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바다]

<조피볼락>해풍 말려 끓이면 '캬~'

금산금산 2012. 7. 21. 11:48

[수산물 테마여행] <48> 조피볼락

해풍 말려 끓이면 '캬~'

 

 

 

 

 

 

 

 

 

 

 

조피볼락은 쏨뱅이목 양볼락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볼락류 중에서는 가장 큰 종으로 60㎝ 이상 되는 개체도 있는데

낚시인은 이 정도 큰 것을 '개우럭'이라 부르기도 한다.

 

 

 

조피볼락은 어두운 곳을 좋아해 바위 밑이나 돌 주위에 많이 서식하며

몸 색깔은 대체로 회갈색이 많다.

그러나 얕은 암초지대에 서식하는 것은 검은 회색에 얼룩무늬를 가진 것도 있다.

조피볼락의 '조피(粗皮)'라는 말은 서식환경에 따라 변하는 조악(粗惡)한 피부에서 나온 말로 보인다.

 

 

 

쌀뜨물·새우젓 넣은 '우럭젓국' 일품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조피볼락을 검어,

검처귀로 소개하면서 '언제나 돌 틈에 서식하면서 멀리 헤엄쳐나가지 않는다'고

습성과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조피볼락은 '우럭'이란 방언으로 더 알려진 물고기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서유구의 전어지에는 조피볼락을 울억어(鬱抑魚)라 하고 '서해에서 난다.

배는 불룩하면서 흑백의 무늬가 있다.

살은 단단하면서 가시는 없고 곰국을 끓이면 맛이 아주 좋다'고 하였다.

우럭이라는 이름은 여기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속담에 '고집쟁이 우럭 입 다물듯'이란 말이 있다.

이는 입을 꾹 다물고 말도 않는 답답한 상황을 묘사할 때 쓰는 말이다.

우럭은 활동성이 적고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한 물고기이다.

잘 낚이던 우럭이 조류나 주변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답답할 정도로 입질을 않아 생긴 말이다.

 

 

 

우럭은 우리 국민들이 선호하는 횟감이다.

대가리가 크고 뼈가 단단해 매운탕으로도 인기가 많다.

서유구는 '우럭으로 곰국을 끓이면 맛이 아주 좋다'고 하였는데,

이는 서해안의 우럭젓국을 염두에 둔 말인지도 모르겠다.

 

 

 

우럭젓국은 충남 서산, 태안 지방의 향토음식이다.

이 지방에서는 예로부터 말린 우럭이 제사상에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제사를 지낸 뒤 살은 찢어서 술안주로 먹고 남은 뼈나 생선전, 두부전 등을 함께 넣어 끓여 먹었다는데

이것이 우럭젓국의 유래이다.

우럭젓국은 소금 간을 하여 해풍에 꾸덕꾸덕해질 때 까지 말린 우럭을

쌀뜨물에 넣고 끓인 후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두부, 대파, 다진 마늘, 양파, 청량고추, 홍고추를 넣고 다시 한소끔 끓여 먹는 음식이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므로 '우럭젓국'이란 이름이 붙었고,

쌀뜨물을 넣고 끓이므로 젖(乳) 색깔을 나타내 '우럭젖국'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럭의 큰 머리뼈와 간해서 말린 살에서 우러나는 뽀얀 국물은 곰국 이상으로 진한 맛이 있다.

짭조름하면서도 구수하고 개운한 맛이 은근히 깊다. 한 번 맛보면 빠져버리는 특별한 맛이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