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88> 청어
정월에 산란 위해 해안으로 회유
청어는 청어목 청어과의 바닷물고기다.
고등어, 꽁치와 함께 대표적으로 등 푸른 생선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 알래스카, 미국, 북유럽, 호주 등
서양에서도 매우 즐겨먹는 생선이다.
영어권에서는 '헤링(herring)'이라고 부른다.
독일어로 군대를 뜻하는 'heer'에서 유래한 것으로 청어가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
마치 군대가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됐다.
일본에선 '니신'이라 부른다.
이는 이친(二親), 즉 부모를 중심으로
조부모, 형제자매, 손자 등을 일컫는 말로
서양에서처럼 청어가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뜻한다.
수억 마리 무리 지어 다녀
서양에서도 매우 즐겨 먹어
'자산어보'에서는 '청어는 정월이 되면 알을 낳기 위해
해안을 따라 떼를 지어 회유해 오는데
수억 마리가 대열을 이뤄 오므로 바다를 덮을 지경이다'라고
청어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명물기략'이란 고서에서는
'청어는 값싸고 맛이 있어 서울의 가난한 선비들이 잘 사먹는 물고기'라고 했고
'비유어(肥儒魚)'라고 기록돼 있다.
이는 '선비들을 살찌게 하는 물고기'란 뜻이다.
비유어는 우리말 비웃을 억지 한자로 바꾼 이름으로
우리 선조들은 청어를 '비웃'이라 불렀다.
비웃 20마리를 짚으로 엮은 것이 바로 비웃 두름인데
죄인들이 줄줄이 끌려 나갈 때 쓰이는 '비웃 두름 엮듯 한다'는 말은 여기서 유래됐다.
청어는 길상적(吉祥的)인 물고기다.
궁중과 사대부 집안에서는 동짓날에 청어를 사당에 올리는
'청어 천신(薦新)'이란 풍속을 지켰다.
청어처럼 하늘과 같이 푸른 마음으로 한 해를 출발하고자 하는
조상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청어는 유럽에서도 인기 있는 식품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와인, 식초, 양파, 소금으로 만든 소스에
청어를 넣고 1주일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우리의 젓갈과 비슷한
'더치헤링'을 빵에 끼워 먹기도 하고 잘게 썬 양파와 함께 먹기도 한다.
스웨덴 북부에서는 발트해의 청어에 소금 간을 하고 열처리나
멸균 처리 없이 만든 통조림인 '수르스트뢰밍'이 유명하다.
가공 후에도 발효가 계속되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악취 발효음식으로 유명하다.
청어의 단점이라면 가시가 많다는 것이다.
헤링본(herringbone)은 화살의 날개와 같은 V자 모양이
좌우 교대로 나타나는 사선 무늬 직물의 총칭으로 청어의 가시 모양에서 유래됐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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