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87> 넙치
자라면서 오른쪽 눈 왼쪽으로 몰려
넙치는 가자미목 넙치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몸이 넓적하고 눈이 왼쪽에 몰려 있다.
입이 크고 날카로운 이빨이 발달해 있으며 아래턱이 위턱에 비해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넙치는 '넓다'라는 형용사에 물고기를 뜻하는 접미사 '치'가 붙어 '몸이 넓은 물고기'란 뜻이다.
방언이 많지 않은 어류로서 흔히 광어(廣魚)로도 불린다.
넙치는 어릴 때에는 여느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눈이 정상적으로 양쪽에 붙어 있고
바다의 중층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크기가 1㎝ 가량 자라면서 두개골이 뒤틀리며
눈이 한쪽으로 쏠리고 오른쪽에 있던 눈이 왼쪽으로 이동한다.
밑바닥 서식 '바다의 카멜레온'
회로 먹으면 상처 낫게 하는 효과
2~3주간 걸쳐 눈의 이동이 완료되면
중층에서 생활하던 넙치는 밑바닥에 납작 붙어 생활한다.
이때부터 몸의 색깔도 변하기 시작해
눈이 있는 위쪽은 주변 환경과 같은 보호색을 띠게 된다.
그래서 넙치는 '바다의 카멜레온'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내륙이 문화의 중심이었던 중국은 바다생물을 관찰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 탓에 눈이 한쪽으로 몰려 있는 넙치와 가자미를 비목어(比目魚)라 했다.
'비목어는 동쪽 바다에 사는데 눈이 한쪽에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두 마리가 좌우로 달라붙어야 비로소 헤엄칠 수가 있다'고 했다.
여기서 '비목동행(比目同行)'이란 말도 나왔다.
서로 떨어지지 않고 늘 같이 다닌다는 의미다.
또 비목어는 둘이 합쳐야만 완전한 하나가 되기 때문에
사랑을 얘기할 때 단골 메뉴로 등장하기도 한다.
넙치는 납작한 몸을 움직이기 위해
몸 양측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등지느러미가 잘 발달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이 등지느러미 근육이 진미로 여겨진다.
등지느러미 근육은 씹는 촉감이 쫄깃쫄깃하고 맛이 일품이다.
콜라겐이 많아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
넙치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제철이다.
3월부터는 산란기여서 맛이 떨어진다.
봄철 산란 후에는 맛이 크게 떨어져 '3월 넙치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도 있다.
넙치는 라이신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고
지방질이 적어 소화가 잘 돼 노인과 당뇨병 환자,
간장 질환자, 병의 회복기에 있는 사람에게 좋다.
우리말에 '넙치가 되도록 맞았다'는 말이 있다.
오른쪽에 붙어있는 눈이 왼쪽으로 돌아갈 정도로 맞았다는 말인데
넙치를 회로 먹으면 상처를 아물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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