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공생하는 방법 고민할 때]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 아니다

금산금산 2016. 6. 11. 18:57

[공생하는 방법 고민할 때]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 아니다





▲ 부산 광안리 앞바다에 추진되는 해상 케이블카 조감도.




부산 광안리 앞바다에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 추진된다고 한다.

지난달 18일 부산의 한 업체가 부산시에 이 해상 관광 케이블카 조성 사업을 제안했다.

이 케이블카 사업은 해운대 동백섬에서 광안리 앞바다를 지나 남구 용호동 이기대를 잇게 되는데,

해상구간만 4.2㎞에 달한다.

관광객은 이 케이블카를 타고 광안대교와 광안리해수욕장, 동백섬 일대 부산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35인승 80기가 운행되는 이 케이블카는 광안대교에서 바다 쪽으로 510~776m 떨어진 곳에 지어질 계획이며,

케이블카 연결을 위해 바다 위 70~100m 높이의 대형 기둥 3개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남구청은 용호동 옛 남부하수처리장 증축부지, 일명 이기대 섶자리 일대에 대규모 관광호텔과

게스트하우스, 회센터 등이 들어서는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라 한다.

이 개발사업으로 사람들은 부산에 관광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경제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와 부산녹색연합 등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광안리와 광안대교의 조망을 해치며, 지주의 높이가 100m인 케이블카의 안정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3개의 대형 기둥이 조류의 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한다.  



해상 케이블카 조성 사업  
자연 훼손 최소화 노력해야
 



이 해상 케이블카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해상 케이블카에 탄 사람들은 편하게 자연을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길은 수많은 갈매기가 지나가는 길목이며, 케이블카의 대형 기둥이 세워질 바다는 많은 물고기의 서식처이다.

우리는 더 깊게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다.

광안리와 해운대, 이기대의 아름다운 자연은 인간만 누릴 수 있는 것일까.

다음 세대에 이 자연을 어떻게 물려주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생물학자 최재천은 '호모 심비우스'라는 책에서 '두 동굴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류가 문명을 시작하기 이전에는 씨족끼리 동굴에 모여 살았다.

어떤 한 동굴에서 할머니는 아이들이 동굴 안에 똥을 누지 못하게 했다.

아이가 똥을 누러 동굴 밖으로 나갔다가 야생동물에게 잡혀가는 일도 있었지만, 원칙을 지켰다.

그리고 매주 가족을 동원해 동굴을 청소하고 동굴을 지속적으로 쓸 수 있도록 관리했다.

다른 한 동굴에서는 가족들이 동굴 안에서 똥을 누고 청소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더는 동굴이 오염돼 쓸 수 없게 되면 그 가족은 다른 동굴을 찾아 이사했다.

 두 가족 중 어떤 가족이 인류와 닮았을까. 최재천은 두 번째 동굴이라고 말한다.

인류는 언제나 자연을 있는 대로 모두 착취하고 다 써버리면 이사를 가버리는 방식을 택했고,

인간의 진화와 역사의 진보도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사 갈 동굴이 무한히 있다면 그렇게 살아도 문제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에게 남은 동굴이라곤 이 지구라는 하나의 동굴뿐이다.

생물은 더불어 살며 협력과 공생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개미와 벌처럼 사회성이 뛰어나 다른 생물과 서로 돕고 사는 곤충도, 생물을 이루고 있는 단위인 세포도 공생의 결과로 진화한 생물이다.

다세포생물의 몸을 이루는 세포소기관은 독립적인 박테리아들이 다른 박테리아 속으로 들어가서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지금의 세포로 진화했다.

이를 밝힌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는 생명의 진화는 다양한 종들이 얽히고설키며 자라 나가는 '덩굴' 모양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도 부산의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지, 함께 살아갈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정다은
 
 
인디고서원 어린이교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