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담-마을 프로젝트
대출·전세대란 말고 청년들의 '집 이야기'
'전세 대란이나 내 집 마련이란 구호 외에 집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을까.
독립을 원하는 대부분 청년이 얻을 수 있는 집은 보증금이 없는 대신 창문도 없는 고
시텔이거나 손바닥만 한 원룸이 전부인데….
집의 다양함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은 곧 삶의 다양함이니까!'
'지붕-담-마을'프로젝트를 이끄는 네 청년. 왼쪽부터 장예지 오민욱 김현지 정엄지 씨. |
정엄지(23) 씨가 '지붕-담-마을'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하며 품었던 생각이다.
부산시·부산문화재단의 2016 청년문화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난달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10월까지 청년들의 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낼 계획이다.
'지붕-담-마을'을 이끄는 정엄지, 김현지(24) 장예지(22) 오민욱(32) 씨를
최근 부산 북구 덕천동에 있는 정 씨의 집에서 만났다.
정 씨는 "집을 매개로 삶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 청년의 외침을 들으려 한다"며
"내가 겪은 것이 결국 청년 전반의 문제고 '청년 담론'에 가까이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4층짜리 신축빌라인 정 씨의 집이 이 프로젝트를 구상한 계기다.
태어날 때부터 살았던 오래된 단독주택을 안전상의 이유로 지난해 말 재건축하게 됐다.
다큐멘터리영화 조감독으로 일하는 정 씨는 지난해 12월 23일 집이 무너지던 순간을 카메라에 담으며 생각했다. '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하고 싶다.'
평소 집에 관심이 많던 청년문화 기획자 김현지 씨, 동아대 건축학과에 다니는 장예지 씨,
다큐멘터리 감독 오민욱 씨와 의기투합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록', '소통', '행동'의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기록은 개인의 주거사를 심층인터뷰하고 집과 마을을 영상 촬영한 뒤 이를 바탕으로
단편 영상물 '월간 집'을 제작해 매달 15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는 것이다.
소통은 청년이 직접 해설사가 돼 자신이 사는 집과 동네를 소개하는 '집회', 주거에 대한 연구자·활동가 등과
대화하는 '집담회' 등 교류의 장을 여는 것을 말한다.
행동은 흙이 있는 빈 땅에 집을 짓는 1박 2일 캠프를 열고, 프로젝트 기록집과 사진 전시도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10여 명의 청년이 김현지 씨의 집에 모여 첫 번째 집회를 했다.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지붕-담-마을 프로젝트 페이스북(facebook.com/earthflowin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년대변인논평="집이란 누구랑 같이 사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사람과 어떻게 관계 맺는지요. 세대·성별 간 심화되는 갈등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합니다. 타인에게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닐까."(정엄지)
박지현 기자 an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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