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괘관산'

금산금산 2015. 11. 13. 11:10

함양 '괘관산'

 

 

 

 

 

그림같은 억새군락·수직 암봉

눈꽃 터트린 너! 더욱 새롭구나

겉으론 부드러운 육산, 정상부는 암릉의 연속

쭉쭉 뻗은 낙엽송·수려한 계곡의 보석같은 산

주능선 오르면 뒤로 백운·남덕유산 동시 조망

 

 

 

 

 

아직 괘관산은 백색천국. 괘관산 정상으로 향하는 이창우 산행대장. 사진 왼쪽 눈길능선이 그 길이며 오른쪽 도로는 원통재로 오르는 37번 국도. 그 뒤로 백두대간 상의 희미한 월경산 능선이 보인다.

 

 

 

 

세간에 덜 알려진 길로 걷다보면 뜻밖의 결과와 맞닥뜨릴 경우가 왕왕 있다.

일종의 파격인 셈.

각본대로 움직이는 잰걸음보다 훨씬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만면에 미소를 띠며 호사를 누릴 때가 있는 반면 잔뜩 기대치를 높여 한달음에 올랐건만

초라한 행색으로 나그네를 맞는 경우도 없지 않다.

산청 석대산과 하동 깃대봉이 전자에 해당된다면

거제 대금산과 지리산 만복대가 후자에 속한다고 감히 적고 싶다.

이들은 대개 공통점이 있다.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거나 오랫동안 산꾼들로부터 잊혔거나,

아니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이다.



산청 산꾼들도 금시초문이라던 석대산은 알고보니 전형적인 진달래산.

 능선 전체가 진홍빛으로 물드는 그런 산이 아니라 산행 내내 진달래가 방긋 웃으며 산꾼들을 감동시킨다.

깃대봉에선 주능선의 늘푸른 산죽과 눈덮인 지리산 천왕봉 조망이 산꾼들에게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반면 진달래산으로 유명한 거제 대금산은 7, 8부 능선까지 차가 올라와 쓴웃음을 짓게 했고, 지리산 유일의

억새산행지로 이름높은 만복대는 키작은 관목들이 웃자라 '억새산행'이란 용어가 무색해질 정도였다.


인적드문 새 길로 오른 함양 괘관산은 억새군락지가 뜻밖의 기쁨을 안겨준다.

흩날리는 억새의 가녀린 몸부림은 가히 겨울산행의 덤이다.

겨울산도 이럴진대 절정에 치닫는 만추에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운치있는 낙엽길에 이어 하늘을 향해 쭉 뻗은 낙엽송을 배경으로 자리매김한

억새평원은 한 폭의 한국화에 다름 아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육산인 일명 갓거리산인

괘관산(掛冠山·1252m)은 정상부의 수 십길 절벽으로

이어지는 암릉과 하산길의 수려한 계곡, 호젓한 낙엽길,

그리고 억새군락지로 대표되는 숨은 보석이다.

산세로 보면 지명도에서 한 수 위인 백두대간 백운산에서

동쪽으로 갈라져 원통재(일명 빼빼재)에서 잠시 고도를

낮췄다가 불쑥 솟은 능선상의 최고봉이자 함양읍의 북쪽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암봉이다.



산행은 병곡면 지소마을~원산목장(잇단 2개의 문 통과)~쓰러진 막사~억새군락지~낙엽송 숲길~경주김씨묘~주능선~잇단 헬기장(4개)~태양열 안테나~괘관산·천황봉 갈림길~괘관산~괘관산·천황봉 갈림길~안부사거리~돌탑~천황봉~안부사거리~하산길(산죽길 계곡길)~지소마을 순.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20분 정도. 이정표가 곳곳에 서 있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지소마을 입구의 지소교를 건너 직진하면 우측에 '괘관산 등산안내도'.

이 길은 하산길로 남겨두고 직진한다.

흑염소를 키우는 원산목장이다.

잇단 2개의 문을 통과한다.

시건장치는 반드시 잠글 것.


흑염소는 오간 데 없고 카키색 낙엽길이 그림같고 평화롭다.

20분 뒤 첫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간다.

억새군락지가 기다린다.

억새 산으로 이름깨나 있는 산에 버금갈 정도다.

쓰러진 막사를 지나면 이후 오를 능선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생각보다 온유하고 가깝다.

억새와 붉은빛의 낙엽송 그리고 부드러운 마루금은 장관 그 자체다.


인공조림을 한 듯한 낙엽송 숲길로 접어든다.

솔가리보다 작은 붉은 톤의 바늘 모양 잎이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15분이면 낙엽송 숲길을 벗어나 전형적인 낙엽길이 이어진다.

5분 뒤 경주김씨묘.

정면으로 치고 오르면 바로 주능선.

들머리에서 70분 안팎.

1000m 이상의 고지라 아직 눈이 남아있다.

심한 곳은 무릎 정도 높이다.

왼쪽은 원통재, 오른쪽으로 간다.

외길능선이라 길찾기 염려는 붙들어 매시길.



 

괘관산 정상 부근의 제법 만만찮은 암릉. 좌우 발밑이 모두 낭떠러지라 주의를 요한다.

  산행은 이때부터 4개의 헬기장을 잇따라 지나면서

  주변 조망을 감상한다.   

  암팡진 비탈도 거의 없고 굽이 길은 선율처럼 부드럽다.

  5분 뒤 만나는 헬기장은 흔적만 있을 뿐 그냥 지나치기 쉽고

  10분 뒤의 헬기장은 조망이 빼어나다.

  뒤돌아 정면에 백운산(白雲山)이 이름 그대로 흰 구름에 가려 보일 듯

  말 듯 하고 그 오른쪽으로 영취산 깃대봉 할미봉 서봉 남덕유의

  백두대간이 희미하게 확인되고, 왼쪽(남)으론 월경산 중재도 보인다.

  정면 왼쪽의 괘관산도 구름에 가려있다.

  한차례 내려섰다 올라서면 세번째 헬기장.

  조망이 더 넓다.

  신기하게도 들머리와 정상이 좌우에 다 보인다.

  10여분 뒤 네번째 헬기장.

  지도상으로 대략 1100m 정도.

 

괘관산(1.6㎞)은 왼쪽, 천황봉(2.3㎞)은 오른쪽, 그 사이 잘록이가 하산길이다.

이때부터 눈이 녹지 않아 생각지도 못했던 눈꽃산행이 시작된다.

이렇게 35분.

이번엔 억새 위에 눈꽃이 펴 얼핏 고개숙인 벼가 연상된다.

이어 산죽과 태양열 안테나를 지나면 곧바로 갈림길.

불과 300m 거리의 왼쪽 괘관산을 다녀온 후 다시 오른쪽 천황봉으로 간다.

산죽에 이은 암릉길로 제법 만만찮다.

눈이 얼어있는데다 좌우 발밑은 낭떠러지이기 때문.

정상석 앞에서 쾌청한 날일 경우 남덕유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봉우리와 용추계곡쪽의

황석 거망 금원 기백산이 훤히 보인다지만 뿌연 운무 탓에 실체조차 확인못해 안타까울 뿐이다.


다시 원점인 갈림길.

이번에 천황봉(1228m)으로 향한다.

사실상 내리막 빙판길이다.

10여분 뒤 안부사거리.

직진하면 천황봉(0.5㎞), 오른쪽은 들머리 지소마을.

천황봉을 다녀온 후 하산한다.


15분이면 상봉에 닿는다.

정상석 주변에는 도인이 거주하는지 10여기의 신비스런 대형 돌탑이 서 있다.

그 옆 흉물스런 산불초소가 산정상을 망치고 있다.

이제 본격 하산. 이따금 산죽길이 이어진다.

13분 뒤 '식수준비하는 곳'이라 적힌 팻말이 있지만 샘터는 없고 졸졸 흐르는 계류만 있을 뿐이다.

지소마을까진 1.75㎞.

조금 더 내려서면 계류와 나란히 달린다.

계류를 건널 즈음이면 유량이 제법 늘고 이어 너른 소가 연이어 나타난다.

숲까지 울창해 여름철 계곡산행지로도 손색이 없겠다.

산행은 이제 막바지.

낙엽송 숲길과 사방댐을 잇따라 지나면 '괘관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는 지소마을에 닿는다.

안부사거리에서 55분 걸린다.



#  교통편

- 부산서 대중교통 이용땐 당일치기 불가능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88고속도로 함양IC~함양~백전 함양 직진~함양군청 지나~백전 병곡 상림 우회전~서하 병곡 백전 좌회전~원산마을 방향 우회전~옥계저수지 지나~원산마을 지나~원산교~지소교~병곡면 지소마을 민재여울목 산장 옆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100% 원점회귀. 함양의 자랑 상림을 경유하기 때문에 시간이 날 경우 잠시 들러봐도 좋을 듯하다.


대중교통편은 하루 세차례 있지만 부산서 출발할 경우 시간이 맞지 않아 당일치기는 불가능하다.

 

# 떠나기전에

- 취재팀 지소마을서 원점회귀코스 개척

산의 고장 함양에서 괘관산은 명함조차 내기 힘들다.

워낙 내로라하는 산들이 지천으로 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북쪽 맨 끝단 남덕유에서 남으로 장수군과의 경계를 따라 서봉 할미봉 깃대봉

백운산 월경산 등 백두대간의 봉우리가 이어지고, 남쪽에는 천왕봉을 중심으로

영신봉 촛대봉 연하봉 제석봉 중봉 하봉 등 지리산 주능선이 내달린다.

거창군과 인접한 북동쪽에는 월봉산을 거쳐 용추계곡을 따라 황석 거망, 금원 기백이

말발굽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 지리산 주능선이 가장 잘 조망된다는 금대산과 삼봉산 삼정산에도 산꾼들의 발걸음이 비교적 잦다.


함양군의 가운데에 위치한 괘관산 산행은 지금까지 백전면과 서하면의 경계인, 1001번 지방도 상의 원통재에서 시작해 거연정이 위치한 화림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가이드산악회가 주로 애용한 코스였다.

취재팀은 워낙 오지라 군내버스도 없는 들머리 지소마을로 접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원점회귀 코스를 만들었다.


괘관산 정보 하나. 함양군은 병곡면 광평리 괘관산 일대 184㏊ 면적에 생태숲 조성을 추진키로 했다 한다.

수 년 후면 또 하나의 볼거리로 자리매김할 듯하다.

산행시 유의점 하나.

원산목장 출입문을 통과한 경우 반드시 문을 잠그자.

흑염소 탈출을 막기 위함이라고 주인이 신신당부했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흑돼지 삼겹살로 유명한 읍민각(055-963-6262).

함양읍 함양시장 내에 위치해 있다.

함양군청에서 차로 2~3분 거리.

일제강점기땐 공회당, 극장으로 이용된 자리다.



일교차가 심한 함양서 키운 흑돼지 생고기라 육질이 단단하고 한 눈에 봐도 선홍색으로 싱싱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돼지고기와 궁합이 맞다는 초피(경상도말로 제피)장아찌와 말린 파래를 막장에 버무린 신기장아치 등 밑반찬이 독특하고, 된장찌개 대신 들깨를 특히 많이 갈아넣은 시래깃국도 일품이다.

그릇 또한 공방에서 주문한 분청이라 운치도 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

 

 

 

 

 

 

 

함양 '괘관산' 북릉

 

 

 

갓걸이산의 장쾌한 하늘금 …알프스 마터호른을 만나다

 

 

 

'산의 고장' 경남 함양에는 괘관산(掛冠山·1,254m)이 있다.

위치한 곳은 서하면병곡면의 경계다.

산의 이름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갓걸이산이다.

물론 원래는 갓걸이산이었는데 한자어로 치환하면서부터 괘관산이 돼버렸다.

부연하면 주객이 뒤바뀐 셈이다.

의령의 [찰비산]이 한우산(寒雨山)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튼 이름의 유래는 온 세상이 물바다를 이룬 천지개벽 때

이 산 정상에 갓을 걸어놓을 만큼의 공간만 남기고 물에 잠겼다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유래에 대해 다른 해석이 있다.

관(官)에서 제정한 관(冠)을 쓰지 않고 걸어둔다(掛)는 의미로 벼슬을 내놓고 물러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이는 북한 개성시 괘관현의 유래에 비춰 유추할 수가 있다고 한다.

개성의 괘관현은 조선 초 태조 이성계의 등극 때

고려 유신들이 이 고개에서 일제히 관을 벗어던지고 낙향했던 곳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꼿꼿한 기개의 함양의 선비들이 벼슬길에서 물러나

허허로이 고향으로 내려올 때 맞이하는 산이 바로 괘관산이라고 한다.

어쨌든 괘관산은 함양의 진산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진산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다양한 루트의 산길이 소개되지 못한 데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사실 기존의 산행기를 보면 산의 서쪽이나 남쪽에서 올라 정상을 밟아본 뒤

돌아나와 산의 남쪽이나 서쪽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혹 동쪽으로 내려서는 산행기도 있으나 흔하진 않다.

하지만 북쪽에서 오르거나 북쪽으로 내려서는 것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렇다 보니 괘관산을 정상 부분만 암릉이 조금 있는 토산 흑은 육산으로 분류하곤 한다.

그런 평가가 산 전체를 볼 때 일견 맞기도 하지만 또 틀리기도 하다.

이렇게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괘관산엔 대단한 암릉인 북릉이 있기 때문이다.

그 암릉을 타보지 않고 산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월권'이라 하겠다.

북릉은 공룡의 등짝처럼 바위와 암릉으로 울퉁불퉁하다.

특히 정상 전위봉인 첨봉은 흡사 삼각추처럼 날카로운 알프스의 마터호른 같다.

물론 가까이 다가가면 더욱 위압적이다.

그 정수리에 한 사람이라도 올라갈 수 있는 틈이 있을까 상상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정도다.

산행대장은 그 위압감이 송곳니처럼 뾰족한 암봉으로 유명한 황석산 이상이라고 한다.

이번 주는 [괘관산] 북릉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도 암릉 산행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더불어 북릉을 타지 않으면 만나볼 수 없는

괘관산의 장쾌한 하늘금도 눈에 시리도록 담아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리 덕유 등 국립공원과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황홀한 조망은 덤이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반드시 답사 경로대로 따를 것을 당부한다.

북릉의 매력은 오로지 오름길에서 만나야만이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마터호른 같은 전위봉이나 그 모습과 또 비슷하게 다가오는 정상의 모습은

다른 어떤 경로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이는 산의 모습이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데에서 비롯한다.

북릉 이외에서 볼 수 있는 정상과 첨봉의 모습은 그저 둥그런 형태일 뿐이다.

또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는 경로대로 따라야 제대로 길을 찾아갈 수가 있다는 뜻이다.

혹 부담을 덜기 위해 역순으로 탄다면 북릉이 주는 멋진 감동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뿐더러

길 찾기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 경로는 다음과 같다.

함양군 서하면 운곡리 은행마을~행산재(재실)~괘관산 북서능선~북릉(암릉지대)~괘관산~빼빼재 순.

걷는 시간만 약 4시간,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쯤 잡아야 할 것이다.

산행은 은행마을에서 시작한다.

서하면사무소가 있는 송계리에서 백전면을 잇는 37번 지방도에 접어들어

차로 2~3분(1.6㎞) 가면 닿는 도로 왼쪽의 조용한 마을이다.

이 마을 입구에 보건진료소와 마을회관이 있다.

산행 들머리는 이 두 건물 사이 마을 안쪽으로 이어진 길로 연결돼 있다.

그 길을 따라가면 곧 개천을 만난다.

그 개천에서 오른쪽 위를 보면 개천을 건너는 다리가 있다.

일단 다리를 건너 진행방향 정면으로 진행한다.

곧 언덕배기에 기와를 올린 한옥 형태의 독립가옥을 만나게 된다.

바로 마을 재실인 행산재다.

산행 들머리는 이 재실 왼쪽을 돌아가는 시멘트 포장 농로로 이어진다.

마을 입구에서 행산재까지 4분쯤 걸린다.

행산재에서 농로를 따라 5분쯤 거슬러 올라가면 길 왼쪽에 농로와 맞물려 있는 산자락을 만나게 된다.

그 산자락에 산행 들머리가 있다.

그러나 이 들머리는 여느 들머리와 달리 이정표도 없고 뚜렷한 길도 아니기 때문에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들머리를 찾는 포인트는 농로가 처음으로 산자락을 만난 지점과

진행방향 정면의 검은 비닐 천으로 뒤덮인 인삼밭을 만나기 직전의 중간 지점이라 생각하면 된다.

비탈로 오르는 초입 부분에 리본을 많이 달아 놓았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혹 행산재에서 5분을 지나 길 왼쪽으로 인삼밭을 만났다면 들머리를 지나쳤다고 보고 되돌아오도록 한다.

비탈길을 오르면 곧 지능선 마루금이다.

이후부터는 예상외로 길이 좋은 편이다.

바로 옛길이기 때문이다.

첫 무덤을 지나 처음으로 만나는 갈림길까지 마루금만 따르면 된다.

들머리부터 첫 갈림길까지 28분 소요.

첫 갈림길에서 등로는 진행방향 정면의 위쪽이다.

그쪽을 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삼각형 모양의 첨봉이 보여 참고가 된다.

오른쪽으로 90도 꺾이는 제법 뚜렷한 내리막길은 운곡리로 도로 내려가는 길이다.

독도 주의 지점이다.

이후 등로는 봉우리 같은 곳을 살짝 올라섰다가 다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길도 약간 희미해지지만 소나무에 칠해진 노란색 페인트 표시를 따라가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연결해 갈 수 있다.

두 번째 만나는 무덤까지 10분, 다시 산죽길을 따라 만나는

세 번째 무덤(개념도상 850)까지 15분이 더 걸린다.

세 번째 무덤 이후 산길은 급격하게 희미해진다.

산죽이 우거진 데다 경사까지 가팔라지면서(고도 차이가 200m나 된다) 사실상 길이 없는 상태로 변한다.

여기서부터 주능선까지가 개척한 구간이다.

가능한 옛길을 찾아 올라가려고 했으나 멧돼지들이 파헤쳐 놓은 탓에 제대로 찾아 잇기가 어려웠다.

아무튼 능선 오름길이기 때문에 마루금을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이어가면 크게 어렵지 않다.

리본도 많이 달아 놓았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능선 분기점인 주능선 갈림길까지 35분쯤 걸린다.

주능선에 닿으면 길은 다시 뚜렷해진다.

등로는 물론 오른쪽이다.

여기서부터 암릉이 시작되면서 조망도 터진다.

정상까지가 이번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기암도 많고 바위 전망대도 많아 마음껏 즐기며 올라갈 수 있다.

길은 오름길이라 그리 위험하지 않고 또 우횟길도 있어 형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첨봉은 아쉽게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능선 분기점에서 첨봉 이후 만나는 안부까지 42분, 괘관산 정상까지 다시 10분이 더 걸린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환상적이다.

대충 둘러봐도 인근의 명산은 죄다 조망된다.

특히 지리산 주릉의 하늘금은 압권이다.

정상에는 정상 빗돌과 삼각점이 있다.

정상 이후 등로는 이정표가 잘 설치돼 있다.

괘관산 남동쪽에 솟아 있는 천황봉은 정상에서 5분쯤 내려가 만나는

안부 삼거리에서 왼쪽 아랫길로 연결된다.

갔다 오는 데 1시간쯤 걸린다.

날머리인 빼빼재는 안부삼거리에서 진행방향 정면의 오름길로 연결된다.

이후 빼빼재로 내려서기 직전의 잠깐 오르막으로 만나는 1035봉까지는 외길의 마루금만 따르면 된다.

이 구간은 유순한 숲길로 전형적인 토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이정표 및 이동통신 중계시설이 있는 능선분기점까지 3분,

다시 대운암 방향 갈림길이 있는 이정표 삼거리까지 6분,

내리막길로 내려가 처음으로 만나는 헬기장까지 20분,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 지소입구 갈림길이 있는 이정표 삼거리까지 9분,

세 번째 헬기장과 옛고개를 지나 오르막으로 만나는 1035봉까지는 30분이 더 걸린다.

백전면과 서하면을 잇는 빼빼재는 능선분기점인 1035봉에서 오른쪽 내리막길로 연결된다.

이정표상 빼빼재 방향을 따르면 된다.

빼빼재는 대형차 주차공간은 물론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글·사진=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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