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일단 처방을 믿자!
"여기 처방전에 있는 항생제는 따로 병에 담아 주세요."
50대 초반의 단골 여성이 처방전을 내밀면서 말했다.
평소 기관지가 약해서인지 이비인후과 진료를 자주 받는 이다.
보통 한 번에 1~2주일치 처방을 받아 온다.
"왜 그러세요?
손님처럼 호흡기에 염증이 있는 분이라면 병원에서 나름 이유가 있어서 항생제 처방을 했을 텐데요?"
"항생제를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고 해서요.
제가 증상을 봐서 그때그때 필요하면 다른 약에 추가해서 복용하려 합니다."
이러면 참 답답한 상황이 된다.
항생제가 내성의 위험은 있어도 질환에 따라 필요한 약이라고, 처방대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해도
"알아서 할 테니 병에 따로 담아 주기나 해요"라고 말한다.
항생제 복용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항생제 처방이 계속 나오는데, 빠지지 않고 잘 드시나요?"라고 물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증상이 나아지면 항생제는 빼놓고 약을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먹지 않고 모아둔 항생제는 목이 아프거나 염증이 생긴 경우 그때 복용한다고 한다.
항생제는 특정 세균에 의한 감염증을 치료하는 특수 치료제이다.
감염증의 종류 및 원인 세균에 따라 전문가의 처방대로 적합한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세균 감염증에 따라 항생제 사용기간이 다르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 해서 사용을 중지하면, 내성균이 생겨서
나중에는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감염에 걸릴 수도 있다.
처방 받은 항생제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투약기간을 지켜야 한다.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는 감기를 앓다가 세균성 폐렴,
부비동염(축농증) 등 2차적인 세균 감염이 발생한 경우,
감기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38도 이상의 발열이 심해지는 경우,
호흡곤란이 있거나 가슴의 통증이 있는 경우다.
그런데 원인 균에 항생제에 대해 저항능력이 생겨 항생제의 효과가 없어지는 현상이 항생제 내성이다.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1차적인 책임은 의사에게 있겠지만,
2차적인 책임은 항생제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있다.
잘못된 처방이 문제일 수 있지만, 잘못된 복용도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환자로선 일단은 의사의 처방을 믿고 따라야 한다.
최창욱
부산시약사회 부회장
'건강 이바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 되는 약 이야기] 비타민C, '알고 먹어야' (0) | 2015.07.18 |
---|---|
[약 되는 약 이야기] 진통제? 진통소염제? (0) | 2015.07.11 |
[약 되는 약 이야기] '카페인 함유' 약들 (0) | 2015.06.27 |
[약 되는 약 이야기] '코에 뿌리는 약' 주세요!~ (0) | 2015.06.20 |
[약 되는 약 이야기] '복약'수첩 (0) | 2015.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