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91> 삼세기
맑고 담백한 맛 지닌 육식성 어종
삼세기는 쏨뱅이목 삼세기과의 바닷물고기로 아귀와 함께 가장 못생긴 물고기로 손꼽힌다.
머리는 위에서 아래로 납작한 편이며 머리에는 울퉁불퉁한 혹 모양의 돌기들이 많이 있고
피부는 작은 가시와 피질돌기로 덮여 있어서 거칠다.
서식 환경에 따라 몸은 어두운 초록색 또는 갈색이고
해병대 위장복 같은 얼룩덜룩한 무늬가 온몸에 있어
쑤기미와 비슷하지만 등지느러미 가시가 강하지 않고
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생김새와 달리 순하고 느려
늦가을~겨울 가장 영양 많아
삼세기란 이름은 온몸에 작은 가시가 많아 붙여진 듯하다.
몸의 색깔이 검푸르며 온몸에 거친 털이 빽빽한 불나방의 유충을 '풀쐐기'라 부르는데,
삼세기도 몸에 작은 가시가 많은 탓에 '삼쐐기'로 불리다가
이후 음운 변화를 일으켜 '삼세기'라는 이름으로 변한 듯하다.
일본에서는 송충이, 쐐기벌레와 같이 털이 많은 벌레를 '케무쉬(毛蟲)'라 하는데,
삼세기도 가시가 많은 탓에 '케무쉬-카지카'란 이름으로 불린다.
삼세기는 본래 이름보다 전라도와 서해안에선 '삼식이',
강원도에선 '삼숙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모두 삼세기에서 파생된 이름들이다.
삼식이는 삼시 세 끼를 집에서 눈치 보며 먹는
이 시대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집에서 하루 한 끼도 안 먹는 남편을 영식님,
한 끼만 먹는 남편을 일식씨,
두 끼만 먹는 남편을 두시기,
세 끼를 다 챙기는 남편을 삼식이(쉐끼)라고 부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삼세기는 생김새와 달리 아주 순하고 느리다.
건드리면 복어처럼 몸을 부풀리는 게 고작이다.
육식성 어종으로 동물성 플랑크톤은 물론 다른 물고기의 새끼를 잡아먹고 자라
독특한 맛을 갖기 때문에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있다.
삼세기는 한겨울이 제철이다.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알을 낳는데
이 시기가 되면 산란을 위해 연안의 얕은 바다로 모인다.
이 시기에 잡은 것이 영양과 맛이 가장 좋다.
못생기고 가시까지 많은 덥수룩한 생김새 탓에
먹을 것이 별로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살이 많다.
기름지고 텁텁함이 없는 맑고 담백한 맛이다.
생선살도 억센 외모와 달리 참 부드러운데,
매운탕으로 끓이면 얼큰함과 특유의 살맛이 일품이어서
일부 지방에서는 제법 인기 있는 요리로 알려져 있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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