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페셜 에디션'을 찾아서...
고수님,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것 주세요
홍철수 테일러의 홍철수, 해인장의 정천식, 상해필묵의 김태완, 바하가 숨쉬는 곳의 강희주 대표(왼쪽부터). 전민철 기자 |
- 양복·인장·전각·LP 등
- 나만을 위해 만든 것
- 나만이 간직할 수 있는 것
- 당신이 환호하는 특별한 것…
- 그 '분신'을 찾는 걸 도와줄
- 부산의 숨은 공간과 사람들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무언가 있다.
그것은 만년필일 수도 있고, 넥타이가 될 수도 있다.
패션부터 취미까지 세심하게 신경쓰는 당신이라면 도심여행에서도 나만의 취향을 완성해줄
잇(it) 아이템을 찾아보자.
여기 당신을 도와줄 숨은 고수들이 있다.
부산이 빛나는 도시인 건 이렇게 숨은 보석들이 구석구석 잘 갈고 닦여져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의 트랜드는 확실히 '내가 만든 의미 있는' 물건이거나 소규모로 다양하게 생산해내는
스페셜 에디션에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전에 기성복이 아니라 개인별 맞춤 의상을 입었던 것처럼 나만의 맞춤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제작 공정을 보고 있노라면 경이롭다.
티셔츠 하나도 남과 같은 것을 싫어하는 당신이라면 자신의 스타일에 꼭 맞는 그 무엇을 만나는 도심 여행을 떠나보자
◇ 홍철수 테일러
부산 중구 광복로는 서울의 명동을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의류와 소품이 진열된 쇼윈도우가 화려한 공간이다.
옛날에는 이곳에 부산시청이 있었고 중요한 관공서도 주변에 많았다.
광복로 일대에는 1950년대부터 맞춤 양복점과 양화점이 즐비했다고 한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뒷날 앙드레 김이 되는 김봉남 씨가 옷감을 보러 왔던 꽃분이네 가게와도 가깝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또한 옛 이야기이다.
지금은 오래된 맞춤옷 전문점도 중앙동 대청동 일대로 조금씩 옮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이 최첨단의 시대에 장인의 혼을 불어넣어 양복을 한 땀 한 땀 만드는 모습은
그 자체로 기념할 만한 대상이다.
오랫 동안 양복을 만드는 이들을 광복로와 중앙동 일대에서는 만날 수 있으니 한 번 문을 두드려보자.
중앙동 백산기념관 근처 홍철수 테일러의 홍철수 씨는 타고난 손재주로
어려서부터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중에서도 뭔가 깔끔한 일을 하고 싶어서 옷 만드는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의 만드는 기술을 익히는 데 3, 4년 상의는 10~15년 을 배워야 기술을 어느 정도 익힐 수 있다고 한다.
40년 째 홍철수 테일러를 운영하면서 예술적인 감각과 열정을 쏟아 옷을 만들어 왔다고 그는 자부한다.
홍철수 대표는 "요즘도 젊은이들이 한 번씩 옷 만드는 일을 배우겠다고 찾아오지만 오랜 기간 기술 익히는 걸 힘들어 한다"고 들려줬다.
◇ 해인장
인장을 만드는 전문가 정천식 해인장 대표는 인장을 제대로 만들려고 서각, 전각, 서예 등을 연마하였다.
인장과 보통의 도장은 다르다는 자부심이 정 대표는 굉장했다.
"인장은 중요한 문서 등에 찍는 것이기 때문에 재물을 지키고 신뢰를 지키는 중요한 도구이며
그래서 더욱이 도구를 잘 써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인장을 새길 때는 성명학에 따라 인장 주인의 이름에 맞는 길한 획수를 확인하고 이것저것 따진다.
그러려면 인장을 파는 장인도 끝없이 공부해야 한다.
결국, 인장을 만드는 일은 자기를 갈고 닦는 일이 되고 자기 수양이 된다고 정 대표는 이야기 한다.
"지금은 일이 이전 같지 않지만, 주인의식을 갖고 자기 일을 해야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내 이름을 잘 분석해서 소중한 재물을 지키는 인장을 하나쯤 만들어 간직해 보면 어떨까.
부산에서도 이제는 쉽게 보기 힘든 인장 업소 해인장은 부산데파트 옆 쭈꾸미골목 근처에 있으며
50여 년 전통을 자랑한다.
◇ 상해필묵
서예에 관한 책과 도구가 빼곡한 부산 동구 초량동 상해거리의 상해필묵에서 손님들이 필요한 것을 찾으며 담소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 |
지난 3일부터 부산 동구 산복도로 망양로 유치환 우체통이 있는 건물에서
부산 100경을 전시하고 있는 목원 화백과 그 친구들이 수묵 재료와
참고 서적을 사러 오는 곳이 부산역 맞은편 상해거리에 있는 상해필묵이다. 이곳은 화가들의 사랑방이었다.
상해필묵을 운영하는 연동 김태완 대표는 전각예술가이다.
사방 한 치(3㎝) 공간에 우주를 담는다고 전각 예술을 설명하는 그는
젊은이들의 스케이트 보드에도 서예를 하고 낙관을 찍는 등
신선한 시도를 하는 '젊은 사장'이다.
그런 그에게도 20여년 연마와 부단한 노력이라는 거름이 있었다.
지금은 노화백들도 그의 기량을 인정한다.
글씨나 문장을 쓴 후 마지막으로 찍는 낙관은 재료인 돌이 중요하다.
직접 중국의 석재 산지를 돌아다니고 방대한 참고서적들을 구해와
예술인들에게 제공한다.
문방사우를 요즘 자주 접하진 않지만, 자신을 표현해주는 전각 작품을
하나쯤 소장하는 것도 품격 있는 취미일 것이다.
돌에 새긴 문양을 보며 책에 낙관을 찍어보면 뿌듯할 것 같다.
이 참에 시도 한 구절 써볼까.
◇ 바하가 숨쉬는 곳
아날로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필수 장소가 있다.
강희주 대표가 운영하는 바하가 숨쉬는 곳은 30년 넘게 LP 레코드판을 모아 만든 공간이다.
중구 중앙동 또따또가 거리의 여행박사 건물 뒤쪽 도로에 있다.
클래식 재즈 팝 등 장르가 다양하다.
초보도 쉽게 접할 수 있게 강 대표는 친절하게 소개한다.
지난 2일 이곳에 가서 아다모의 '눈이 내리네'를 들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샹송이라고 알려주신다.
여자 가수인 줄 알았는데 남자 가수였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턴테이블 부품만 조금 바꾸면 같은 LP라도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100년이 넘은 턴테이블에서 소리가 나오는 경험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이곳은 진공관앰프를 만드는 블로거 앰프박 등 전문가들도 자주 이용한다.
강 대표는 주변에 오디오 만드는 분이 거의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한다.
음악에 관심이 많다면 이곳에서 LP의 향기를 접할 수 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광복동 기업은행 근처 카페 나담 커피하우스는 LP를 가져가면 들을 수 있다.
친구들과 LP 나들이를 하고 싶다.
◇ 필오디오
필오디오는 바하가 숨쉬는 곳 2층에 있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오디오 상점이라고 한다.
비교적 싼 앰프부터 정말 값비싼 컬렉션도 있다.
이곳에서는 나만의 음악감상실을 만들 방법을 알 수 있다.
집에 있는 오래된 오디오를 활용만 해도 이는 가능하다.
부품이 없다면 국제시장에서 살 수 있다.
90년대 말에는 오디에 대한 전문잡지도 나왔지만 지금은 옛날 이야기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날로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면서 오디오의 인기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한다.
좋은 오디오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음악은 영혼을 치유한다.
이밖에도 국제시장 안에 수제 젓가락 전문점 아이하시는 디자인이 좋은 젓가락과
띠별 동물 젓가락을 살 수 있는 독특한 가게다.
가족의 젓가락을 다양하게 사면 함께 밥먹는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다.
부산근대역사관 옆 가파치김은 가죽으로 만든 소품을 파는 독특한 장인 가게다.
열쇠고리부터 명함지갑, 가방까지 다양한 가죽 제품이 있어 여행자를 유혹한다.
청년사회적기업 핑크로더 대표
'부산 이바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설의 공간Ⅱ[현대사와 부산의 장소성]'베트남 파병'과 부산의 두 기억 (0) | 2015.08.01 |
---|---|
[부산 매력 공간]'영화 같은 도시', 부산이 그립다 (0) | 2015.07.30 |
역설의 공간Ⅱ[현대사와 부산의 장소성]'고리원전'과 부산, 그리고 우리의 '안전'과 '생명권' (0) | 2015.07.25 |
[부산 매력 공간 ]땅과 '시간' '신비'를 간직하다 (0) | 2015.07.22 |
[부산 도심 여행]부산 ‘매축지의 현장’과 역사를 찾아서... (0) | 2015.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