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42> 꼬막
찬바람 맞으면 한층 쫄깃
조개류 중에서도 바지락과 함께 가장 식탁에 많이 오르는 조개는 역시 꼬막 종류이다.
꼬막은 돌조개목 돌조개과의 조개로 돌조개과에는 꼬막 새꼬막 피조개 3종류가 있다.
꼬막은 이들 중에서 가장 작은 조개로 크기는 밤톨만하고, 껍데기에는 17~18줄의 큰 골이 부챗살처럼 퍼져있다.
골이 32~33줄로 촘촘한 새꼬막이나 42줄 안팎의 피조개와는 쉽게 구별된다.
꼬막은 껍데기에 패인 골이 기와집의 기왓골을 닮았다 하여
와옥자(瓦屋子) 또는 와롱자(瓦壟子)로 불리기도 하지만
'안이 꼭꼭 채워진 조개, 살이 가득 차 있는 조개'라는 뜻으로
'살조개' 또는 '안다미조개'로도 불린다.
'안다미'란 무슨 뜻일까.
우리말사전에 '안다미로'는 '담은 분량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어로 나타나 있는데
안다미는 이 안다미로에서 파생된 말인 듯하다.
꼬막은 전라도 지방의 특산물이다.
세종실록지리지나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전라도의 토산물로 올라 있는데,
이 지방에선 제사상에 올린다 해서 '제사 꼬막'이라 부르기도 한다.
'감기 석 달에 입맛이 소태 같아도 꼬막 맛은 변함 없다'거나
'꼬막 맛이 떨어지면 이미 죽은 사람'이란 말이 전해질 정도로
이 지방 사람들은 누구나 즐기며 귀하게 여긴다.
반면에 새꼬막은 꼬막에 비하여 맛이 다소 떨어지므로
'개꼬막'이나 '똥꼬막'등의 험한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꼬막은 가을 찬바람이 갯벌을 감쌀 때 비로소 쫄깃한 맛이 들기 시작하는데,
한겨울 설을 전후해서 속이 꽉 찰 정도로 탱탱해지고 알을 품기 직전인 봄까지는 좋은 맛을 유지한다.
꼬막의 맛은 신선한 꼬막을 어떻게 삶느냐에 달려 있다.
꼬막은 속살이 붉을수록 신선하다.
너무 오래 삶으면 질기고 덜 삶으면 비린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시금치를 데쳐내듯 핏기는 가시고 간기는 그대로 남아 있게 슬쩍 삶아야 그 풍미가 제대로 산다.
잘 삶긴 꼬막은 껍질을 까면 살이 하나도 쪼그라들지 않고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씨는 '간간하면서도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벌교 꼬막을 한 접시 소복하게 밥상에 올려놓고 싶다'고 그 맛을 기릴 정도이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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