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관리청 막무가내 공사, '맥도생태공원' 훼손

국토관리청 막무가내 공사, 맥도생태공원 훼손

▲ 맥도생태공원 수변부 1.1㎞ 구간에서 진행하던 낙동강 대저지구 저수호안공사 현장. 공사는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를 받지 않아 현재 중단된 상태다. 장병진 기자

낙동강하류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179호)인 맥도생태공원 수변부의 침식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커다란 바위가 낙동강변에 깔렸다. 
 
사실상 시멘트를 바르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부산국토관리청은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 허가도 안 받고
철새도래지·어류 산란지
수변부 1.1㎞ 구간에
"침식 방지" 대형 바위 깔아

 
부산국토관리청은 지난 3월부터 오는 9월까지 부산 강서구 맥도생태공원 일대 수변부 1.1㎞ 구간을 정비하는

'낙동강 대저지구 저수호안정비공사'를 예산 4억 원을 들여 하고 있다.

저수호안정비공사는 수변부에 자연석을 놓아 침식을 막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돌이 깔린 너비는 1.6m다. 

수변부에 큰 돌을 놓는 것은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환경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수변부는 육지와 구분되는 공간으로 갈대와 잡풀이 자라 철새들의 주요 은신처가 되고, 어류들의 산란 장소이기도 하다"며 "큰 돌을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시멘트를 바르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수변부로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철새 서식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함에도

부산국토관리청은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도 받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관계자는 "사업에 대한 질의나 협조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강서구청과 협의해 훼손 상황을 파악하고 행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전문가와 현장을 방문해 철새도래지에 영향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원상복구명령을 내린다.

이와 별도로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부산국토관리청 진영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수변부가 유속, 파고 등으로 인해 훼손이 심해져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한 사업"이라며 "행정적 착오로 인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았고 문화재청, 강서구청과 협의해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본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지난 20일 오후부터 중지된 상태다.

 장병진 기자 joy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