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초등 정태근 교감
교문에서 매일 학생들 '아침맞이', 쭈뼛대던 아이들 이제 먼저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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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 구포초등학교 교문에서 교사(왼쪽)가 등교하는 학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구포초등 제공 |
올해 부산지역 교육계 최대 화두는
부산형 혁신학교인 '다행복학교'의 안착 여부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대표 공약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10개교를 지정·운영한 데 이어
올해도 교육 여건이 열악한 학교를 대상으로
다행복학교 11곳을 지정했다.
김 교육감은 2018년까지 총 30개의 혁신학교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공교육 개혁' 문제는
아직도 보수-진보의 시각차가 뚜렷하다.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학교가 아니라
모든 학생이 행복한 학교는 가능할까.
1기 다행복학교의 교사들이 말하는 현장의 변화와 성과를 들어본다.
북구 구포초등학교는 '학생이 존중받는 학교'라고 정의하고 싶다.
교사나 부모로부터 존중받는 가운데
학생은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것이 '아침 맞이'이다.
담임 선생님은 각자 교실에서, 교장과 부장교사는 정문에서,
교감인 나와 교무부장은 후문에서 학생을 맞이했다.
처음엔 등교하는 학생의 표정이 밝지가 않았다.
학교 오는 것이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고
아침부터 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선생님을 보면 반갑게 인사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먼저 인사를 하는 학생은 극히 드물었다.
그런 학생에게 선생님이 먼저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반가운 표정과 다정한 손길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아이도 갈수록 눈 맞춤도 잘하고
씩씩하게 인사도 잘한다.
익숙해지니 선생님이 보지 못해도 학생이 먼저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포옹하기 시작했다.
교문 앞 변화는 학교 안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가 운동장을 둘러보거나 복도를 지나가면 이제는 학생이 몰려와 인사를 한다.
아침 맞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사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침 맞이를 하면서부터 학교 앞에 있는 문구점에 들러 군것질을 하는 학생도 자연스레 줄었다.
올해는 혁신학교 2년 차를 맞아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우리가 지향한 '학생이 행복한 학교'라는 꿈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아 아침마다 행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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