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코너

'신앙인'과 '山'

금산금산 2015. 7. 22. 10:27
  • 문호근
  • 기사등록 2015-05-13 13:16:15
  • 수정 2015-05-13 13: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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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을 때 가장 행복 할 것 같다.

    유명한 산악인 George Mallory는 에베레스트 등정과 관련하여...

    왜 에베레스트를 오르냐는 질문에 “그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산악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말을 남긴 사람이다.


    이보다 더 명확하게 산을 오르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어렵고, 산을 오르는 행위를

    이만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도 없을 것이다.


    "산이 거기 있기에 산을 오른다 (Because it is there).”



     

     

     

    신앙인에게 산은 두 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첫째, 구약을 통한 하느님 체험이다.

    신앙의 핵심적인 체험이 바로 출애굽 사건이다. 모세 오경의 중심 사상이기도하고

    구약성경의 핵심 신학이 흘러나오는 원천이 되는 곳이 바로 시나이 산의 계약에 있다.


    모세가 산에 오르자 구름이 산을 덮었다.

    야훼의 영광이 시나이 산 위에 머물러 있어 구름이 엿새 동안 산을 뒤덮고,

    이레째 되는 날 그 구름 속에서 모세를 부르셨고,

    모세는 구름을 뚫고 산으로 올라가 사십주야를 그 산에서 지냈다.


     

     

    둘째, 신약을 통한 하느님 체험이다.

    예수를 모세와 대조시키면서 예수는 새로운 법을 가르치는 제2의 모세로 묘사하고 있다.

    악마는 아주 높은 산으로 예수를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 주며,

    “당신이 내 앞에 절하면 이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라고 말한다.


    또 다른 날 예수는 산에 올라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기도하시고, 높은 산으로 제자들을 따로 데리고 올라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고 눈부시게 빛이 나심을 보여주셨다.

    체포도 산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도 산에서, 죽으시고 묻히시고 부활도 산에서 하셨다.


    본인에게 산은 앞서 표현한 것처럼 절대적이고 신앙할 수밖에 없는 하느님을 체험하는 지성소이다.

    그래서 암벽을 하면서 그 분을 만나고 에너지를 그곳에서 받는다.


    많은 동물들은 계속적으로 오르려고 하는 본성을 보이곤 한다.

    초파리부터 포유류까지, 조지 말로리가 말한 것과 같이 아무 이유 없이

    동물들은 그저 계속 Climbing Behavior를 보인다.


    영국의 등산가 조지 휜치(George Finch, 1888~미상)는 ‘등산은 스포츠가 아니라 삶의 방법’이라고 했다.

    등산은 외형상 의 ․ 식 ․ 주의 이동이며, 내적으로는 그 자체가 인생이다.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하여 스스로 노력하며 고생하는 그 과정은 인생 또는 신앙생활과 다름없다.


    프랑스의 등산가 샤뗄리우스는 ‘등산은 길이 끝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했는데,

    여기에 등산만이 가지는 특색과 특권이 있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며 온갖 어려움과 싸우며, 이를 극복하는 정신과 행위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볼 수 있다고 믿는 신앙하는 자들처럼…




    등산가는 선인들이 간 길을 더듬고, 언제나 기억하고 체험(追體驗)해야 한다.

    정보의 홍수로 인해 미지의 세계가 없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경험을 통한

    선구자와의 교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미국의 등산 교본 에서 ‘등산가는 산의 자유를 추구하는 자로 대자연의 시민권(Wilderness Citizenship)'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민권에는 특권과 보답도 따르지만 책임과 의무 또한 따른다.’고 했다.


    알피니즘이 무엇인가 알려는 자, 그리고 알피니스트가 되려는 자는

    남다른 특권과 책임과 의무가 어떤 것인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산은 우리에게 좋은 전망과 아름다움과 도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암벽등반은 자연암, 혹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벽을 오르는 행위를 말한다.

    암벽등반의 목적은 정상이나 이미 개척된 루트의 끝을 오르기 위한 것이다.


    암벽등반은 클라이머의 힘, 지구력, 민첩성, 밸런스뿐만 아니라 마인드 컨트롤까지도 요구되는 운동이다.

    때로는 아주 위험한 운동이 될 수 있는데 적절한 클라이밍 기술과 암벽등반에 특화된 등반장비는

    클라이머의 안전한 등반에 큰 기여를 한다.


    나는 암벽등반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 음성과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놀라운 광경을

    암벽을 하면서 볼 수 있음을 확신한다.

    신구약성서에 48개의 산 이름이 나온다.

     


     

    나는 산을 통해서 그분의 음성과 그 분의 숨결을 느끼며 그 분의 따뜻한 체온을 느낀다.

    그리고 나는 그 분과 일치의 행복을 느끼며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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