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감천문화마을 유료화 논란 "빼앗긴 삶 대가" vs "마을 이미지 악화"

금산금산 2016. 1. 29. 19:51

감천문화마을 유료화 논란 "빼앗긴 삶 대가" vs "마을 이미지 악화"

 

 

 

속보=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 대한 유료화 검토 소식(본보 지난 27일 1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감천문화마을 주민들은 빼앗긴 삶을 회복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소탐대실할 것이라는

시민 반론도 만만찮다.
 

 

 


주민·관광업계 찬반 '팽팽'

주민들
"불편 해소할 상생 방안"

관광업계
"소탐대실… 관광객 줄라"

전문가 "도심재생 악영향"
"마을 보존에 도움" 의견도

 

 



■ "오죽 불편했으면 돈까지…"

감천문화마을 사람들은 '빼앗긴 삶'을 호소하며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감천문화마을 입장을 대변하는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체는 유료화를 "주민과 관광객의 상생 방안"으로 봤다.

 주민협의체 전순선 부회장은 "오죽 불편하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돈을 받자고 제안하겠느냐"

되물었다.



주민 불편이 큰 것은 사실이다.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물밀듯 밀려들자 주민협의체는 지난해 부산 지역 여행사에 예약을 해 달라는

공문까지 보냈다.

마을 입구 초등학교에 마련했던 임시 주차장도 올 들어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감천문화마을에 20년째 사는 김 모(72·여) 씨는 "손주나 자식한테 평일에 오라고 한다""집 안까지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보면 우리가 원하던 건 이게 아니다 싶다"고 말했다.

 

 



■ "이미지 악화로 소탐대실"

관광업계는 관광객 급감을 우려한다.

관광업계는 유료화된다면 단체여행 코스에서 감천문화마을이 제외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장순복 부산관광협회 부회장은 "감천문화마을로 굳이 오지 않더라도 마을 경관을 다 볼 수 있는 온갖 방법들이 생길 수 있다. 결국 입장료 수입도 없고 관광객도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은 감천문화마을 이미지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부산에선 상업시설을 빼고 입장료를 받는 곳이 거의 없는데 감천문화마을이 시작할 경우 부산 사정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에겐 기피 지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장료가 1천~2천 원에 불과해 큰 부담이 안 되더라도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감천문화마을 유료화 검토에 대한 SNS 반응은 주로 부정적이었다.

'마을이 유료화 할 정도로 볼 게 있던가', '유료화를 추진하면 비난의 대상은 구청이 아니라 주민들과 마을이 될 텐데…' 등의 성토가 있었다.

 


■ 도심재생의 끝은 유료화?

도심재생사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유료화가 섣부르다는 견해다.

감천문화마을이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심재생 성공 사례인데, 그러한 상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천문화마을 조성 초기부터 관여해 온 한 도심재생 전문가는 "감천문화마을이라는 곳의 도심재생은 주민과 전문가들이 오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고민한 결과이지만, 그 끝이 마을 유료화로 비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유료화가 마을 가치를 보존하고 주민들이 진정 원하는 움직임이라면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단서도 함께 달았다.

이경훈 사하구청장은 "공론의 장 속에서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주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될 문제다""주민의 삶터라는 개념을 지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