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50> 참돔
서양에선 '하급 어류' 취급
도미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더 친숙한 참돔은
수려한 생김새, 현란한 색채, 맛의 세 박자를 고루 갖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백어(百魚)의 왕'으로 귀하게 대접받는 물고기다.
또한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고기로서
예로부터 결혼, 회갑 같은 경사스런 날에도 빠지지 않았다.
이는 참돔이 다른 물고기보다 수명이 길고 철저하게 일부일처제를 지키기 때문이다.
장수하고 일부종신(一夫從身)하라는 의미이다.
한국·일본, 생김새·맛
뛰어난 '물고기 왕' 대접
참돔은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겨울잠을 자다가 물이 따뜻해지면 깨어나 알을 낳는다.
알을 낳기 위해 새우, 문어, 낙지, 성게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기 때문에
봄철에는 참돔이 통통하게 살이 찌고 지방질이 올라 가장 맛이 좋다.
홍선표의 '조선요리학'에도 '도미는 원래 사람이 길들이기 쉬운 물고기이며 유연한 것이면 무엇이든 잘 먹는다.
물이 너무 차면 힘을 못 쓰고 먹는 것도 싫어하고 겨울잠을 잔 뒤 깨어나면 무엇이든 탐식하므로
가장 맛있는 시기는 봄철에서 알을 낳는 여름철 사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참돔은 감성돔이나 돌돔 등의 다른 돔 종류에 비해 살이 다소 무르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맛이 떨어지는 어종이다.
그래서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참돔 숙회이다.
참돔 숙회는 돔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포를 뜬 다음
껍질 위로 뜨거운 물을 부어 껍질을 살짝 익힌 다음 얼음물에 담가 식힌 것이다.
껍질의 쫄깃한 식감과 껍질 아래 있던 지방층이 살 속으로 고루 배어 고소한 맛이 한층 살아난다.
참돔은 대가리 부분이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생선이다.
'어두일미(魚頭一味)'라는 말은
생선 중에서도 도미 대가리가 특별히 맛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증보산림경제'에는 도미의 감칠맛은 대가리에 있다고 했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도미 대가리와 가을 아욱국은 마누라도 쫓아내고 먹는다'고 하였다.
어두일미의 진수로 불리는 도미 대가리뼈 사이사이에 붙어있는 살점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살점을 다 발라낸 뼈에는 또 다른 도미가 있다니 먼저 찾아내는 것도 행운일 것 같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선 귀하게 대접받는 참돔은
서양에서는 하급 어류로 취급돼 식문화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생선이다.
프랑스에서는 '식충어'로, 미국에서는 '낚시하는 데나 재밌는 물고기' 정도로 낮춰 취급하고 있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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