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바다]

‘명태’북어·백태… 이름만 19가지

금산금산 2012. 6. 2. 07:13

[수산물 테마여행] <41> 명태

북어·백태… 이름만 19가지

 

 

 

 

 

 

 

 

눈바람 맞은 황태, 속풀이 해장국 단골 재료

 

 

 

눈과 얼음의 민족인 에스키모인에게는 눈 이름이 세상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지금 막 내리는 눈, 쌓이는 눈, 바람에 너풀거리는 눈,

휘날려 무더기로 쌓인 눈, 얼음집 만드는 눈 등 눈에 대한 표현이 다양하게 발달돼 있다.

 

 

 

그들에게 눈 이름이 가장 많다면 우리는 명태 이름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족이다.

명태(明太)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명천(明川)지방에 사는 태씨 성의 어부가 처음 잡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본명은 북어(北魚)이다.

북방의 바다에서 찬물에서 무리지어 오는 고기라는 의미이다.

 

 

 

정문기 박사가 쓴 '어류박물지'라는 책을 보면 명태의 이름으로 무려 19가지가 실려 있다.

명태는 변신의 귀재이다.

명태라는 이름이 있는데도 가공 방법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갓 잡아 올린 것은 생태, 얼리면 동태, 바다 바람에 바짝 말리면 북어가 된다.

덕장에 걸어 혹한의 눈 속에서 얼리고 녹이고를 반복하여 말리면 질 좋은 황태가 되기도 한다.

덕장에 걸어 말릴 때 날씨가 따뜻해 물러지면 찐태,

날이 너무 추워 하얗게 마르면 백태,

까무잡잡하게 마르면 먹태,

딱딱하게 마르면 깡태,

떨어지면 낙태가 된다.

 

 

 

황태의 질은 덕장에 걸 때 날씨가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영하 15도쯤 내려가야 제격이다.

걸자마자 꼬리지느러미에 고드름이 꽁꽁 맺힐 정도여야 한다.

그리고 난 다음 녹았다 얼었다 하며 말라야 한다.

이렇게 건조시킨 명태는 근육 사이에 있던 얼음이 빠져나가 기화되는 바람에

공간이 생기고 이 무수한 공간으로 말미암아 살은 스펀지처럼 부슬부슬 해지며 누르스름한 빛이 나게 된다.

 

 

 

황태는 메티오닌을 비롯한 함황 아미노산이 풍부해 간 기능을 향상시키므로

우리 몸 안에 싸인 공해 물질이나 독성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숙취 해소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황태는 속풀이 해장국의 단골 재료이다.

 

 

 

 

황태국은 물에 살짝 불려 원하는 크기로 찢은 황태를 냄비에 넣고 참기름에 볶는다.

그리고 물을 부어 한소끔 끓인 후 다진 마늘과 대파를 넣는다.

마지막으로 달걀을 풀어서 넣고 새우젓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황태와 함께 무, 콩나물 등을 넣으면 국물이 더 시원해진다.

 

 

 

황태는 알레르기 체질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황태와 통무를 같이 넣고 물을 부어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끓인 국물을

오랫동안 마시면 효과를 본다고 하였다.

황태가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무는 열을 가라앉히는 성질이 있다고 하니 빈 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또한 황태에 마른 문어, 홍합, 파를 넣고 끓인 '건곰'이란 국은

예로부터 노인이나 병후 환자의 기운 회복에 널리 애용되기도 했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