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예술]

보림극장 '절찬상영' 광고판에 설렜는데…

금산금산 2015. 6. 20. 15:57

보림극장 '절찬상영' 광고판에 설렜는데…

 

 

최근 공연·영화 간판 걸리면서 재개관 여부에 시민들 관심

 

 

 

 

 

옛 보림극장 외벽에 광고판이 붙어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

 

 

- 기대와 달리 이바구길 코스로
- 외형만 과거모습 복원한 것


부산 동구 범일동의 '보림극장'다시 문을 열었다?

1960, 1970년대 부산을 대표한 복합대중문화공간으로 사랑을 받다가

2007년 폐업한 보림극장이 다시 개관했다는 말이 나왔다.

최근 옛 '교통부' 사거리에 남은 낡은 건물 외관에

40여 년 전의 것과 같은 영화와 공연 광고판이 내걸렸다.



해당 건물 외벽에는 다소 촌스러운 고딕체로 쓰인 '보림극장' '절찬상영' 등의 간판이 눈에 띄게 붙었다.

그런가 하면 '저 하늘에도 슬픔이' '별들의 고향' '하춘화 쇼'와 같은

옛 공연과 영화 간판도 걸렸다.

이 때문에 시민 사이에선 '보림극장이 부활한 것 아니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근처 건물 1층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손님이 종종 찾아와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묻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극장이 재개관한 것은 아니다.

동구가 범일 이바구길을 조성하면서 과거 시민에게 사랑받았던

보림극장의 외형을 부활시켰다.

 

보림극장 부흥기의 분위기를 재현한 것이다.

이달 초 범일 이바구길을 준공하면서 보림극장이 하나의 코스에

포함됐다.

 광고판과 함께 극장 뒤편에는 당시 뜨거웠던 인기를 설명하는

영화 이야기 담장도 생겼다.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와 가수의 사진이 붙어 관광객의 눈길을 붙잡는다.

 

동구는 잘못 알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1층에는

극장이 현재는 영업하지 않는다는 안내판을 부착했다.

동구 관계자는 "과거 추억을 떠올리며 찾는 관광객이 있다"

"이바구길을 걸으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건물 안은 비어 있다.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건물은 2007년 폐업 신고 이후 무도장 등으로 활용하다가 지금은 빈 상태다.

다만 1층에 대형마트와 소매상점 등이 들어섰다.



보림극장은 1955년 개관해 1968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1970년대에는 단체 관람관과 쇼극장으로 변신해 구봉서, 배삼룡, 하춘화 등 당대 인기 스타의 공연을 여는 등

 지역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주요 수요층인 신발공장 노동자가 없어지면서 이본동시 상영관으로 모습을 바꿨다.

신발공장이 차례로 문을 닫으면서 상권이 죽자 보림극장도 이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후 TV가 보급되고 한국 영화계가 불황에 빠지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 때 동성애자의 밀회 장소로 유명했다.

문화계 한 인사는 "내부도 추억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바림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