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사람] '추도'
풍부한 물·무성한 숲·어자원까지… 부족한게 없는 섬
추도 언덕에서 바라 본 미조마을 전경. 사진 왼편이 용이 날아갔다는 용머리 섬으로 명당 중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
- 25억 들여 자연친화적 개발
- 물메기 가공사업 중점 육성
- 30억 들여 해삼양식장 계획
- 물메기 이어 주 수입원 기대
- 지난해 '찾아가고 싶은 섬'
- 전국 5곳 섬 중 하나로 선정
- 삼덕항 출항 배편 편성 염원
통영항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 거리인 추도는 물메기의 주산지로 유명하다.
이곳 해역은 물메기 산란장으로, 추도와 물메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주로 12월부터 2월까지 물메기를 어획하는데, 섬의 경제를 물메기가 좌우할 정도다.
주 어획 시기가 끝났는데도 섬에 도착하면 곳곳에 물메기 덕장이 늘려 있으며, 물메기 어구를 손질하는
섬 주민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 새롭게 도약하는 '힐링'섬
추도는 섬 곳곳에 자연 친화적인 개발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뽑혔다.
이 섬은 전국에서 모두 5개에 불과하다.
오는 2016년까지 25억 원이 투입돼 섬마을 주민들의 소득증대사업과
함께 휴양 섬으로 새롭게 꾸며진다.
물메기 주산지인 만큼 물메기 가공사업을 중점 육성하는 한편
해수욕장과 자전거 도로 등을 조성하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이 사업과 관련, 최근 등산로가 새롭게 정비됐다.
섬 주민들이 추도 큰 산이라 부르는 산에 오솔길같이 아담한 등산로가
새로 생겼다.
산이라고 하지만 정상이 193m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구릉에 가깝다.
직접 걸어보니 산길이 푹신푹신할 정도다.
추도는 여느 섬과 달리 물이 풍요로운 곳이다.
땅을 수십m 파도 암반은 보이지 않고 흙이 나올 정도로 지표수가 풍족하다.
실제 등산로 곳곳에서는 물이 흙을 뚫고 치솟고 있었다.
산 중턱에 있는 옹달샘의 물맛이 기가 차다.
가히 섬 주민들이 '선녀수'라 부를만하다.
물이 많다 보니 숲과 나무의 위용도 대단하다.
한겨울에도 푸른 빛을 발하는 후박나무(천연기념물 제345호)와 동제를 지낸 당산나무는 그 위세가
그야말로 당당하다.
이들 나무뿐만 아니라 등산로 곳곳이 자생나무들로 빼곡하다.
등산로 곳곳에는 나무의자와 정자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등산로보다는 산책로에 가까워 가족 나들이 길로 제격이다.
정상까지는 30여 분 소요된다.
추도의 제1 비경이라 불리는 게바위 산책로도 정비를 말끔이 끝냈다.
■ 해삼 섬으로 재탄생
추도의 제 1비경인 게바위 끝에서 바라 본 대항마을 전경. 마을 오른편의 모습이 마치 거북이 형상이다. |
현재 추도는 해삼 양식 섬으로 조성 중이다.
통영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고의 해삼 주산지로 손꼽힌다.
이 중 추도 해역은 모래와 진흙이 섞인 사니질 등으로 구성돼 있어
해삼 서식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올해까지 30억 원을 들여 추도 해역에 해삼 양식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투석식 어장, 어초형 어장, 해조장 등을 각 해역별로 배치 중이다.
앞으로 50㏊의 해삼 양식장에 300만 마리를 수용하게 된다.
경남도는 여기에서 생산되는 해삼 전량을 고부가가치 상품인 건해삼,
자숙해삼으로 가공한 뒤 브랜드화해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산물이 '바다의 산삼'이라 불리는 해삼이기 때문이다.
물메기 외 마땅한 주 수입원이 없었던 섬 주민들은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찾아가고 싶은 섬' 선정에 이어 '해삼 섬'으로 새롭게 꾸며지면서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뭔가를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들어 추도를 방문하는 탐방객이 점차 늘고 있다.
외지인들의 땅 구매 문의도 부쩍 많아졌다.
이 해삼 양식섬이 완공되면 추도가 명실공히 국내 해삼 양식사업을 주도해 나갈 전망이다.
앞으로 추도가 물메기 주산지와 함께 해삼 섬으로 불리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 섬 속의 섬, 통영의 중앙 섬
추도는 통영의 섬 570개 가운데 가장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섬 서쪽으로는 사량도, 동쪽으로는 한산도, 남쪽으로는 욕지도, 북쪽으로는 통영 육지가 자리 잡아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모양새다.
이곳에서는 통영 육지나 다른 섬 등으로 30분 이내에 갈 수 있어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배편 사정은 여의치 않다.
육지 끝인 삼덕항에서는 30분이면 도착하지만, 이곳에서는 배편이 없기 때문이다.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출항해 각 섬을 우회해 섬에 도착하기 때문에 1시간 30분이나 걸린다.
배편도 오전 7시와 오후2시 30분 단 두번 밖에 운항하지 않아 섬 나들이가 다소 불편하다.
인근 섬인 사량도는 도산면 가오치항에서, 욕지도는 삼덕항에서 수시로 운항하는 별도의
카페리선이 있는 것과 비교된다.
따라서 섬 주민들은 여객선과 함께 삼덕항에서 출항하는 별도의 배편이 마련되길 희망하고 있다.
추도에는 미조마을과 대항마을 등 2개 마을에 1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두 섬마을은 해안일주도로를 통해 연결된다.
차로는 10분 거리, 걸어서는 섬을 한 바퀴 도는데 약 1시간이 걸린다.
해안가를 천천히 거닐며 두 마을을 둘러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추도는 물이 풍족하고 토질이 좋은데다 어자원 보고로 '굶어 죽지 않는 섬'으로 알려져 있다.
오죽했으면 추도 사람들이 "보릿고개 시절 쌀밥 먹은 섬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고 자랑까지 했을까.
# "해삼섬, 꾸준한 관리 필요…주민복지도 신경써야"
■ 대항마을 조경열 이장
추도 대항마을 조경열(68·사진) 이장은 섬 멋쟁이로 불린다.
키도 크고 얼굴도 호남형인 데다 옷맵시마저 늘 깔끔하다.
추도에서 태어난 그는 공직생활 중 부모님 건강이 악화되자 20여 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섬을 지키고 있다.
이 기간에 2년을 제외하고는 늘 이장을 맡았다.
그만큼 섬 주민들의 신망이 두텁다.
각 섬이 산재해 있는 산양읍 이장단 협의회장까지 맡고 있을 정도다.
그의 추도 사랑은 대단하다.
'물이 풍부하고 토질이 좋은 최고의 섬'이라는 자부심이 얼굴에 늘 가득하다.
탐방객들이 방문하면 섬 곳곳을 직접 누비고 다니며 안내자 역할을 자처한다.
그는 최근 정비된 등산로와 게바위 산책로 개설을 진두지휘했다.
그의 성격만큼이나 등산로와 산책로는 깔끔하기 이를 데 없다.
앞으로 추진될 추도 작은 산(130m) 등산로를 어떻게 꾸밀까 고심 중이다.
최근에는 섬 곳곳 자투리땅을 일구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섬마을 주민과 함께 블루베리와 무화과 등을 심어 또 다른 수입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찾아가고 싶은 섬'과 '해삼 섬'으로 추도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고 그는 말한다.
우선 탐방객이 섬을 손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여객선 운항과 별도로 삼덕항에서 직항로 배편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섬이 자가발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 섬 산 위에 풍력발전기를 건립해 원활한 전기 공급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섬 주민들의 복지 시설 확충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동 목욕탕 설치도 시급하다.
목욕을 한 번 하기 위해 1시간 30분이나 배를 타고 육지 나들이를 하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해삼 섬' 조성과 관련해 단편성이 아닌 지자체와 연구진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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