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바다]

홍합

금산금산 2012. 6. 16. 06:07

[수산물 테마여행] <43> 홍합

말리면 감칠맛 '최고' 살 색깔 붉으면 암컷, 희면 수컷

 

 

 

 

 

 

 

 

참담치, 담치, 섭조개, 합자, 열합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홍합은

우리의 고유종으로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친숙한 조개류 가운데 하나이다.

 

 

 

반면 연안의 갯바위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진주담치는 지중해가 고향인 외래종으로,

껍데기 안쪽이 진주 빛이 난다고 해서 '진주담치'라는 이름이 붙었고, '지중해담치'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진주담치나 지중해담치도 큰 범주로 홍합이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홍합(紅蛤)은 조갯살이 붉다해서 붙은 이름이다.

본초강목에서는 홍합을 일명 각채, 해폐,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고 했다.

동해부인이란 말은 그 모양새가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연상시켜 붙여진 은유적 명칭이다.

 

 

 

규합총서에서는 '바다에 나는 것이 다 짜지만 유독 홍합만 싱겁기 때문에 담채(淡菜)라 하고,

살이 붉은 것이 암컷이니 이것이 맛이 좋고, 흰 것은 수컷이니 맛이 못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담치는 담채에서 파생된 말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도 홍합을 담채라 했는데

 '수백 수천 마리가 돌에 달라붙어 무리를 이루며 조수가 밀려오면 입을 열고 밀려가면 입을 다문다.

살의 빛깔은 붉은 것도 있고 흰 것도 있으며,

맛이 감미로워 국에도 좋고 젓을 담가도 좋으나 말린 것이 사람에게 가장 좋다'고 하였다.

 

 

 

말린 홍합은 글루탐산, 글리신, 알라닌 같은 아미노산이 듬뿍 들어 있다.

감칠맛을 내는 천연 조미료인 셈이다.

다른 음식을 빛나게 하는 데도 으뜸이다.

실제 바닷가에서는 홍합 삶은 물을 농축해 천연조미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홍합은 해산구완의 필수품이다.

경상도 해안 지방에서는 홍합을 꼬챙이에 꿰어 말려 두었다가 해산바라지 때 미역국에 넣기도 한다.

요즘은 주로 쇠고기 미역국을 끓여 먹지만

예전에는 아기를 낳은 지 삼칠일(21일) 이내에는 살생을 피한다는 의미로 말린 홍합을 많이 먹었다.

 

 

 

홍합을 이용한 전통음식으로는 홍합초(紅蛤炒)가 있다.

홍합초는 홍합을 간장, 설탕, 마늘, 생강 같은 갖은 양념에 윤기 나게 조린 것이다.

예로부터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귀하게 먹던 고급 밑반찬이다. 약주 안주로도 그만이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