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로 [하루 놀기] 반전매력 '대연동'
낮에는 느긋하게…밤에는 화끈하게
‘재발견’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크고 작은 문화공간이 오밀조밀 꽉 들어찬 부산 남구 대연동 일대 말이다.
부산문화회관, 부산박물관, UN기념공원이야 부산 시민에게 익숙하겠지만,
개관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유엔평화기념관부터
경성대 앞의 부활하는 라이브 클럽까지 걸어서
하루에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생각보다 매우 풍성하고 다채롭다.
저마다의 개성은 있지만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사 문화’와 ‘감성 투어’ 쯤으로 잡을 수 있겠다.
선선한 가을날을 만끽하며 느긋하게 놀아볼 수 있는 대연동의 하루 코스를 다녀보았다.
경성대·부경대 인근 문화골목 입구. 8곳의 공간이 운치 있게 어우러진다. 문화골목 제공(왼쪽), 2013년 바이널 언더그라운드에서 열렸던 클럽 투어 공연 모습. 리얼라이즈 제공 |
# 유엔평화기념관
- 전쟁의 아픔 오롯이 간직한 곳
- 현재 ‘전선의 의사들’기획전 중
# 유엔기념공원
- 유엔군 전몰장병의 유해 안장
- 고귀한 희생 넋 기리며 역사공부
# 일제강제동원역사관
- 일제 강제동원 역사 참상 알려
- 인문학강의·해설프로그램 다양
# 부산문화회관
- 지역 공연계의 터줏대감
- 넓은 광장서 여유롭게 산책
# 문화골목
- 개성있는 소극장·꽃집·레스토랑
-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공간 가득
# 경성대 클럽 투어
- 다시 부활한 부산 인디씬 메카
- 취향따라 골라 듣는 클럽 음악
■ 역사문화로드 따라 한 바퀴
UN기념공원과 대연동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엔평화기념관에서 출발해 보자.
유엔평화기념관 |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한 역사관, 기념관이 부산문화회관을 둘러싸듯
위치해 있는데 차근차근 걸어 내려가며 즐길 동선이라면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국전쟁관, UN참전기념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된
유엔평화기념관은 2014년 11월 개관했다.
‘세계 평화의 씨앗을 심는다’는 목표로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세계인들의 희생과 함께 한국전쟁에 참전한 UN군 이야기,
오늘날에도 분쟁과 빈곤으로 고통받는 지구촌 실태를 보여준다.
상설전시와 함께 기획전시가 열린다.
현재 ‘전선의 의사들’ 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UN 공원이 보이는 5층 전망대는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탁 트인 풍경이 가슴을 뚫리게 한다.
무료이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 |
바로 옆에 위치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역시
2015년 12월 개관한 ‘신생’ 공간이다.
잘 알려진 이스라엘의 유대인 희생자 기념관,
중국 난징대학살 기념관이 연상된다.
일본제국주의의 강제 동원으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알리는 추념의 장소다.
일제가 자행한 노무 동원, 군무원 동원, 군인 동원, 여성 동원 등
강제 동원의 참상을 국민에게 알려 올바른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인권과 세계 평화에 대한 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522억 원 사업비가 투입된 지상 7층 규모 건물로 당시 기록을 건물 가득 생생하게 담고 있다.
상설전시, 기획전시와 함께 역사인문학강의, 체험프로그램, 해설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확인하고 가면 좋다.
현재 기획전시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전쟁 시기 강제동원 피해자의 처지에서 바라본 부산항과
먼 타지에서 귀향하지 못한 선조의 발자취를 확인하는 전시로, 연말까지 이어진다.
무료이고 월요일 휴관.
부산문화회관 |
두 곳을 방문하고 걸어 내려오면 터줏대감 격인 부산문화회관이 있다.
대부분 저녁에 공연이 열리지만, 낮에도 산책을 즐기기 좋다.
광장을 가로질러 도보로 역사 깊은 부산박물관과
유엔군 전몰장병의 유해가 안장된 UN기념공원에도금방 갈 수 있다.
시민에게 익숙한 공간인 만큼 느긋하고 여유있는
나들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부산박물관은 1월 1일과 월요일 휴관, UN기념공원은 매일 문을 연다.
두 곳 다 무료이다.
■ 감성 자극, 경성대·부경대 인근
유엔기념공원 |
어둑해지면 걸어서 10분 거리인
경성대·부경대 인근으로 와 클럽 투어를 즐겨보자.
낮 동안 ‘역사문화로드’를 느꼈다면
대연동의 밤은 감성적인 음악과 함께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
먼저 ‘문화골목’에서 일정을 시작하는 게 좋겠다.
최윤식 건축가가 2004년 주택 4채를 사들여
주택가 골목 풍경과 건물을 유지하며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으로
2008년 개관해 운영되고 있다.
연극을 볼 수 있는 용천지랄소극장, 꽃집, 커피와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 골목갤러리 등
8곳의 개성 있는 가게가 들어와 있다.
문화골목 |
여러 개의 입구로 통하며 건물은 연결돼 있기도 하고 따로 있기도 하다.
대학가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른다.
경성대·부경대 인근의 라이브 클럽은 최근 부활의 몸짓을 시작했다.
과거 부산대 앞과 함께 부산 인디씬의 메카로 통했던 경성대 앞이지만,
인디 문화가 축소하면서 공연장 역할을 했던 라이브클럽과 펍도 함께 줄어들었다.
그러나 ‘센츄리빌딩’ 일대에 새롭게 클럽이 문을 열고, 폐점했던 곳이
극적으로 부활하는 등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경성대 클럽 투어 |
오는 11월 24, 25일에는 클럽 투어인 ‘용소로페스트’가 열릴 예정이다.
한 개의 티켓으로 여러 클럽을 옮겨 다니며 공연을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2013년 열린 ‘경성대 부경대 라이브 뮤직 클럽 페스티벌’을 끝으로
중단됐으나 부활했다.
이 페스티벌에는 클럽 리얼라이즈, 바이널 언더그라운드,
오방가르드가 함께한다.
클럽 투어를 기획한 리얼라이즈 배진수 대표는
“경성대 앞 클럽 문화 활성화를 위해 해외 교류 공연 등
다양한 기획을 고민 중이다. 많은 긍정적 변화가 감지되니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현재 경성대·부경대 앞 라이브 클럽은 7곳으로 파악된다.
클럽 리얼라이즈, 클럽 바이널 언더그라운드, 오방가르드, 오엘55,
재즈클럽 몽크, 레블, 15feet under 등이다.
힙합 음악 중심인 레블, 일렉트로니카 중심의 15 feet under,
맥주와 함께 즐기는 오엘 55, 재즈 음악 중심의 몽크 등 자신의 취향에 맞춰 찾아가면 좋겠다.
단, 공연이 매일 열리지는 않으니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각 클럽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부산 뮤지션은 물론 해외 뮤지션 공연도 자주 있다.
사진=유엔평화기념관·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부산문화회관·15 feet under 제공
안세희 기자 ahnsh@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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