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쏟은 북구 피아노거리 누더기됐다
강화콘크리트 보도 파손 잦아…미관 해치고 행인들 부상 위험
- 상권 활성화·공연유치 '공염불'
- 구, 보수에 1억5000만 원 투입
13일 오후 부산 북구 피아노거리.
구남굴다리부터 삼성서비스센터 인근까지 길이 380m 길은 누더기로 변했다.
인도 곳곳에는 균열이 생겼다.
일부 구간은 아스팔트가 떨어져 나갔고, 인도가 움푹 파여 있는 곳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부산 북구 구포동 일명 피아노거리가 13일 누더기 도로가 된 채로 방치돼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 |
인근 악기점에서 일하는 박모 씨는 "도로가 파손돼 대형악기를 옮기다가 실수하면 상처를 입는다"고 말했다.
북구는 오는 8월 구포 피아노거리 보도 정비 개선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피아노거리의 길을 모두 뜯어내고, 아스콘으로 포장한다.
구비 1억5000만 원을 투입한다.
구포역 주변 보도 타일도 함께 보수한다.
피아노거리는 2012년 완공됐다.
북구는 2011년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피아노거리 조성에 나섰다.
국·시비 합해 6억1500만 원이 들어갔다.
당시 구포역 인근에 피아노 상점 10여 곳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구는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자 길을 조성했다.
대형 악기를 옮기기 쉽도록 강화 콘크리트를 사용해 보도를 포장했다.
반년도 지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6억 원을 넘게 들인 보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구는 시공사에 도로 보수를 요청해 2013년과 2014년 두 번에 걸쳐 다시 정비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구는 아직 피아노거리의 균열 원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당시 시공사 측은 봄을 맞아 콘크리트에 스며든 물이 팽창하면서 도로에 금이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는 무거운 대형악기가 자주 이동하는 데 따른 파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근 구포역 열차 운행으로 인한 지반 떨림으로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북구 최병환 도시관리과장은 "조성할 때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얇게 공사한 것이 화근인 것 같다"며
"콘크리트를 모두 뜯어내고 튼튼한 아스콘으로 포장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아노를 옮기기 좋도록 만든 곳이 피아노 때문에 파손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 기차역 인근 길을 조성하면서 열차 운행으로 인한 영향을 무시했다는 것은 작업 책임을 진 지자체의
업무 태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피아노거리 조성 당시 인근에 음악연습실을 만들고 거리공연을 유치하려는 계획 역시 공염불에 그쳤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애초에 잘못된 계획으로 1억5000만 원의 혈세를 낭비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김준용 기자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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