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31> 개복치
삶으면 '투명한 묵' 변신
경북 해안지역 잔치·제사상 단골 메뉴
개복치는 전 세계 온대 및 열대 해역에 분포하는 어류로
체형은 납작하고 머리 뒤쪽이 잘려 나간 것 같으며
물속에서 머리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대부분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생활하기 때문에 생활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보통 바다의 중층에서 헤엄쳐 다니지만
하늘이 맑고 파도가 없는 조용한 날에는
외양의 수면 위에 등지느러미를 보이면서 천천히 헤엄치거나
해류에 몸을 맡긴 채 옆으로 누워 유유자적한 생활을 한다.
'오션 선피시'(Ocean Sunfish)라는 이름은 외양의 수면에서
몸을 옆으로 뉘어 움직이는 습성에서 비롯됐다.
개복치는 경골어류 중에서 가장 무거우며 알을 가장 많이 낳는 어류이기도 하다.
기록에 남은 것은 몸무게가 2t, 길이는 3.3m에 달했다고 한다.
한번에 무려 2~3억 개의 알을 낳지만
생존율은 거의 없어 알들 중에 성체가 되는 개체는 1~2마리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18세기 과학자인 린네는 개복치의 학명을 '몰라 몰라'라고 했는데, 몰라는 라틴어로 맷돌을 의미한다.
개복치는 감금상태에서도 잘 길들여질 뿐 아니라 사람이 주는 먹이에도 쉽게 적응한다.
얼굴 표정과 헤엄칠 때의 우아한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에
전 세계 수족관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생물이다.
다 자란 개복치는 바다사자, 범고래, 상어 등을 제외하면 천적이 거의 없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오징어, 갑각류, 해조류를 먹지만 해파리가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개복치를 잘라놓은 토막은 마치 흰 묵처럼 생겼다.
콜라겐 성분이 많아 삶으면 살이 투명한 묵처럼 되고
젓가락으로 집어 초장이나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입에 넣었을 때 시원하게 넘어가는 식감 때문에 식도락가들은 못 잊어 한다.
아무 맛도 없는 맛이다.
무색, 무미, 무취가 개복치 맛의 특징이다.
경북 중남부 해안지역에서는 잔치나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