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동래' 시원해지고, '해운대' 더워졌다!

금산금산 2016. 8. 6. 17:07

동래 시원해지고, 해운대 더워졌다





해풍 막힌 남구·해운대 열섬 30~60% 증가






                                           





부산의 연안 개발이 심화되면서 남구와 해운대구의 열섬(Heat island·도시의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분지 지형 탓에 그동안 부산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더운 지역으로 분류됐던 동래구는 열섬이 완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대 도시기후연구실 김유근 교수와 김현수 박사 등이 참여한 '부산지역의 도시열섬 구조 변화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00년 부산진구와 동래구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고온지역이 2010년 남구와 해운대구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제시한 연평균 기온 분포 변화 지도를 보면 특히 남구 대연동과 해운대구 우동의 기온 상승이 뚜렷해 지도의 빨간색이 확연하게 짙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풍 막힌 남구·해운대구  
열섬 빈도 30~60% 증가  
기온도 '동고서저' 심화 




2000년의 남고북저형이었던 기온 배치는 2010년 동고서저형으로 변화됐다.

동부산의 열섬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동래구는 상대적으로 고온지역의 중심에서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박사는 "최근 해운대, 수영, 남구처럼 연안지역의 개발이 심화되고 인구 이동도 많아지면서 오히려 내륙에 비해 열적으로 더 취약한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풍의 영향으로 과거 냉섬(Cool island·도심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게 나타나는 지역) 효과를 누렸던

연안지역의 장점은 개발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도심과 시골 간 기온 차가 5도 이상 나타나는 '강한 열섬'의 발생 빈도가 동래구는 10년 사이 60~70%가량 감소한 반면, 남구는 30~6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구의 새벽, 야간시간대 열섬 발생 횟수가 크게 증가했다. 

김 박사는 "최근 연안지역에 수십 층에 달하는 고층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해풍을 막아 도시의 바람길이 막히고 있다""동부산의 경우 지속적인 개발이 예상되고, 교통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열섬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열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인공 시설물·인구·차량 증가 △콘크리트로 덮인 면적의 증가

△에어컨 실외기를 비롯한 인공열 방출 등이 있다.

연구팀이 2003~2007년 토지이용(주택·상공업·공공시설 등) 비율을 비교한 결과 동래구는 17.1%가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남구는 6.2%가 증가했다.

또 2000~2010년 동래구 내성교차로의 교통량은 14.0% 감소한 반면, 남구 대연교차로의 교통량은 부산 전역에서 가장 큰 폭(78.5%)으로 증가했다. 

동래구의 경우 온천천 유량 증가로 인한 온도 저감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곳은 2005년부터 하루 3만~4만 5000t의 낙동강 물을 끌어오고 있다.

김유근 교수는 "열섬 완화를 위해서라도 복개된 하천의 복원, 녹지 증가 등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