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곳이 공원이라고? 잡초·쓰레기로 뒤덮인 김해 낙동강변 둔치공원
한림·생림·상동 등지 6.07㎢, 도심과 멀어 이용자 거의 없어
- 운동시설 녹슬고 조경수 고사
- 지자체 관리소홀로 애물 전락
'4대강 사업' 당시 함께 조성된 경남 김해지역 낙동강변 둔치 공원들이 관리 부실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정부가 지자체에 관리를 떠맡겼지만, 정부의 관리비 지원액이 대폭 줄어들었고, 이를 이유로
담당 지자체가 둔치 공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 김해시 상동면 화현강변공원의 산책로 주변 소나무들이 덩굴로 뒤덮여 있다. 박동필 기자 |
15일 오전 낙동강변인 김해시 한림면 술뫼생태공원.
각종 행사를 열 수 있는 다목적구장을 조금 벗어나자 어른 키 높이보다 웃자란 잡초가 우거져 있어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바로 옆 간이화장실 인근에는 비닐봉투에 담은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보다 남쪽에 있는 생림면 딴섬생태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주차장에는 잡풀이 우거져 있고 마을과 멀리 떨어진 탓에 찾는 이가 거의 없어 운동시설과 그늘막 등은
곳곳에 녹이 슬어 있었다.
상동면 달무리수변공원에서는 높이 3~5m의 소나무 10여 그루가 말라죽은 채 방치돼 있었다.
인근 상동면 화현강변공원 내 화장실은 수도꼭지가 고장 나 물이 나오지 않았다.
산책로 주변은 잡초를 제거하지 않은 탓에 해당화 등 심어놓은 화초는 잡초더미와 뒤섞여 있었고, 소나무 수십여 그루는 덩굴에 휘감긴 채 생육이 극히 부진한 상태였다.
이처럼 김해 한림·생림·상동·대동면 등지 낙동강변 6.07㎢ 둔치 공원은 사실상 방치된 채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산책로 총연장 35.5㎞, 축구장과 야구장 등 체육시설 21곳, 화장실 14곳, 그늘막 60곳 등이 있다. 낙동강변 둔치 공원들이 애물단지가 된 것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마친 후 2013년부터 각 지자체에 관리를
맡겼지만, 이에 따른 국고지원금이 해마다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부산국토관리청은 둔치 공원 관리비 명목으로 2014년 김해시에 20억3100만 원을 지원했으나, 지난해 8억1000만원, 올해에는 4억6400만원으로 액수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김해시는 둔치 공원·시설을 관리하는 기간제 근로자를 지난해 40명에서 올해에는 10명으로 대폭 줄였다.
그 결과 1~2년 전만 해도 둔치 공원 대부분의 잡초를 베어낼 정도였지만, 이젠 야구장 축구장 등 주변 잡초만
제거하는 데 그치고 있다.
게다가 이들 둔치 공원은 김해 도심과 20㎞나 떨어져 있어 이용률이 극히 낮은 실정이다.
대동면 대동생태체육공원 주변 마을에 사는 김모(43) 씨는 "둔치 공원에는 나무 그늘도 없어 여름에는
찾는 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관리예산을 늘려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이다. 빠듯한 시 재정 여건에 시비를 투입하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박동필 기자 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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