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 보배산
[부산의 미래특구 강서] 땅끝에 살짝 솟아 사방을 호령하네
산행도중 가덕도·신항·거제도 펼쳐져
호젓하게 오르면 사방팔방 열린 조망
3시간10분 코스… 하산땐 길찾기 주의
폐부까지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 파란색 바탕에 하얀색 물감을 짜놓은 듯한 천연색 높은 하늘,
그리고 이른 억새의 군무까지.
지난 여름 가마솥 불볕더위에 두 손 들고 지팡이를 접은 산꾼들이 다시 등산화 끈을 조여매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일년 중 가장 산행하기 좋다는 가을이 찾아온 때문이다.
문제는 산행지.
체력은 고려하지 않고 대책없이 명산이라고 무리를 했다가는 초반에 무너질 공산이 아주 크다.
두어 달 쉰 무릎과 발목이 멀쩡하다면 되레 그게 비정상이다.
서서히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동네 뒷산부터 시작해 이동 거리와 해발을 동시에 점차적으로 높여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동네 뒷산이야 문제는 없을테고 다음 단계인 부산의 근교산 선택에 고민이 많을 터.
금정산이나 장산 황령산 등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서 그렇고 기장쪽 산도 근래 들어 알려질 대로 알려져
호젓한 산행은 곤란할 듯하다.
강서구 보배산을 추천한다.
강서구 보배산 정상 직전의 전망대에 서면 부산의 미래 서부산권의 위용이 한눈에 펼쳐진다. 정면에 가덕도와 연대봉이, 가덕도 우측 뒤로 거제도가, 그 앞으로 올해 조기 개장한 신항 북측컨테이너부두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 앞으로 녹산산단과 용원CC가 보인다. 왼쪽 아래가 들머리이고 사진에선 잘렸지만 가덕도 왼쪽으로 진우도 다대포 승학산 등도 확인된다. |
1300리를 쉼없이 달려온 낙동강의 고단한 물길과 연대봉이 우뚝 솟은 가덕도가 떠 있는 남해 바다,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역사로 현재 공사 중인 신항, 누렇게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 황금들녘 김해평야,
부산의 새로운 동력 녹산산단과 지사과학단지 등의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보배산은 부산 강서구와 경남 진해시의 경계를 이루는 봉우리다.
해발 479m로 야트막한 산이지만 그래도 강서 지역에서 가장 높다.
가덕도의 최고봉인 연대봉보다 20m나 더 높다.
원래 명칭은 보개산(寶蓋山)이었다.
말 그대로 보물을 덮어 놓은 산이다.
근데 최근에는 보배산이라고 더 알려져 있다.
산 아래 가게의 간판에도 대부분 보배산으로 통일돼 있다.
'보개'든 '보배'든 여하튼 보물이 묻혀 있는 산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하산길에는 옛 가락국 허황후의 도래설이 전해오는 명월사지가 있다.
대웅전 옆에 위치한 '가락국 태조왕 영후 유허비'가 이를 잘 대변해 준다.
가락국 때의 옛 명월사 자리에 지금은 흥국사라는 절이 있다.
산행은 강서구 녹산동 옥포마을과 경계를 이루는 진해시 가주동 주포마을~경주이씨 재실~주능선~잇단 전망대~삼거리~보배산 정상~두동고개 갈림길~잇단 무덤~감나무밭~흥국사 미륵전 삼성각 대웅전~강서구 지사동 명동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10분 안팎.
'주포마을'이라 적힌 이정석을 보고 오른쪽으로 간다.
'용지도예, 주포경로당, 웅천도자기연구소'라 적힌 간판을 보고
잇따라 걸으면 경주이씨 재실.
마을 주변의 논에는 이제 벼가 누런 빛을 띠며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재실 왼쪽 포장로를 따라 간다.
첫 갈림길.
우측 '가주길 316'이란 명패가 붙은 박태지 씨 집 왼쪽 담벼락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돌면 폐가와
또 한 채의 조그만 집을 만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50m쯤 가면 길모퉁이에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주변의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들머리로 접어들자 길이 왼쪽으로 휘어지며 오름길이 시작된다.
점차 경사도가 심해진다.
15분쯤 뒤 쓰러진 나무를 지나면 주변이 온통 미국자리공 군락지.
줄기가 빨갛고 검붉은 빛의 열매가 맺혀 있는 이 식물은 산성땅의 지표식물이자 유독식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을 다녀간 산꾼들이 이를 아는지 대부분 꺾어 놓았다.
계속되는 된비알. '
갈 지(之)' 자 옛 길에 붉은 빛 솔가리가 운치를 더해준다.
1시간 남짓 정신없이 오르면 주능선에 닿는다.
오른쪽은 장고개 봉화산 옥포마을 가는 길, 산행팀은 정상을 향해 왼쪽으로 간다.
잇단 전망대를 지난다.
방금 올라온 주포마을과 용원CC, 가덕도와 연대봉, 신항 등이 펼쳐진다.
주능선에서 25분쯤 뒤 삼거리.
왼쪽은 방금 올라온 주포마을 방향, 오른쪽으로 직진한다.
여기서 6분 정도 안 보이던 바윗길을 오르면 보배산 정상.
윗부분이 깨진 조그만 정상석이 하나 서 있고, 그 위에는 측량용으로 세운 듯한 흉물스런 철구조물이 서 있는
그늘 한 점 없는 밋밋한 산정이지만 조망은 시원하게 펼쳐진다.
명월산 흥국사 대웅전과 사적비. |
북동쪽으로 불모산 굴암산 신어산 마병산이, 남쪽으로 가덕도와 신항 거제도가,
남동쪽으로 녹산산단 진우도 명지 낙동강하구둑 하단 다대포 몰운대, 저 멀리 금정산도 확인된다.
하산은 올라온 길을 기준으로 왼쪽(남서쪽) 방향, 다시 말해 국립지리원 안내문과는 반대편쪽으로 내려선다.
등로가 크게 우측으로 에돌아간다.
하얀 참취꽃이 반긴다.
7분쯤 뒤 갈림길. 왼쪽은 두동고개를 거쳐 마병산 가는 길,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간다.
이때부터 호젓한 산길.
그것도 잠시, 낮은 무명봉을 하나 가볍게 넘으면 갈림길.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10여 분 걸으면 손상된 묘지.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이 지사동 부산과학산업단지, 약간 우측에 방금 내려온 보배산이 보인다.
왼쪽 저 멀리 백양산과 승학산, 학장 엄궁쪽 아파트가 시야에 들어온다.
4분 뒤 안 보면 좋았을 흉칙스러운 장면이 목격된다.
우측에 보배산이 손에 잡힐 듯한 가운데 정면에 가덕광산이 시야에 들어왔다.
골재 채취를 하느라 산사면을 아예 갉아먹었다.
이어지는 산길.
4분 뒤 무덤.
왼쪽으로 가면 이내 갈림길.
두 길이 곧바로 만난다.
이번엔 잇따라 세 군데의 무덤터가 나온다.
순서대로 각각 왼쪽, 오른쪽, 왼쪽으로 간다.
이후엔 설상가상으로 길찾기가 더 힘들어져 리본을 촘촘히 달아놓았다.
또 다시 능선상의 갈림길.
직진길을 버리고 오른쪽 토끼길 같은 입구를 내려서면 뚜렷한 계곡의 산길이다.
비로 인해 파헤쳐진 숲길을 힘겹게 통과하면 또 다시 미국자리공 군락지.
숨이 탁 막히지만 자세히 보면 왼쪽으로 사찰 내 전각의 기와지붕이 보인다.
한 숨 돌리고 우측으로 내려서면 흥국사 뒤뜰 감나무밭.
왼쪽으로 20m쯤 가면 미륵전에 이어 삼성각, 그리고 대웅전을 만난다.
절에서 지사동 명동마을까지는 15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흥국사 대웅전 옆에 '가락국 태조왕 영후 유허비'
낙남정맥은 말 그대로 낙동강 남쪽으로 내달리는 산줄기다.
지리산 영신봉에서 출발한 낙남정맥 산줄기는 창원과 진해의 경계인 불모산에서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용지봉 신어산 동신어산으로 내달려 낙동강 본류에서 그 맥을 다하고,
또 하나는 화산 굴암산 마병산 보배산을 거쳐 봉화산에서 서낙동강으로 떨어진다.
전자의 산줄기가 산꾼들이 흔히 말하는 낙남정맥이다.
하지만 최근 정맥을 즐기는 일부 산꾼들은 후자도 낙남정맥이라고 칭하며 산을 타고 있다.
실제로 보배산 정상석에는 '낙남정맥 남단'이라고 음각돼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보배산도 정맥꾼들을 비롯한 일반 산꾼들의 발걸음이 잦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배산 동북쪽 기슭에 위치한 날머리 흥국사(興國寺)는 옛 명월사터에 지난 1956년 중건된 사찰이다.
명월사는 가락국 때 수로왕과 허황후가 관련이 있는 가야불교의 발전지이다.
수로왕이 허황후를 받아들여 산신에게 폐백을 드린 산이 명월산이며, 그 산기슭에 위치한 절이 명월사이다.
이를 입증하는 자료로 대웅전 왼편에는 '가락국 태조왕 영후 유허비'가 남아 있다.
또 요사채 옆 극락전에는 석탑의 한 탑신으로 쓰인 석탑면석인 사왕석(巳王石)이 있다.
두 마리의 뱀이 부처를 호위하고 있는 형상이다.
이는 남방불교 전래설을 입증한다.
흔히 산꾼들은 흥국사를 보배산 북동쪽 기슭에 위치해 있다고 하지만
흥국사 안내판과 주지 서봉 스님은 절 뒷산을 명월산이라고 했다.
# 교통편
- 지하철 하단역서 옥포행 16번타고 주포마을 하차
부산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하단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만나는 대림약국 앞에서
옥포(마을)행 16번 마을버스를 타고 주포마을에서 내린다.
참고로 주포마을은 용원CC 가는 인근에 위치해 있다.
오전 7시25분, 9시55분, 11시55분.
날머리 명동마을에서 하단행 12번 마을버스는
오후 2시10분, 4시, 6시, 8시(막차)에 출발한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
창원 '보배산'
도둑처럼 몰래 온 신록, 눈길 가는 곳마다 푸르다
▲ 이즈음 보배산 입구에 들어서면 신록이 눈부시다. 수백 년의 봄을 맞았을 흥국사 입구 느티나무는 올해도 변함없이 푸른 잎을 틔워 새로 맞은 청춘을 노래한다. |
방심하던 차에 신록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신낙남정맥의 끝자락 보배산(479.2m)을 찾았다.
유서깊은 절 흥국사 초입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길섶의 잡초는 푸른 몸체를 뽐내며 한 뼘이나 자랐고, 산허리부터 정상까지 옅고 짙은 초록은
점묘법으로 산을 밝히고 있었다.
숲 속에는 철쭉이 일찌감치 피었고, 노란 각시붓꽃과 족두리풀꽃도 눈을 즐겁게 했다.
허황옥이 수로왕 만나러 올 때
산신께 보물 바쳤다는 '보배산'
초입부터 정상까지 초록이 지천
잡목·가시덤불 없어 걷기 좋아
■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보배산은 창원 진해구와 부산 강서구 지사동의 경계에 있다.
허황옥이 수로왕을 만나러 올 때 산신에게 보물을 바쳤다고 해서 '보배산'이라고 한다.
보개산(寶蓋山)이라고도 부르는데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향토문화전자대전을 찾아보니
'산의 절경이 매우 빼어나 꼭 한번 보게'이라는 말에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납석 등 광물이 많이 매장돼 보배산이라고 불렀다는 설명도 함께 있다.
4월의 보배산은 신록이 무척 아름다워 다른 보물은 쳐다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시내버스가 정차하는 강서구 지사동 명동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흥국사~배필정 고개~255봉~전망바위~보배산~소사나무 군락지~382봉~두동고개~358봉~너더리고개~옛 너더리마을~지사과학산업단지 버스 종점까지 8.8㎞를 5시간 남짓 쉬엄쉬엄 걸어 원점회귀 산행을 했다.
흥국사 진입로 표지판을 보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주변 산은 산업단지를 만드느라 반 넘어 깎아놓았고, 산으로 가는 도로엔 레미콘 차량이 쉴 새 없이 드나들어
무슨 큰 공사를 지금도 하는 줄 알았다.
레미콘 차량은 하필 산 초입에 레미콘 공장이 있어 드나든 것이었다.
5분 정도 걸어 레미콘 공장 입구를 지나니 온 세상이 다 고요했다.
멀리 송전탑이 서 있는 보배산 정상이 보였다.
산 아래에서부터 정상까지 초록이 지천이어서 푸른 기운이 물씬 풍겼다.
작은 계곡엔 물 흐르는 소리도 제법 옹골찼다.
허황옥이 초야를 보냈다는 흥국사는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를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다시 지었다고 하는데 절집이 깔끔했다.
허황옥이 산신께 예물로 입고 있던 비단 바지를 바친 뒤 수로왕을 김해에서 여기까지 마중 나오게 하였다는
전설은 당당한 여성상을 떠올리게 했다.
허황옥과 수로왕이 나란히 넘었을 배필정 고개에 올랐다.
옛길은 희미해졌지만, 전설은 남았다.
■ 초록 세상을 탐하다
흥국사 뒤 신우대 밭 사이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른 배필정 고개에서 보배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오른다. 근교 산에서 흔히 보는 잡목이나 가시덤불은 없다.
산길이 깔끔하여 걷기 좋다. 물씬 풍기는 신록 향기도 걸음을 가볍게 한다.
밋밋한 소나무밭인 255봉을 지나니 흰 철쭉이 한 무더기 피었다.
5월에 핀다는 철쭉이 4월 중순에 벌써 피었으니 올해는 대체로 꽃이 빨리 핀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이 선명한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했다.
흥국사에서 계곡을 통해 보배산으로 오르는 길은 중간 지점의 외딴 농가 즈음에서
길이 희미해 헤매는 이가 많다고 한다.
능선길을 택했으니 그런 어려움은 피했다.
송전탑이 서 있다.
송전탑을 내느라 깎은 산허리에는 편백나무를 심어 놓았다.
송전탑을 지나자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고개를 한껏 숙여 걸을 수밖에 없다.
하트 모양의 잎 아래에 짙은 고동색 꽃이 피었다.
족두리풀꽃이다.
군데군데 진보라 각시붓꽃도 피었다.
귀한 노란 각시붓꽃도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꽃들이 많아 행복해진다.
진달래 나무 사이로 전망 바위가 우뚝하다.
바위에 서니 과학단지로 이어지는 능선이 비단결처럼 펼쳐진다.
산복숭아꽃은 뒤늦게 만개했고, 왕벚나무는 꽃잎을 다 떨궜다.
막 어린 잎을 달고 신록의 계절을 맞이하는 나무들이 겨우내 헐벗은 산을 치장하고 있다.
멀리 굴암산까지 초록의 비단이 이어지니 눈길이 가는 곳 어디나 푸르다.
가파른 길을 조금 더 올라 주 능선에 선다.
산꾼들이 신낙남정맥이라고 부르는 그 능선이다.
보배산까지는 한달음에 갈 수 있었다.
웬일인지 정상석이 깨져 있었다.
주변 나무에는 '새로운' 낙남정맥을 다녀간 산꾼들의 리본이 빼곡했다.
보배산 주능선에 오르기 직전에 있는 전망바위에 서면 굴암산과 불모산으로 이어진 신낙남정맥 산줄기가 장쾌하게 펼쳐진다. |
■ 소사나무 터널 속으로
보배산 정상에서 낙동강 하구 을숙도와 대마등, 진우도가 잘 보이고, 가덕도도 한눈에 보였다.
다만 산행을 한 날은 날씨가 흐려 조망이 썩 좋지는 않았다.
너더리 고개로 하산하기 위해 왔던 길을 잠시 되돌아간다.
흥국사에서 오른 주 능선 합류지점을 지나자 뿌리부터 가지를 한껏 키운 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다행히 야생에서 좋은 나무를 뽑아가는 못된 분재꾼의 손길에서 살아남아
자연에서의 활기찬 모습을 뽐내고 있다.
"분재는 씨앗을 받아 분에서 키워야 제대로 된 것이다"고 황계복 산행대장이 정의했다.
많은 산에서 낙락장송 등 희귀목이 어느 날 깜쪽 같이 사라져버리는 광경을
많이 목격한 산행대장의 안타까움이다.
터널을 이룬 소사나무는 독특한 풍경을 선사해주었다.
382봉을 지나자 갑자기 고도가 뚝 떨어진다.
두동고개다. 두동고개는 지금 그 존재 가치를 잃었다.
부산 쪽이 골프장으로 개발돼 가로막혔기에 그렇다.
다시 고도를 높인다.
321봉 주변은 바위여서 조망이 좋았다.
진해 두동이 한눈에 보인다.
326봉을 지나 여주 이씨 묘까지는 길이 평탄하다.
묘지를 지나면서 길은 왼쪽으로 크게 꺾는다.
평지인 데다 능선이 뚜렷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직진하는 등산로도 제법 선명하기 때문이다.
358봉에서 마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작별하고 너더리고개로 내려선다.
너더리고개는 주변에 너덜겅 지대가 있어 그렇게 불렀던 모양이다.
고갯마루에 서낭당 돌무더기가 있는 것으로 봐서 오래된 고개였다.
진해 사람들이 장유를 거쳐 김해로 갈 때 이 길을 사용했으리라.
너더리고개에서 지사동 쪽으로 방향을 바꾸자 산복숭나무꽃이 만개해 환영한다.
하산길은 임도를 쓰였던지 복원하기 위해 편백을 줄지어 심어 놓았다.
옛 너더리마을까지는 외길이다.
웅동터널 공사 현장을 지나 지사과학단지 버스 종점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사람 없는 마을에도 엄나무는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글·사진=이재희 기자 jaehee@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창원 보배산 '산행지도'
창원 보배산 '길잡이'
보배산은 부산 근교 산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다.
우선 사실상의 산행 기점인 강서구 지사동 흥국사로 가려면
지사동 부산과학산업단지(지사과학단지)로 가는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에서는 55번 버스를 타면 된다.
지사과학단지 입구로 들어서면 명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길을 건너면 산행 초입인 흥국사 입구 표지판이 잘 보인다.
하단역에서 지사과학단지로 가는 12번 마을버스도 있다.
오전 5시 50분 첫차가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9시 30분이다.
배차 간격은 33분이다.
구포 방면에서 보배산 산행을 하려는 사람은 구포시장에서 출발하는 7-2번 마을버스를 타면된다.
이 버스는 구포역과 북구청, 부산도시철도 대저역 등을 거친다.
산행 들머리인 흥국사 입구엔 각종 공사가 한창이다.
레미콘 공장 갈림길까지는 대형 차량 통행에 주의해야 한다.
날머리에도 웅동터널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자가용을 가지고 갈 수도 있다.
흥국사 입구 주변 공터에 주차하고, 산행 날머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차량 회수를 할 수 있다.
명동 버스정류장에서 흥국사까지는 걸어서도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명월산' 흥국사는 유서 깊은 절로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 때 창건했다고 한다.
아유타국에서 온 허황옥을 수로왕이 이곳에서 만나 첫날밤을 보냈다는 전설이 있다.
지금도 경내에는 '가락국 태조왕 영후 유허비'란 비석이 있다.
흥국사는 조선 시대에는 명월사로 불렀는데 '명월'은 허황후를 칭송하는 의미라고 한다.
흔히 보배산을 명월산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명월산은 흥국사 바로 뒷산을 지칭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이 절 극락전에는 불상 좌우에 뱀이 조각된 '명월사 사왕석'이라는 석불좌상이 있는데
불상과 뱀(코브라)이 함께 조각돼 있어 인도 아유타국에서 온 허황후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유물로 보고 있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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