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숨은 '이바구'… 新전설의 고향] 김해 '진례' 벼락등 '외톨바위'
천상 선녀들이 놀던 공깃돌 주변 산책로 개설 관광자원화
▲ 선녀들의 공기돌로 유명한 경남 김해시 진례면 벼락등 중턱에 있는 외톨바위. 정태백 기자 |
"천상에 불과 물, 쇠에서 동시에 태어난 세 선녀가 있었다.
선녀들은 서로 맏언니를 하겠다고 싸웠다.
그러던 어느날 옥황상제의 뜻을 받들어 곧 인간 세상으로 내려갈 수로 선남(가락국 시조)을 보게된 이들은
그만 그에게 연정을 품게된다.
이 때 한 선녀가 인간세상에서 하는 공기놀이를 통해 맏언니와 수로 선남과의 인연을 맺기로 하자고 제의했다.
세 선녀들은 은근히 '그까짓거 공깃돌 쯤이야….'라며 자신이 곧 맏언니와 수로 선남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하면서 공기놀이를 시작했다.
공깃돌 5개로 100번을 먼저 성공하는 놀이다.
이런 선녀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옥황상제가 혀를 찼다.
수로 선남을 곧 인간세상으로 내려보내 사람들을 다스리게 할 참이지만 선녀와 함께 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수로 선남에 연정 세 선녀
인연 맺지 못한 한 서려
한풀이용 '모형 바위'
지금은 마을의 수호신
상제는 홍의동자를 불러 선녀들의 공기놀이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일러 두었고,
이를 모르는 세 선녀는 놀이에 몰두했다.
한 선녀가 99번째를 성공하고 마지막 100번째 공깃돌을 공중으로 던졌을 때다.
상제의 명을 받은 홍의동자가 '상제가 부른다'며 큰소리로 외지차 놀란 선녀가
그만 공깃돌을 허공에 던진 채 돌을 놓쳤다.
이 때 지상으로 떨어진 돌이 외톨바위다"
-김해지리지 중
옛 가야의 찬란했던 역사가 숨쉬고 있는 축복의 땅인 경남 김해시 진례면.
가락국 수로왕이 자신의 왕자를 진례군으로 봉하고 토성과 첨성대를 쌓고 태자궁을 지은
이곳 진례의 중심에는 신안마을이 자리한다.
이 마을 뒷산인 벼락등 중턱에는 높이와 넓이가 각 10m에 이르는 큰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바위 위에서 장정 20여 명은 거뜬히 앉아서 놀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크다.
'집채만한 바위'라는 표현이 이 때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이런 바위가 공깃돌로 사용됐으니 선녀들의 존재감이 쉽게 상상이 되지않는 대목이다.
외톨바위가 우뚝 솟은 모습은 가락국 중심인 해반천에서도 뚜렷히 보일 정도로
당시로선 웅장하고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않아
지금은 소나무와 참나무 숲에 가려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다.
더군다나 외톨바위로 향하는 산길도 사라진지 오래다.
외톨바위에 얽힌 흉조(?)의 탓인지 찾는 이는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공기놀이 실패로 맏언니는 물론 수로 선남과의 인연을 맺지 못한 연유 탓에
선녀들의 한(?)이 외톨바위에 서려있다는 속세인들의 해석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실제 외톨바위 주변에는 나무는커녕 풀 한포기도 자라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마을주민들은 외톨바위의 외로운 한을 풀어주기로 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외톨바위와 비슷한 모양새를 한 모형바위로 그 주변에 함께 세워주려 했다.
하지만 모형바위를 가까스로 마을까지 옮겼으나 이 바위를 옮긴 주민들이 하나 둘 화를 입었고
이는 곧 외톨바위의 한풀이로 여겼다.
진례면 신안마을에 있는 북바위. 정태백 기자 |
그때 마을로 옮겨진 모형 바위가 지금 마을 한 가운데 있는 '북바위'다.
당시 큰 스님이 외톨바위로 향하는 길목 바위에 불경을 새긴 뒤 외톨바위의 한은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북바위는 현재 마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해시도 최근 외톨바위 주변에 산책로 개설을 준비하는 등 주변 관광지를 묶어 자원화사업에 나섰다.
이현조 관광과장은 "진례는 국내 유일의 클레이아크 미술관과 분청도자기 등
문화와 관광자원이 늘려있는 곳으로 자원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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