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예술]

[부산, 사진을 재발견하다] 12. Nothing Special

금산금산 2014. 4. 3. 09:12

[부산, 사진을 재발견하다] 12. Nothing Special / 김동식

 

불편한 구도 생생한 삶

 

 

▲ Nothing Special

 

 

 

▲ Nothing Special

 

 

 

▲ Nothing Special

 

 

▲ Nothing Special

 

 

 

김동식의 'Nothing Special'은 현대인의 일상을 사진으로

사유한 한 편의 수필이다.

작가는 도시인들의 전쟁 같은 일상 탈출과 귀환을 통해 도시

소시민의 허무함을 이미지로 재현한다.

작가는 시시한 일상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기대하지만, 그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그 안에 작가가 보는 일상의 허무함이 뱀처럼 누워 있다.


작가가 재현한 휴일
풍경의 이미지는 황금분할 비율이나

평면 프레임과 같은 소위 안정된 구도를 거부한 스타일이다. 작가의 느낌을 강하게 표현하는 이러한 스타일은 1958년 미국에서 로버트 프랭크가 '미국인들'에서 과감하게 선보이면서 크게 유행했다.

그리고 그 후 소위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사진가들에 의해 널리 애용되어 온 대표적 양식으로 자리 잡아 왔다.


한국에서 이러한 압박을 통한 강한 구도로 사진을 찍는 양식이 유행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중산층이 구가한 풍요
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풍요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진작가가 되는 꿈을 꾸게 했다.

이는 사진이 기계적이라 다른 장르에 비해 더 쉽게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예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사진 아카데미나 스쿨을 찾았고, 그곳에서 그들을 가르치는 사진작가는 감정을 주체적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그래서 더 예술적으로 보이는 이 양식을 가르치곤 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양식은 이제 하나의 전형으로 자리 잡는다.


사진이란 본질은 평면적이다.

따라서 그 이미지는 크기를 드러내되 절대적이지 않은

다만 상대적 크기를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소위 압박 프레임을 사용한 사진에서 사물의 크기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김동식의 사진에서
자전거가 과도하게 크게 나타나고, 우리 안에 갇힌 호랑이가 과도하게 작게 나타난 것은 뭔가 특별한 일을 기대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현실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진이 갖는 매력은 이렇듯 자기감정의 흐름을 애써

제어하지 않는 데 있다. 붓이 가는 데 글이 있듯, 뷰파인더 가는 데 전사된 이미지가 있을 뿐이다.

김동식의 사진은 대중 소비 사회의 주인공인 샐러리맨이, 그 사회의 산물인
디지털카메라로, 그 사회인 일상을 재현한

이 시대의 종합 연극이다.

그 샐러리맨 주인공은 일상을 벗어나 사진을 찍고, 그 일상

안으로 밀리듯 다시 들어와 남겨 온 이미지로 기억하고, 그

이미지를 전유하는 일까지 하는 이 시대가 낳은 거대 설정극의 슬픈 페르소나이다.

 

글=이광수/사진평론가









김동식

◇약력=1976년 경남 합천 출생. 현재
삼성생명 FC 근무. 단체전-매그넘코리아 대구특별전-오늘의 대구(2009년, 대구 MBC), 2009 EASSY OF THE LIFE IN SEOUL WITH 17 DIFFERENT EYES(2009년, 갤러리M, 서울)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