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은 고등어·갈치 70% 이상 '못 먹는 고기'
최근 연근해에서 잡혀 올라오는 고등어와 갈치 10마리 중 7~8마리는 너무 작아 사람이 못 먹는,
사료용인 것으로 드러나 어린 물고기 남획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최근에는 잡아온 갈치 80% 이상이 씨알이 너무 작아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을 거부하고 돌려보낸 사례도 있었다.
200g 미만 작은 고등어 비중
갈수록 늘어 올해 역대 최고
대부분 사료용에 하품도 많아
어린 생선 무분별 남획 탓
정부 대책 마련 목소리 높아
23일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올해 위판된 고등어 중 200g 미만의 작은 고등어를 일컫는 속칭 '콩갈고'는 총 1만 3천979t으로 전체 고등어 위판 물량의 77%를 차지했다.
몇 년 새 사료용으로 보급되는 새끼 고등어의 어획 비중은 크게 증가해 2011년의 경우 물량의 45%,
2012년 44%, 2013년 48%이던 것이 2014년에는 74%로 껑충 뛰어 지난해에도 65%, 올해도 현재(14일 기준)까지 77% 비중을 이어가고 있다.
콩갈고보다 한 단계 높은 고등어 하품의 비율까지 합치면 93%가 작은 고기들이다.
반면 무게 450~500g짜리 상품 고등어의 비중은 올해 2% 등 지난 6년 새 1~3%에 불과했다.
또 다른 '국민생선' 갈치도 사정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 갈치 3천960t 중 풀치(새끼 갈치)의 비중은 74%(2천945t)나 됐다.
최근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본사 부일해양CEO아카데미 강연에서 "소나무가 죽기 전 솔방울이 많이 생기는 것처럼, 조기도 자원이 확 줄어들기 전 조그마한 고기가 알을 뱄는데 지금 고등어들이 그렇다"며
이 같은 어자원 고갈에 대한 현장의 위기감을 전달했다.
귀한 새끼들이 잡혀 왔지만 정작 가격 면에서는 그만한 대접을 받지도 못한다.
올해 200g 미만 고등어 물량은 전체 고등어의 77%를 차지했지만
가격으로는 전체 위판액에 비해 44%밖에 되지 못했다.
식탁에도 오르지 못하고 고기밥이 되고 마는 200g 미만 새끼 고등어는 ㎏당 922원으로 아주 헐값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어린 고기 남획이 '임계점'을 넘어선 만큼 업계의 자정 노력과 함께
금어기 확대와 이에 따른 정부의 지원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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