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초등 박은숙 교사
자치매점·두레 형식 '다모임'…학생 자기 주도성 쑥쑥
부산 금정구 금성초등학교 학생들이 강당에서 학생자치회인 '다모임'을 열고 두레별로 회의를 하고 있다. 금성초등 제공 |
'울방솔'이 돌아왔다(울방솔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면 거꾸로 읽어보시라).
복도 벽 곳곳에 영업 시작을 알리는 방이 붙었다.
지나가던 2학년 아이 둘이 이걸 보더니 한마디씩 한다.
"우와~. 드디어 울방솔 시작한대. 오늘은 뭘 사지?"
울방솔은 점심시간마다 여는 '학생자치매점'이다.
본교는 금정구 산성마을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학용품을 사러 온천장까지 내려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4년 전 자구책으로 마련한 것이 바로 울방솔이다.
6학년 학생들이 복도에 임시가게를 열고 각종 문구용품과 매실차, 레몬차 등을 주로 판다.
군것질거리를 팔기 시작한 건 일 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1, 2학년한테 특히 인기다.
하지만 새콤달콤한 사탕이 맛은 있을지 몰라도 과연 몸에 이로울까 하는 논란이 있다.
교사들 또한 우려되지만, 일방적으로 판매를 금지하긴 힘들다.
다만 학생자치회인 '다모임'에서 함께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만 제시할 수 있다.
실제로 다모임에선 최근 "사탕류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아 당장 품목을 없앨 수는 없지만,
조금씩 줄이고 인당 최대 판매 개수도 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생자치활동은 말 그대로 학생 스스로 타인과 협력하는 관계 속에서 자기 주도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매월 첫째, 셋째 주 월요일에는 3~6학년 학생들이 강당에 모여 다모임을 연다.
본교에는 반장, 부반장, 전교어린이회 대신 다모임을 운영한다.
학년 구분 없이 8, 9명씩 섞여서 10개 두레를 만들어 6학년이 두레장을 맡아 하급생들을 챙긴다.
첫째 주에는 생일잔치와 공동체 놀이, 셋째 주는 주제를 정해 두레별 회의를 한다.
최종 결정은 다수결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설득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올해는 학생 다모임의 두레 활동방식이 바뀌었다.
작년과는 달리 두레별로 중점 활동을 한 가지씩 정해서 실천하기로 했다.
그래서 놀이부, 생태부, 울방솔부, 봉사부, (행사)진행부 등으로 나눠 한 해 계획을 세운다.
여기에 교사가 할 일은 학생들을 끝까지 믿고 느긋하게 기다려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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