쪽은 제2~6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다.

    철 사다리와 쇠사슬 밧줄을 잡고 7분 남짓 오르면 제2봉 성주봉(聖主峰·538m)에 이른다.

    산봉우리가 부처를 닮았다고 한다.

    성주봉에서 안부로 내려서 10분 정도면 제3봉 생황봉(笙簧峰·564m)에 올라선다.

    바람이 바위를 스치면 생황 소리가 난다는 멧부리다.

    제4봉은 사자가 엎드린 모양의 사자봉(獅子峰·578m)이다.

    이 봉에 서면 비로소 제8봉이 어엿하게 드러난다.

    유영봉이 기이하다 싶었는데 어느새 사자봉이 신기하다.

    그러고 보니 TV의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처럼 암봉을 오를 때마다 앞서 지나온 봉우리와 견줘보는 재미가 있다.


    사자봉에서 다섯 신선이 노닐었다는 제5봉 오로봉(五老峰·579m)까지는 단숨에 닿는다.

    오로봉과 제6봉 두류봉(頭流峰·596m) 사이 안부가 다른 데 비해 가파르다.

    두류봉의 조망은 일망무제다.

    다른 봉에선 반쯤 가렸던 다도해의 전모가 드러난다.

    좌우를 보니 여수와 장흥의 앞바다가 지척인 듯하고, 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도 뚜렷하다.



    두류봉과 제7봉 칠성봉(七星峰·598m) 사이 안부는 길고 넓지만 순하다.

    숲을 거닐다 통천문을 지나면 칠성봉이다.

    공깃돌 모양의 바위들이 널브러져 있다.


    칠성봉에서 무명 봉우리를 넘어 15분쯤 가면 제8봉인 적취봉(積翠峰·591m)이다.

    칠성봉에서 본 다도해의 섬들은 농도를 달리하며 푸른빛을 주름 치고 있다.

    적취봉에서 3분 정도 내려가면 제9봉(깃대봉·608m) 방향 이정표가 나온다.

    잰걸음으로 7분 정도 가면 깃대봉 표석에 닿는다.

    주봉인 깃대봉은 정확한 위치는 표석에서 동쪽으로 120m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 통신초소가 들어서면서 비석을 여기로 옮겼다.

    국립공원 측은 경찰과 협의해 조만간 깃대봉 표석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을 방침이다.


    갈림길로 다시 돌아와 하산길을 연다.

    데크 전망대를 잇달아 지나 15분 정도 내려서면 편백 숲을 만난다.

    알싸한 편백 향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편백 숲을 빠져나오면 임도가 나오고 이내 탑재에 닿는다.

    탑재부터는 임도를 가로질러 등산로가 나 있다.

    이정표와 산행 안내리본을 살펴서 걷자.

    30분가량 산책하듯 걸어 내려와 숲 터널을 빠져나오면 팔영산 야영장 일대로 들어선다.

    10분 정도 걸어 팔영교를 지나 왼쪽으로 틀어 능가사로 들어선다.

    보물 제1307호인 능가사 대웅전은 특이하게도 북향이다.

    주역 팔괘를 새긴 동종(보물 제1557호)도 볼 만하다.

    사천왕문을 빠져나와 뒤를 돌아보니 저녁노을에 젖은 팔영산이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산행문의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고흥분소 061-835-7828.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고흥 팔영산 '산행지도'

     

     

                                  

     

     

     

     

    고흥 팔영산 '가는길 먹을곳'

     

     

    찾아가기

    원점회귀 산행이라 자가운전이 낫다.

    고흥에 간 김에 나로도 나로우주센터나 오는 길에 태백산맥문학관(전남 보성군 벌교읍)을 둘러봐도 좋겠다.

    남해고속도로 광양IC에서 빠져 순천 방면으로 우회전, 우시장사거리(좌회전)~인동로터리(좌회전)를 지나 7㎞쯤 가다 조례사거리에서 보성·여수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순천체육관사거리(우회전)~호현삼거리(좌회전)를 통과해 22㎞가량 달리다 벌교교차로에서 고흥 쪽으로 진입,

    15번 국도로 달린다.

    연봉교차로에서 점암 방면으로 좌회전해 855번 지방도로로 주행하다 모룡삼거리에서

    팔영산·능가사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한다.

    2.9㎞ 남짓 더 가면 능가사 주차장이 나온다.

     

     


    대중교통은 연계 편이 불편해 시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3)에서 고흥군 과역버스터미널(061-832-9627)행 고속버스는

    오전엔 8시 50분, 9시 50분, 10시 50분에 출발한다.

    소요시간 3시간 30분.

    과역터미널에서 능가사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9시 10분부터 50~70분 간격으로 움직인다.

    소요시간 15분.

    버스를 놓쳤다면 개인택시를 타야 한다.

    능가사에서 과역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오후엔 12시 50분, 2시 10분, 3시 50분, 5시 50분(막차)에 있다.

    과역터미널에서 부산행 고속버스는 오후엔 1시 45분, 4시 15분(막차) 두 편뿐이다.


    음 식 점

    팔영산 야영장 안에 있는 '팔영산장'(061-833-8080)에서 백숙, 백반, 도토리묵, 파전을 판다.

    능가사 주차장 옆의 '시골집 식당'(061-834-1292)은 추어탕과 두부김치가 괜찮다.

    시간이 있다면 벌교읍의 '태백산맥꼬막맛집'(061-858-6100)을 찾아보자.

    소설가 조정래 씨가 자주 찾는 집인데 벌교 앞바다에서 잡은 '참꼬막'으로 요리한다.

     꼬막 정식을 시키면 갓 삶은 꼬막과 양념꼬막, 꼬막무침·된장국·부침을 맛볼 수 있다.

     

    전대식 기자

     

    ▲ 점암면에 들어서면 보이는 팔영산



    ▲ 산행 기점이자 종점인 팔영산(능가사)주차장. 주차요금이 따로 있다.

     

    ▲ 능가사에서 왼쪽으로 간다. 사천왕문 사이로 멀리 대웅전이 보인다. 자세히 보면 석가모니불이 좌정한 모습을 볼 수 있다.



    ▲ 팔영교에서 좌회전.

     

    ▲ 기와가마터. 실제 가마터다.



    ▲ 대개 그렇지만 이런 바위는 흔들리지 않는다. 아무렴 지렛대를 괴어놓았손치더라도, 그럴리가?

     

    ▲ 제1봉인 유영봉. 선비의 그림자를 닮았다는 데...어디가?



    ▲ 험난한 구간은 밧줄과 발판이 있어 암릉 오르는 재미가 사그러들지 않는다.

     

    ▲ 제2봉 성주봉. 다른 말로 군주봉이라고도..



    ▲ 제3봉 생황봉. 바람이 바위를 지날 때 생황 소리가 난다는데..

     

    ▲ 이 암봉에서 저 암봉으로 가는 사이 다도해가 내내 보인다.



    ▲ 제4봉 사자봉이다.

     

    ▲ 제5봉 오로봉과 오른쪽에 보이는 건 선녀봉.



    ▲ 잠시 고개를 돌려 뒤롤 본다. 지나온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 팔영산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6봉 두류봉. 아니나다를까, 조망 안내도가 있다.

     

    ▲ 7봉으로 가다가 만나는 동굴. 안으로 들어갔는데, 냉기가 장난 아니다.



    ▲ 기중기로 몰래 올려놓은 것 같은 통천문. 머리 위 돌을 문지르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어진다는 속설.

     

    ▲ 제7봉 칠성봉. 다도해와 고흥 들녘이 저기 있다.



    ▲ 8봉 적취봉에서 다도해를 등에 두고 산 그리메를 부감한다.



    ▲ 9봉인 깃대봉 표석에서 바라본 팔영산. 1~2봉은 안 보인다. 실제 깃대봉은 여기서 동쪽으로 100여m 떨어진 현재 경찰통신초소에 있어야 한다.

     

    ▲ 팔영산 곳곳에 편백 숲 휴양림이 있다.



    ▲ 신라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보물 능가사 대웅전. 북향이다.

     

    ▲ 능가사 동종 몸에 이색적으로 주역 팔괘가 새겨져 있다.



    ▲ 사천왕문으로 나와 산행을 마무리한다. 멀리 대웅전 본존불이 보인다.



    ▲ 태백산맥꼬막집. 벌교읍 소화다리 옆에 있다. 아마 이 일대 꼬막집 중에서 제일 크지 싶다. 소설가 조정래 선생이 자주 찾는다고. 꼬막 정식을 시키면 웬만한 음식을 다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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