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산기업 스토리]'경남모직'

금산금산 2015. 4. 4. 14:44

 

 

 

경남모직

 

 

 

 

 

 

 

경남모직은 창업자 김한수 회장이 1956년 미국 국무부 국제협력처(ICA)가 제공하는

 원조 자금을 받아 설립한 회사다.

훗날 한일그룹의 모태가 된 경남모직은

김 회장이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출범할 당시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6·25 전쟁 이후 물자가 극심하게 부족하던 시대적 흐름을 타고

창업 4년 만에 방적·염색·가공에 이르기까지 일괄 생산체제를 갖춘 업계 선두 주자로 나섰다.

1960년에 들어 출시한 앙고라 텍스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1967년 계열사인 한일합섬을 마산으로 이전,

제2 도약을 선언했다.

이후 경남모직은 한일합섬과 더불어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일그룹을 탄생시킬 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 과정에 경남모직은 박정희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정책에 힘입어 세계적인 양복지 메이커로 부상했다. 



 

1970년대 수출 드라이브로 급성장
SM그룹 편입 후 국내 2위 모직회사

 

 


경남모직이 이처럼 단시일 내에 고속 성장을 이룬 이면에는 김 회장의 친동생으로

공화당 소속 원내 총무를 지낸 김택수 전 의원의 음덕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4선 의원으로 대한체육회장에다 IOC위원까지 역임했을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김 전 의원의 위세가 경남모직의 고속 성장에 일조를 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경남모직의 이 같은 성장세도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미국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섬유 수입 쿼터제를 실시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다 동남아 국가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수출시장에 뛰어들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1986년 전포동 공장라인을 마산으로 옮기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1995년엔 공장 터까지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고급원단을 이용한 기성복 시장에 뛰어들어 반전을 시도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역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와중에 IMF사태까지 터진 1997년 12월 경남모직은 자금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채 부도를 낸 뒤

다음 해 7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비운을 맞았다.

이후 경남모직은 2002년 한빛제2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에 인수되었다가

2006년 삼라컨소시엄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SM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는 우여곡절 끝에 국내 2위 모직회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970년대 명성을 되찾을 날을 기약하면서...

 

 

정순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