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바다]

갈치

금산금산 2012. 2. 24. 20:10

[수산물 테마여행] <27> 갈치

보존 쉬운 '국민 생선'

 

 

 

 

 

 

 

가을철 살·기름 올라 맛 '으뜸'

 

 

갈치는 농어목 갈치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몸에는 비늘이 없고 은백색의 광택을 띠며 매우 길고 좌우로 납작하다.

꼬리 쪽은 띠 모양이며 꼬리 끝은 긴 끈과 같이 생겼다.

 

 

 

갈치는 몸이 긴 칼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이라고 불렀다.

그래서인지 옛 신라 문화권에선 아직도 갈치로 불리고

북한을 포함한 그 밖의 지역에서는 칼치로 쓰고 있어 혼란이 일고 있지만 표준어는 갈치이다.

 

 

 

갈치는 헤엄치는 것이 대단히 서툰 물고기이다.

가늘고 긴 몸을 옆으로 뉘여 헤엄치는 것은 드물고

언제나 머리를 위로하여 지그재그로 서서 헤엄을 친다.

 

 

 

갈치는 가을에 가장 맛있는 생선이다.

봄, 여름에 걸쳐 산란을 끝낸 갈치는 늦가을까지는 월동에 대비해 억척스럽게 먹는다.

 

 

 

 

 

 

이 때의 갈치는 살이 통통하고 기름이 줄줄 배어난다.

식욕이 너무도 왕성해 딱딱한 것 빼놓고는 닥치는 대로 집어삼킨다.

이런 식성이다 보니 꼬랑지를 동족에게 뜯어 먹힌 갈치도 많다.

이런 습성을 이용하여 갈치 낚시에서는 먼저 잡힌 갈치 꼬리를 미끼로 쓰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말은 친한 사이에 서로가 서로를 모함한다는 뜻이다.

갈치는 살이 연하고 맛이 달아 몸이 차고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먹으면 속이 편안해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갈치는 예외로 치는 경우가 꽤 있다.

 

 

 

갈치는 생선 그대로 양념장을 발라 구워먹어도 좋고 무, 호박과 같이 국을 끓여 먹어도 좋은 식품이다.

갈치는 소금에 절여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반이 쉬운 점에서 농어촌민들이 즐겨먹는 영양식품이다.

1908년 농상공부 수산국에서 펴낸 한국 수산지에 보면 갈치가 모심기 할 때에 가장 많이 소비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갈치는 비늘이 없고 체색은 은백색 광택을 띠는데,

이는 핵산을 구성하는 염기의 하나인 '구아닌(guanine)'이라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한 때 인조 진주나 매니큐어, 립스틱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어떤 작가는 '키스는 남녀가 갈치 비늘을 주고받는 행위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도 표현했다.

 

 

 

낚시로 끌어올린 싱싱한 은빛 갈치는 일급 생선회가 된다.

그러나 이 때 구아닌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먹으면 복통과 두드러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구아닌은 가열하면 분해되므로 익혀서 먹으면 문제가 없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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