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북항에 '부산 역사 입힌' 8개 다리 선다

금산금산 2016. 6. 28. 22:07

북항에 '부산 역사 입힌' 8개 다리 선다







▲ 북항재개발지역에 부산의 역사를 담은 교량 8개가 세워진다. 부산항에서 처음 출항한 화물선과 역사가 서린 1, 2부두를 소재로 한 '출항의 기억'은 차도교이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국제 해양 관광 거점이자 친환경 워터프런트가 될 북항재개발지역에 부산 역사를 담는 교량 8개가 설치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우리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북항에 부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차도교(차량이 통행하는 다리) 3개와 보행교 5개 등 모두 8개의 다리를 세우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BPA, 연결교량 설계 보고회
차도교 3개, 보행교 5개 설치
개항서 미래까지 근현대사 망라
2019년까지 모두 완공 계획
 


올해로 개항 140주년이 된 부산 북항은 우리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1876년 개항 이후 일제가 수탈을 목적으로 근대식 부두를 만들었고, 강제로 끌려간 징용자들이

그곳으로 해방의 기쁨을 안고 귀국했다.

 6·25전쟁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고, 60년대 이후에는 수출입 관문으로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견인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다리가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루면서 명품 조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교량마다 스토리텔링을 입혀 서로가 조화를 이루면서도

개성 넘치는 특색을 담아 북항의 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16일 북항재개발사업 지구 내 연결교량 경관설계 보고회를 갖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항만공사가 구상 중인 다리 건설 계획안을 보면 원도심에서 재개발지역으로 진입하는 곳에는

'북항의 흔적'을 주제로 차도교(차량이 통행하는 다리)와 보행자 전용다리 1개씩이 세워진다.



화물을 싣고 내리는 크레인을 형상화한 '물류산업의 기억'은 보행자 전용다리의 디자인이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이곳은 부산항에 가장 먼저 건설된 1부두와 2부두가 있는 장소이다.

차도교는 1952년 부산항에서 최초로 출항한 국적 화물선인 '고려호'나 1909년 일제가 북항을 건설하려고

바다를 매립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영선산(일명 쌍산)을 소재로 삼아 디자인했다.



부산 특유의 산복도로 풍경을 재해석한 '산복고갯길'은 보행자 전용다리의 디자인이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1부두와 2부두가 있던 장소를 연결하는 보행자전용 다리는 선박에 화물을 싣고 내리는

갠트리크레인이나 하버크레인을 닮은 형태로 짓는 안을 마련했다. 



뒤로는 부산의 원도심인 중구 중앙동과 동구 초량동, 앞으로는 북항재개발지역의 수변공원과 맞닿은

 IT·영상·전시지구에 들어설 차도교 1개와 보행자 전용 다리 2개는 역동감 있는 부산의 현재 모습을 담기로 했다.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해안 풍경을 형상화한 곡선 실루엣의 '열린풍경길'은 보행자 전용다리의 디자인이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재개발지역의 중심인 해양문화지구로 진입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차도교에는

'환영'의 의미를 담은 열주(줄을 지어 늘어선 기둥들)나 물결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마련됐다.

상업공간인 복합도심지구를 연결하는 보행자 다리는 6·25전쟁 피란민들이 고단한 삶을 꾸렸던 현장이자

지금은 관광명소가 된 산복도로 고갯길을 소재로 디자인했다.

해양문화지구와 국제여객터미널 사이의 공원 지역에 세워질 차도교 1개와 보행자 다리 2개는

부산의 미래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짓기로 했다. 

차도교는 비상하는 갈매기의 날개를, 보행자 다리는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해안풍경과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형상화한다는 게 항만공사의 구상이다. 



부산항만공사 정현돈 재개발사업단장은 "단순한 교량 역할을 넘어 역사와 부산의 정서를 스토리텔링화한 '교감의 다리'를 건설해 북항의 명물로 만들겠다""부산시의 경관심의를 거쳐 디자인이 확정되면 올해 중에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2019년 재개발구역 1차 구간 준공 전에 다리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진 기자 jin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