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장어 구이
단백질 풍부한 '부산 스타일' 여름철 보양식
더운 여름 보양식으로 장어류를 으뜸으로 꼽는 이유는 고단백질 식품이면서 뮤코프로테인이라는
당단백질이 풍부해 위장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흡수를 도와 여름철 식육부진을 해소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어류보다 비타민 A가 풍부해 시력과 성장발달,
신체 저항력을 높이고 그 외 칼슘, 철, 인의 함유량이 높다.
이런 고단백식품인 장어류 중에서 부산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곰장어다.
부산을 중심으로 먹거리가 이뤄지고 있는 곰장어는 그 유래가 해방 이후로 거슬러 간다.
그 당시 뱀장어등의 장어류 껍질은 가죽제품의 원료로 이용됐다.
곰장어 역시 껍질이 제거되고 남은 몸통은 싼값으로 구입이 가능했고, 매운 고추장 양념을 버무려
연탄불에 구우면 자욱한 하얀 연기속에서 양념꼼장어 맛은 더욱 고소해지고,
여기에 곁들여 소주, 막걸리 한 잔과 함께 하루의 애환을 서로 달래며 허기를 채우던 것이
자갈치 곰장어 양념구이의 시초라고 한다.
길이가 길어서 장어라 불리지만 곰장어의 본명은 '먹장어'다.
먹장어의 생김새는 뱀장어와 닮아 있지만, 이빨이 없는 입을 가져 먼 친척뻘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눈이 작아 피부에 파묻혀 눈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입 주변에 3쌍의 수염이 있는 것이 특성이다.
다른 장어류나 어류에 비해 턱이 없어 원시적으로 생겼지만,
피부에서 나오는 많은 점액질은 먹이를 잡아 먹거나,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자갈치시장에서 한 소쿠리에 담겨 꿈틀거리는 곰장어를 가만히 보면 껍질이 벗겨져 있다.
껍질이 벗겨진 채 10시간 남짓 산다고 하니, 그 생명력은 정말 끈질기다고 하겠다.
곰장어 굽는 냄새는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입안에 들어가면 반전의 맛을 경험하게 된다.
먹장어의 담백한 맛을 즐기고 싶으면 소금구이로, 쫄깃하고 매콤한 맛이 좋으면 양념구이로 먹으면 된다.
또한 기장 공수마을에서는 예로부터 짚불곰장어가 유명한데, 산곰장어를 짚불에 구워 까맣게 탄 껍질을
뜨거울 때 벗기면 잘 익은 속살이 드러난다.
기름장에 찍어서 쌈을 싸 먹으면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곰장어의 끈질긴 생명력 때문인지, 예전 자갈치 어시장 좌판에서 배고픈 시절에 먹었던
곰장어가 이제는 부산의 먹거리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조성대
국립수산과학원 기술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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