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바다]

말미잘

금산금산 2012. 3. 17. 10:47

[수산물 테마여행] <30> 말미잘

'바다의 십전대보탕' 명성

 

 

 

 

 

 

 

 어부·해녀, 붕장어 함께 끓여 원기 회복

 

 

말미잘은 산호충강 해변말미잘목에 속하는 강장동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몸속이 넓고 빈 방의 구조인 강장(腔腸)으로 되어 있어 강장동물이라고 하지만,

방어나 먹이 포획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자세포(刺細胞)를 지니고 있어 자포동물로도 불린다.

 

 

 

원통 모양의 몸 끝에는 큰 입이 열려 있고, 그 가장자리에는 왕관 모양의 촉수가 뻗어있다.

말미잘은 먹이를 촉수로 유혹하는데, 촉수에는 독을 지닌 자포가 있어 먹잇감이 접근하면 총을 쏘듯이 자포를 발사한다.

 

 

 

자포에 쏘여 마비된 먹이는 촉수에 의해 입으로 옮겨지고 강장에서 소화되는데,

항문이 따로 없어 소화되지 않은 부분은 다시 입을 통해 나간다.

 

 

 

먹이를 포획하기 위해 말미잘의 촉수가 물결 따라 하늘거리는 모습은 마치 화려한 한 떨기의 꽃을 보는 듯하다.

그래선지 서양에선 말미잘을 일컬어 '바다의 아네모네(Sea anemone)'라 부른다.

 

 

 

 

 

말미잘은 화려한 촉수를 뽐내다가도 위험을 느끼면 얼른 촉수를 몸속으로 집어넣어 버리는데,

선조들은 촉수를 집어넣은 채 움츠리고 있는 모습에서 사람의 항문(미주알)을 떠올렸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말미잘을 홍미주알이라고 하고

'모양은 오랫동안 이질을 않은 사람이 탈항(脫肛)한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속명을 석항호라 하였는데 '돌에 붙어 자라는 항문 모양의 굴'이라는 의미이다.

 

 

 

미주알은 '똥구멍을 이루고 있는 창자의 끝 부분'을 뜻한다.

'미주알고주알 캔다'고 할 때의 바로 그 미주알이다.

어쨌든 남의 항문까지 조사한다는 것이니 아주 속속들이 조사한다는 의미이다.

 

 

 

말미잘이라는 이름은 '말+미잘'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접두사 '말'은 말벌, 말매미 등에서 보듯이 '큰'이란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미잘'은 '미주알'이 줄어서 된 말이다.

따라서 말미잘은 '큰 미주알'이란 의미이다.

간혹 말미잘의 '말'은 실제 '말(馬)'을 가리킨다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이러한 말미잘이 식탁에도 오르고 있다.

말미잘과 붕장어, 그리고 갖은 채소를 넣고 끓인 말미잘 매운탕은 부산 기장군 지역의 토속 음식이다.

현지에서는 '바다의 십전대보탕'이나 '용봉탕'으로 부르며,

어부나 해녀들이 일하다 힘이 없으면 보양식으로 많이 먹었다고 한다.

말미잘과 붕장어의 환상적인 궁합이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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