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바구

[약이 되는 藥이야기] 약국은 '한 곳을 이용'하자!

금산금산 2014. 9. 20. 12:18

[약이 되는 藥이야기]

약국은 '한 곳을 이용'하자!

 

처방전마다 다른 약국에 맡기면 과잉투약·부작용 등

위험할 수도...

 

 

 

의약분업이 시행되기 전에는 사람들마다 믿고 다니던 단골약국이 하나쯤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에는 이러한 단골약국의 개념이 희박해졌다.

동네 병원이 아닌 곳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았을 때,

구태여 시간을 들여 단골약국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처방전에 의해서 약을 조제하는 의약분업 시대야말로

믿을 만한 단골약국을 정해 놓고 다녀야 할 때다.

약에 의한 사고와 약의 과잉투약에 의한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의 사례]를 보자.

그는 평소 고혈압 환자로 관절염 증상도 보이고 있다.

시내 종합병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A씨는 어느 날 열이 나고 콧물이 흐르는 등

감기에 걸렸다.

그는 종합병원에 가서 늘 복용하던 고혈압 약을 처방받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병원에 들러 감기 약을 처방받았다.

또 이왕 집을 나선 김에 정형외과에 들러 관절염 약을 처방받았다.

A씨는 평소처럼 종합병원 처방전으로는 종합병원 근처 약국에서,

두 장의 처방전으로는 각각 병원 근처 다른 약국에서 조제했다.

이 경우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고혈압으로 받은 처방에는 혈압을 낮추는 약물인 교감신경 차단제가 처방되었을 것이고,

또 감기 처방전에는 콧물이나 기침을 완화시키기 위해 반대로 교감신경 흥분제 계열인 약과 열이 난다고

하였으니 소염해열 진통제가 처방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형외과에서는 소염진통제가 처방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A씨는 혈압을 낮추고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약과 그 반대로

혈압을 높이는 약물을 동시에 복용해야 하고 역시 소염진통제도 중복으로 복용해야 한다.

어처구니없이 느껴지는 A씨의 사례는 처방전을 한 군데 약국에서 조제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 같은 부작용과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골약국을 정해 모든 처방전을 약국 한 곳에서 조제하는 것이 최선이다.

요즘에는 처방조제를 하면 그 약국에서 조제한 모든 기록이 검색된다.

한 약국에서 조제를 하면,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따라서 약의 중복투여 등 약에 대한 부작용을 미연에 최대한 방지할 수 있으며,

약사의 적절한 복약지도 등을 통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약을 복용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의약분업시대에는 그래서 더욱 더 단골약국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의약분업의 취지와 기능을 제대로 살리는 일일 것이다.

 

박민수·경성대 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