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천성산’

금산금산 2016. 10. 28. 10:21

양산 '천성산'





주옥같은 숨은 산길로 새 봄맞이 `워밍업`

신기리고분으로 이어지는 하산길

고향 뒷동산 오솔길 연상돼 감탄

금정산 영남알프스 동해도 한눈에







평상시엔 뜸하다 특정 시기가 되면 산꾼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산이 있다.

여름 계곡산행으로 유명한 구만산, 진달래 동산 천주산 비음산, 눈꽃 천국 태백산 등이 대표적 예다.

시기와 상관 없이 독특한 매력으로 산꾼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산도 있다.

간월산의 공룡능선이나 거제 망산의 환상적인 조망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럼, 양산 천성산은 어느 범주에 속할까.

기자는 아마도 천성산을 모든 것을 갖춘,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다재다능한 재주꾼으로 부르고 싶다.

우선 계곡.

내원사 계곡은 부울경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 일명 소금강으로 불린다. 반

대편 무지개 폭포가 걸려 있는 어영골 또한 지명도에선 뒤지지만 경관 면에서 손색이 없다.

공룡능선도 빼놓을 수 없다.

간월 공룡이나 신불 공룡에 비해 기암절벽이 훨씬 험난한 데다

규모 또한 한 수 위라 세 공룡능선 중 가장 많은 산꾼들로 넘쳐난다.

화엄벌의 철쭉과 억새 또한 봄 가을에 각각 산꾼들을 끌어 모은다.

화엄벌은 1999년 고산습지라는 사실이 밝혀져

2002년 환경부로부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의미있는 곳이기도 하다.

원효대사가 1000명의 당나라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파, 모두 성인으로 이끌었다는 설화가 서린

천성산(千聖山)에는 원효가 창건한 천년고찰 내원사 원효암 미타암 등 20개 가까운 암자들이

불국토를 이루고 있어 기도를 겸한 산꾼들의 발걸음이 사시사철 이어진다.

산행팀은 천성산의 숨은 매력을 이참에 하나 더 추가하려 한다.

주옥같은 숨은 산길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산의 대부분을 훑었다고 자부하는 산행팀도 하산길에 처음 밟아본 이 등로는

고향 뒷동산 오솔길이 떠오르는 마냥 걷고 싶은 호젓한 산길이다.

천성산에서 낙동정맥길인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산길 대신 양산 신기리 고분군으로 연결되는

이 부드러운 오솔길은 저 만치 다가운 새 봄을 맞아 워밍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은수고개에 앞서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면서도 위엄있는 천성산의 산세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정면 가장 높은 지점이 군부대가 주둔한 주봉이며 사진 상으로 보이지 않지만 주봉 좌측으로 금정산, 우측으로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에 뚜렷하게 확인된다.




산행은 웅상읍 소주리 천성리버타운(옛 장백아파트) 앞 버스정류장~백동마을~돌마루(식당)~미타암 주차장~미타암~임도~은수고개~천성산 정상(922m·군부대) 앞 갈림길~철조망길~군작전도로~원효암 갈림길~720봉~작전도로~옛 공군부대~철조망길~578봉(두 번째 벤치 앞 갈림길)~성황산(331m·신기산성(비석))~성황사~신기리고분군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갈림길이 많아 길찾기에 유의해야 한다.



천성리버타운 앞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길을 건너 왼쪽 모퉁이에 위치한

'리버호프'를 끼고 우측 포장로를 따라 간다.

백동마을을 거쳐 '돌마루'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20분쯤 가면

'돌마루' 주차장을 지나 옥청정사(미타암)·원적암 갈림길.

옥청정사 쪽으로 80m쯤 오르면 우측에 '미타암 등산로'로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본격 들머리다.

솔가리가 부드러운 송림길이다.

20분 뒤 미타암 주차장.

막걸리 등을 파는 포장마차가 눈에 띈다.

여기서 미타암까지는 700m로 대략 20분.

미타암은 국내 몇 안되는 관음기도도량 중 하나로 동해바다와 대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동굴 안에 모셔진 보물 제998호 아미타불입상은 빠뜨리지 말자.


이어지는 등산로는 절 입구에서 왼쪽 방향.

산죽길을 지나면 너른 터로, 정면의 807봉 안부다.

직진한다.

철쭉 자생보호지역을 지나면 임도. 가로질러 산으로 오른다.

이정표로는 '천성산·화엄벌' 방향이다.

잇단 갈림길에선 한 번은 우로, 다음엔 왼쪽 은수고개 방향으로 간다.

곧 천성산 주봉이 보이는 기가 막힌 전망대에 선다.

넉넉하면서도 위엄있는 산세를 실감할 수 있다.

주봉 왼쪽으로 금정산 철마산 장산, 오른쪽으로 저 멀리 영축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펼쳐진다.

화엄벌은 정면 주능선 뒤쪽에 위치해 있다.

5분 뒤 은수고개. 삼거리다.

오른쪽은 내원사·천성산2봉. 산행팀은 왼쪽 주봉(이정표엔 1봉)으로 간다.

이때부터 영축산 정족산 쪽에서 내려오는 낙동정맥길이다.

억새 오름길이다.

한 굽이 오르면 편평한 억새길이 기다린다.

좌우엔 산의 물결이 출렁인다.

곧 정상 앞 갈림길.

'화엄늪 습지보호구역' 안내판이 서 있다.

우측은 홍룡사, 산행팀은 좌측 원효암 방향으로 간다.

알다시피 천성산 정상은 공군부대로 일반인 출입금지구역.

또한 지뢰 매설지역이라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다.

   

내리막길이다.

곧 갈림길.

왼쪽 무지개 폭포 대신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군작전도로. 포장로다.

7분 뒤 전봇대(제2가압장)를 지나자마자 곡각지에서 다시 숲으로 향한다. 3분 뒤 원효암 갈림길. 원효암은 우측으로 5분,

좌측으로 내려서면 주차장.

정면 큰 소나무쪽으로 올라선다.

이내 작전도로.

여기서 150m쯤 뒤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20m쯤 뒤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오른다.

뒤돌아보면 원효암과 방금 지나온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곧 720봉이자 갈림길.

정면으로 대운산 시명산 등 기장 쪽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왼쪽은 덕계, 산행팀은 오른쪽 낙동정맥길로 내려선다.

다시 작전도로.

6분쯤 가면 옛 공군부대.

볼록거울을 지나자마자 왼쪽 산길로 내려선다.

30분쯤 철조망을 따라간다.

이후부턴 보석같은 산길이 이어진다.

쉬어가라고 벤치도 놓여 있다.

두 번째 벤치 앞에서 갈림길.

길찾기에 유의할 지점이다.

좌측은 다람쥐캠프·금정산·낙동정맥. 산행팀은 우측 신기산성 방향으로 간다.

예상치 못한 주옥같은 산길이라 동행한 산꾼들은 이구동성으로 감탄해 마지 않는다.

마치 산속 암자 주변 스님들의 산책로를 연상시키듯 굴곡이 가미된 아주 부드러운 길이다.

1시간쯤 뒤 '천성산'이라 적힌 이정표 앞 갈림길.

산행팀은 신기산성을 거쳐 신기리고분으로 하산하기 위해 우측으로 올라선다.

한 굽이 올라서면 이내 331봉인 정상. 성황산이다.

정상석 대신 '신기리산성'이란 비석이 서 있다.

숲 사이로 양산천과 양산종합경기장 등 양산시내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산행 막바지.

2분 뒤 성황사(城隍祠).

바로 앞에는 '양산 신기리산성' 안내판이 서 있다.

이에 따르면 신기리산성을 성황산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산길로만 걸으면 성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다시 갈림길.

성인 키 정도의 스테인리스 야등(夜燈)이 서 있다.

왼쪽은 양산대 및 해강아파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10분 뒤의 갈림길에서도 우측으로 간다.

여기서 12분 뒤 날머리인 신기리고분군에 닿는다.

무덤이 그렇듯 황량함 속에 늘푸른 소나무 몇 그루만이 객을 맞는다.





# 떠나기전에

- 산행 도중 문화재 관람은 덤

   
사적 제 94호 신기리고분군.

이번 산행에선 적지 않은 문화재도 관람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산행 초반에 만나는 미타암은 운문사 사리암 등과 함께

기도 효험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은 신라 문성왕비가 100일 기도 후 몸이 나아

특히 몸이 아픈 사람이 많이 찾는다.

인공을 가미한 듯한 자연석굴 안에 안치된 보물 제 998호 아미타불입상은 불상 양식과 수법 면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원효암은 원효암 갈림길에서 5분 정도 임도로 올라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반드시 찾아보자.

우선 차고 앉은 터가 절묘하다.

관음바위 거북바위 호법신장바위 천광약사여래바위 등이 병풍처럼 감싸안고 있으며

남으로 금정산 고당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법당 왼쪽 측면 석벽에는 마애아미타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산행 말미의 성황사는 왕건이 고려를 세울 때 적극 도운 양산호족 김인훈의 사당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학계의 고증을 받지 못했다.

날머리의 신기리고분군은 얕은 계곡의 건너편에 위치한

북정동고분군(사적 제 93호)과 함께 양산을 대표하는 초기 삼국시대의 주요한 고분.

특히 북정동고분군 부부총에선 금동관 등 국보급 유물 800여 점이 출토돼 현재 일본 도쿄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양산시민단체들이 범시민 환수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 교통편

- 노포동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버스 이용

지하철 1호선 종점 노포동역 1번 출구로 나와 노포동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247번 좌석버스를 타고

양산 웅상읍 소주리 천성리버타운(옛 장백아파트) 앞에서 내린다.

 기존 2000 2200번 버스는 오늘부터 노선이 폐지된다.

날머리 신기리고분군에서 직진, '가을농산' 앞에서 우측으로 간다.

'메트로마트'를 지나 편의점인 '미니스탑'에서 32, 32-1, 128번 등을 타고 양산터미널에서 내린다.

부산행 버스는 10~15분마다 출발하며 막차는 밤 10시30분.

롯데백화점 동래점 앞이 종점이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









양산 '천성산'




은빛 억새 춤사위에 화엄벌은 '야단' 원효봉은 '법석'







- '가을놀이' 제격, 18㎞ 산행 코스

- 크고 작은 칼날바위 험준한 능선
- 화엄벌 황홀한 억새물결 눈부셔
- 천성산 허파 광대한 화엄늪 장관

- 등·하산길 여러 갈래 나뉘어져
- 이정표·본지 리본 반드시 확인을



환절기의 산만큼 빼어난 변검술사가 또 있을까?

기나긴 여름 숲을 빠져나와 능선에 오르니 거짓말처럼 서늘한 가을이 펼쳐졌다.

바림하듯 엷은 구름을 드리운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인 드넓은 억새 고원은

바람의 쟁기질을 따라 골 깊은 은빛 물결을 토해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천성산(千聖山) 화엄벌의 풍경이다.

지난 1일 찾은 화엄벌은 '깨달음의 바다'였다.

어른 키를 덮을 정도로 높이 자란 억새들이 폭염의 번뇌를 씻은 듯 털어내고

무애의 자유를 노래하며 일렁이고 있었다.



   
경남 양산시 화북면의 천성산 화엄벌. 광활한 억새밭에서 펼쳐지는 은빛 물결은 단풍과 함께 가을의 최고 절경으로 꼽힌다.

'천성의 전설'은 단지

전설로만 남은 게 아니었다.

1300여 년 전 벌어졌던 야단법석(野壇法席)이 재연되고 있었다.

천성산의 최고봉인 원효봉(920.7m)은 법석, 그 주위의 화엄벌은 야단.

화엄벌에서 원효대사(元曉大師·617∼686)의 화엄경 설법을 듣고

득도했다는 중국 당나라 승려 1000명이 억새로 환생해 대사가 불렀던

'무애가'를 합창하는 듯했다.

억새 바람 하늘 구름 등 만물은 하나였다.

하나가 모두이고, 모두가 하나인 화엄세상이었다.

찰나의 깨달음은 화엄벌과 포갠 하늘의 영원으로 승화됐고,

과거와 미래는 현재의 깨달음에서 서로 스며들고 넘나들었다.


이번 주 산행은 '가을맞이'가 아닌 '가을 놀이'다.

지난달 25일 금정산 장군봉에 올랐을 때 어른 허리쯤 자라 가을을 예고했던 억새(본지 26일 자 20면 보도)는

2주 지난 사이 가을 문턱을 성큼 넘어서 있었다.

산행은 양산시 평산동 내연경로회관 앞에서 시작해 원효봉에 오른 뒤 원효암과 무지개폭포를 거쳐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총길이는 약 18㎞로 6시간30분가량 걸린다.

등·하산 과정에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본지가 소개하는 코스와 다른 곳으로 빠져들 수 있으니

반드시 본지 리본과 이정표를 확인해야 한다.

   
천성산 제2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내연경로회관 맞은편 천성산 등산로 입구로 들어선다.

100m쯤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오른다.

10분가량 후 체육시설에서 오른쪽 길로 5분쯤 더 가면

약수터 사거리에 이른다.

사거리에서 가운데 능선길을 탄다.

15분가량 등산하면 등잔산 정상(479m)이다.

이어 10분쯤 하산하면 만나는 갈림길에서 천성산 2봉 쪽으로 오른다.

50분가량 후 임도에서도 천성산 2봉 쪽으로 계속 나아간다.

크고 작은 바위가 칼날처럼 솟은 험준한 능선이 이어진다.

30분쯤 후 사거리(767m)에서 천성산 1봉 쪽으로 방향을 튼다.

산비탈과 길섶에는 군데군데 작은 밭을 이룬 억새들이 산행팀을 환영하듯 흰머리를 흔들어 댄다.

10분가량 후 평산임도 사거리에서 은수고개 쪽으로 걷는다.

10분쯤 지나 삼거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15분가량 하산하면 은수고개다.

여기서부터 능선으로 난 300m가량의 오르막길이 마지막 고비다.

이 구간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면 드넓은 화엄벌이 열린다.

옆으론 앞서 지나왔던 능선이 천성산 2봉까지 공룡 등줄기처럼 뻗어 있고, 앞으로는 백마로 변한 억새들이 바람의 응원을 받으며 하늘과 맞닿은 원효봉을 향해 쉼 없이 내달린다.

원효봉까지 1.2㎞가량의 산행은 구름을 탄 듯 황홀하다.

걷는다기보다 억새의 은빛 질주에 몸을 내맡기는 시간이다.

잃는 것은 속진, 얻는 것은 자유다.

   
천성산 정상석.

원효봉에서 700m쯤 내려오면 삼거리다.

800m가량 앞에는 축구장 17.4배에 달하는 12만4000㎡ 크기의

광대한 화엄늪이 있다.

앵초 물매화 잠자리난 흰제비난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등

온갖 습지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천성산의 허파다.

삼거리에서 원효암 쪽으로 좌회전한다.

바람이 불면 억새밭 속에 난 길이 사라져버리니

이정표를 잘 살펴봐야 한다.

원효암까지 거리는 약 1.3㎞. 해발 750m의 고지에 자리 잡은 원효암은

신라 선덕여왕 15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이다.


원효암에서 임도를 따라 800m쯤 내려오다 왼쪽 숲 속으로 들어선다.

하산길은 가파르다.

자칫 미끄러져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자드락길로 2.1㎞가량 하산하면 무지개폭포에 닿는다.

무지개폭포에서 장흥저수지 쪽으로 길을 잡는다.

1.4㎞쯤 걸으면 장흥마을이 나온다.

대근그린맨션, 경보아파트를 지나 원점으로 회귀한다.




◆ 주변 가볼만한 곳

- 천룡 승천한 홍룡폭포, 상중하 3단구조 '독특'

   
홍룡사 홍룡폭포.

천성산 남서쪽 기슭에 홍룡사(虹龍寺)가 있다.

원효대사가 673년(신라 문무왕 13) 창건한 절이다.

창건 당시 이름은 낙수사(落水寺)였다.

승려들이 절 옆 폭포에서 몸을 씻고

원효대사의 설법을 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수백년 동안 절터만 남아 있다가

1910년대에 중창됐다.

대웅전 무설전(천수천안관음전) 관음전 산신전 등 건물들이 현존한다.

절 이름 홍룡(虹龍)은 천룡(天龍)이 폭포 아래 살다가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홍룡폭포는 상·중·하 3단 구조로 되어 있고 높이는 20m에 이른다.

물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물보라 사이로 무지개가 보인다.

그 모습이 선녀가 춤 추고, 황룡이 승천하는 것 같다고 한다.

폭포에서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했다는 설화도 전해진다.



◆ 교통편

- 노포동서 서창행 버스타고 덕계서 내려 회관까지 걸어

부산 금정구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버스정류장에서 울산 서창 방면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탄다.

평산동 덕계 상설시장 정류장에서 내려 산행 출발지인 내연경로회관까지 500m가량 걸어야 한다.

귀가할 때는 무지개폭포(매표소)에서 경동스마트홈까지 운행하는 16번 마을버스를 이용해

평산동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부산행 버스를 갈아타면 된다.



이경식 기자 yisg@


   






양산 '천성산' 제2봉 계곡산행





인파 · 땡볕 피하고 名山정취는 그대로

어영골 · 법수원 계곡 비경, 내원사 부럽지않아

상봉 서면 부산·울산·경남의 산군, 파노라마로







원효대사가 1000명의 당나라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파, 모두 성인에 이르렀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양산 천성산(千聖山).

이 산은 공룡능선과 같은 골산의 험난함과 화엄벌로 상징되는 육산의 부드러움을 갖춘

부산의 대표적인 근교산이다.

천성산이 자랑하는 이 두 코스는 아쉽게도 요즘과 같은 염천에는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사정없이 내리쬐는 뙤약볕을 도무지 피할 수 없어 되레 기피 코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해서 천성산 계곡을 찾았다.

내원사 입구 주차장에서 절까지 이르는 4㎞ 구간의 그 유명한 내원사계곡

 부산·울산·경남권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 일명 '소금강'이라 불린다.



하지만 산행팀은 이 계곡을 택하지 않았다.

명성만큼이나 여름에는 인산인해를 이루기 때문이다.

내원사계곡과 그리 멀지 않은 상북면의 홍룡사쪽도 피했다.

내세울 건 절 바로 뒤쪽의 홍룡폭포뿐이라서.

결국 산행팀은 천성산을 기점으로

내원사계곡과 홍룡폭포의 반대편에 위치한

웅상읍 소재의 무지개폭포쪽으로 올랐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흔히 천성산 계곡이라고 하면 내원사계곡과 무지개폭포가 있는 어영골을 의미한다""이중 어영골은 지명도 면에서 내원사계곡에 비해 한 수 아래지만 경관 면에선 전혀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천성산 제2봉은 금정산 장산 등 부산의 산과 울산 온산공단 앞바다, 그리고 내륙의 영남알프스 및 언저리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동남권 최고의 전망대다. 정면 군 시설물이 보이는 봉우리가 천성산 주봉이고 그 오른쪽이 화엄벌, 왼쪽이 낙동정맥 능선이다.




산행은 천성산 등산안내도~무지개산장~무지개폭포 갈림길~무지개폭포·천성산 제2봉 갈림길(첫 이정표)~천성산 제2봉 갈림길~무지개폭포~무지개폭포·천성산 제2봉 갈림길(첫 이정표)~은수고개 갈림길~은수고개~주능선~천성산 제2봉(812m)~임도~법수원계곡~전망대~산신각~원적암 갈림길~원적암~백동 장백아파트 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안팎.

계곡이나 폭포에서 머문 시간은 빼고서다.



이번 산행에서 천성산 주봉(922m)은 빠졌다.

어영골과 법수원계곡을 코스에 넣고 '땡볕 산행'의 한계라 여겨지는 5시간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다.

대형 천성산 등산안내도를 지나 비포장로를 따라 걷는다.

무지개산장 입구에서 물을 건너면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상사화

100m쯤 뒤 갈림길.

왼쪽 무지개폭포 방향으로 간다.

100m쯤 더 가면 어영골 계곡과 만난다.

경관이 빼어나 전국의 유명 계곡에 비해 손색이 없다.

계류를 건너 계곡 왼쪽길로 오른다.

곧 또 한번 계류를 건너면 첫 이정표.

오른쪽은 천성산 제2봉으로 바로 가는 길, 산행팀은 '폭포 원효암'이라

적힌 왼쪽을 택한다.

6분 뒤 또 갈림길.

오른쪽은 독뫼산을 거쳐 제2봉으로 가는 우회길이라 왼쪽으로 향한다.

원효암이나 작전도로 방향이다.

3분 뒤 폭포로 내려서는 갈림길.

무지개폭포는 수십 m쯤 되는 기암절벽 사이로 물줄기가 휘어져 내려오는 다소 독특한 형상이다.

수목 사이로 투영되는 햇살을 받은 물보라에 무지개가 보는 각도에 따라 자주 어린다. 장관이다.

등산안내도에서 33분, 첫 이정표에서 11분 걸린다.

첫 이정표 지점으로 복귀한 후 이번엔 오른쪽 제2봉 방향으로 간다.

처음엔 계곡과 멀어지는 듯하지만 이내 주계곡과 지계곡을 연이어 만나면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한다.

30분쯤 뒤 계곡 앞.

갈림길 아닌 갈림길이다.

직진해 좁다란 산죽길로 올라서면 곧 오리무중.

해서 계곡을 건너 산길로 향한다.

30m 뒤 갈림길.

이정표가 없어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왼쪽으로 향한다.

물론 오른쪽길도 임도를 거쳐 제2봉 또는 미타암으로 이어지지만 산행팀이 원하는 길은 아니다.

잇단 무덤(터)을 지나 실개천을 건너기도 하고 지계곡을 따라 걷기도 한다.

머리 위로 주능선이 희끗희끗 보이며 햇빛의 노출이 점차 심해지면 이내 은수고개에 닿는다.

인근에 오래전 은수암이 있었다고 전해온다.

   

이정표 상의 내원사 방향 능선을 향해 오른다.

12분이면 임도와 맞닿은 능선에 이른다.

임도로 내려와 왼쪽으로 암봉인 제2봉이 보인다.

임도 아래쪽엔 양산시가 밀반늪이라는 안내문을 세워놨다.

발길은 능선 왼쪽으로 향한다.

산야초인 비비추와 산꿩의다리 원추리가 눈에 띈다.

제2봉(아직까지 정상석엔 천성산이라 돼 있다)까지는 불과 15분.

사방팔방으로 환상적인 조망이 열려 있다.

레이더기지가 보이는 천성산 주봉에서 시계 방향으로

화엄벌 매바위(선암산) 토곡산 천마산 채바우골만당 염수봉

오룡산 시살등 죽바우등 영축산 신불산 고헌산 백운산 정족산

문수산 남암산 울산시가지 무룡산 삼태봉 치술령 대운산 시명산

석은덤 달음산 함박산 장산 황령산 금정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발아래엔 내원사가, 그 뒤쪽엔 공룡능선과 중앙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산은 정상석에서 왔던 길로 4, 5m쯤 떨어진 왼쪽 산길로 내려선다.

땡볕이 내리쬐는 돌길이다.

정면 저 멀리 보이는 기암절벽 사이 계곡길이 법수원계곡 하산길이다.

10분 뒤 임도, 바로 길건너 숲으로 들어간다.

7분 뒤 비로소 법수원계곡 상류에 닿는다.

계류를 건너 계곡 옆 산길로 내려선다.

한 50m쯤 갔을까.

석문을 연상케 하는 기암괴석 사이로 작은 폭포를 이루고 그 아래 시퍼런 소가 기다린다.

계곡은 폭이 좁고 좌우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기암절벽으로 마치 계곡에 갇힌 듯한 느낌을 주는

숨은 비경이다.

이렇게 10여 분, 잠시 계곡과 이별한 후 산길로 접어든다.

도중 발아래 소주공단과 웅상읍내도 보인다.

40m쯤 되는 경사진 바윗길을 밧줄에 의지해 내려오면 사거리.

정면 전망대에 올라 천성산의 기암괴석과 발아래 법수원을 바라보고 내려와 왼쪽으로 간다.

대규모 너덜 우측으로 길이 나 있다.

내려서면 산신각.

다시 물소리가 들린다.

잠시 둘러본 후 돌계단으로 내려오면 섭진교.

다리 건너 대숲으로 오르면 법수원.

역시 잠시 둘러본 후 다리 위에 선다.

발아래는 천야만야한 벼랑계곡.

해서 계곡 왼쪽 우회로를 따라 내려선다.

5분 뒤 '하산안내' 이정표 못가 우측으로 좁다란 산길이 열려 있다.

원적암 가는 길이다.

산행은 사실상 막바지.

너른 소와 작은 폭포가 이어지는 계곡을 우측에 두고 걷는다.

10여 분 뒤 또 다른 산신각을 지나면 이내 원적암.

원적암에서 장백아파트 버스정류장까지는 꽤 멀어 30분쯤 걸린다.





#  떠나기전에

- 활짝 핀 상사화 길손 맞아

- 혈수폭포 출입금지 아쉬워

   
클릭한 후 지도가 크게 나오지 않을때는 F11번키를 눌러주세요.

원적암은 야생화가 만발한 암자였다.

아랫마을 백동의 초등학교 소녀들에겐 책을 읽고

방학숙제를 하는 공부방이기도 했다.

산행 중 늘 보던 참나리와 산수국 등 아름다운 각종 야생화가

경내 곳곳에서 활짝 웃으며 길손들을 맞고 있었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연분홍빛 상사화였다.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우리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중국이 고향인 상사화는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필 때는 꽃이 없어

꽃과 잎이 서로 그리워한다고 전해온다.

해서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매년 9월 선운사 도갑사 등지에서 만개하는 꽃무릇과는 다르다.

상사화가 객을 맞는 이런 평화스러운 원적암 뒤쪽엔 아이러니하게도

앰뷸런스에서 숨가쁘게 들려오는 '미워미워'하는 짜증나는 소음이 들려온다.

알고 보니 진원지는 원적암 뒤쪽의 혈수폭포.



사연은 이랬다.

홍룡폭포 무지개폭포와 함께 천성산의 3대 폭포인 이곳은 지금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미명 아래

현재 출입금지 구역.

원적암 측은 겉으론 매년 인명 피해가 있고 무당들이 많이 찾아 산불의 우려가 있어서라 하지만

속내는 워낙 많은 얌체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 공해 때문이었다.

묵묵히 치우고 또 치우던 원적암이 꺼낸 카드로는 산꾼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극단적인 조치였던 것이다.

사필귀정이요, 복불복이다.

오죽했으면 그럴까 하고 이해하고 싶었지만 모처럼 암자와 폭포를 찾은 장삼이사들에겐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사실 떠나기 전 기자도 혈수폭포에서 편안히 산행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 교통편

- 노포동서 수시로 일반·좌석버스

지하철 1호선 종점 노포동역 1번 출구로 나와 노포동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50, 147, 247, 301번 일반 및 좌석버스를 타고 양산 웅상읍 덕계리 무지개폭포 정류장에서 내린다.

 길을 건너 간판이 큼지막한 무지개약국 앞 정류장에서 16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오전 8시40분, 9시10분, 9시40분 등 30분마다 출발한다.
날머리 장백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선 247, 2000, 2200번 일반 및 좌석버스를 타고 노포동 지하철역에서 내린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









양산 '천성산'

 

 

 

 

황홀한 억새 물결, 가을 산행은 역시 이 맛

 

 

 

 

▲ 경남 양산 천성산 정상으로 이어진 탐방로 주변을 완전히 뒤덮은 억새가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 강성규(코리아타임랩스 대표) 제공

 

 

 

 

경남 양산 천성산(920.2m) 정상을 원효봉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출입 통제된 이곳은 지난 2월 지정된 탐방로에 한해 전격적으로 개방됐다.

그럼에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에 지역 산꾼들만이 알음알음 다녀오고 있다.
 

 

 


올 초 지정된 탐방로 아직 잘 몰라
내원사 옆 오솔길 숲엔 서늘한 기운

능선 길은 사방팔방 조망권 호사
주변 산군과 부산·울산 시내는 기본
지리산·일본 대마도도 눈에 들어와
 


정상 개방과 함께 가을 억새 산행으로, 내원사∼은수고개∼천성산∼화엄벌∼내원사 순의 원점 회귀 코스를

설계했다.

진작 오를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가을을 기다렸다.

기다린 보람은 컸다.

은수고개에서 원효봉, 화엄벌을 타고 넘는 억새 물결은 아름다웠다.

게다가 올가을은 유난히 더 청명해 주변 산군과 부산·울산 시내는 물론이고,

멀리 지리산과 대마도까지 시야에 들어왔다.


참고로, 내원사에서 은수고개까지 3㎞가량은 과거 된비알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덱 계단이 잘 조성돼

그렇게 난코스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물론 은수고개에 닿았다면 그 다음부터는 황홀경을 즐기는 일만 남았으니 덱 계단이 설령 조금 힘들다고

하더라도 보상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듯하다.

건강한 어르신이나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어린이를 동반해도 좋다.

 

숲 그늘이 서늘한 계곡.

 

 

■ 티끌조차 깨끗이 씻고 들어서라

자가용을 가져왔다면 '숲속 제1주차장'을 들머리 겸 날머리로 잡는다.

매표소에서 내원사로 가는 도중에 있다.

산행 후 내원사를 구경할 요량이라면 내원사 바로 아래의 주차장을 이용해도 된다.

하지만 주말이라면 이곳에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티끌조차 깨끗이 씻고 건너라는 의미의 '세진교(洗塵橋)'와 부도를 잇달아 지나면 내원사 옆으로 이어진

오솔길로 들어설 수 있다.

오솔길은 계곡을 따라 깊숙이 연결된다.

전날 내린 비로 물소리가 더 크고 시원한데, 계곡에 떨어진 나뭇잎 색깔이 수상하다.

단풍이라고 하기에는 푸르고, 여름 이파리라고 하기에는 약간 울긋불긋하다.

계절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숲 그늘로 들어서면 여름 기운은 더 이상 감지하기 어렵다.

시원한 것이 아니라 서늘해서다.


된비알이 시작될 무렵 덱 계단이 나타난다.

계단은 생각보다 길고 가파르다.

이를 20분 정도 쉬지 않고 오르니 허벅지가 뻐근하다.

지도를 보니 해발 100m가량을 그렇게 올랐다.

푸른 하늘과 하얀 억새의 군무.

 

 

■ 안돌이 '조심'… 된비알은 더 없어

덱 계단이 끝나면 능선 길이 이어지고, 더 이상의 된비알은 없다.

그러나 한두 곳에서 안돌이를 거쳐야 한다.

험한 벼랑길에서 바위를 안고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그 지점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은 예사롭지 않다.

안돌이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폭포처럼 장쾌하다.

산죽 숲을 관통하면 은수고개에 이른다.

은수고개는 네 갈림길로, 천성산 정상인 원효봉과 천성2봉이 갈라진다.

취재팀은 원효봉으로 향했다.

올라온 방향에서 오른쪽 능선이다.

정상까지는 아직 2.5㎞ 남았다.

하지만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들어온다.

부산 시내는 물론이고, 영도 봉래산, 그 너머로 일본 대마도까지 한눈에 잡힌다.

북쪽으로는 신불산과 고헌산, 멀리 경주 남산과 언양 시가지도 보인다.

서쪽으로 지리산도 희미하게 관측된다.

이런 호사가 없다.


 

군 부대가 철수한 천성산 정상.

 

 

석 달 전 석보체로 새긴 '천성산 원효봉'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정상 부근에서 지뢰밭 표지를 보니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뢰는 이미 다 제거됐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표기해 놓은 듯하다.

지뢰밭 표지 뒤로 울타리 길이 이어진다.

길은 옛 군부대 자리를 크게 우회하며 정상에 이른다.

비록 탐방로에 한정된 길이긴 하지만 정상이 열렸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흡족하다.


그동안 울타리 사이로 뚫어 놓은, 이른바 '개구멍'을 통해 알음알음 정상을 밟은 시절을 떠올리면 더욱더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제 떳떳하게 정상에 오르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뒤 블로그에도 올릴 수 있다.

그럼에도 네이버와 다음을 포함해 각종 온·오프라인 지도에는 아직도 천성산 정상을 우회하는

등산로가 그려져 있으니 안타깝다.


정상에는 1.8m 높이의 정상석이 서 있다.

지난 7월 양산시가 새로 설치했다.

'천성산 원효봉'이란 글씨도 뚜렷하다.

'석보상절'에서 따온 서체라고 해서 '석보체'로 불린단다.

석보상절은 세종 때 소헌왕후 심 씨의 명복을 빌기 위해

수양대군이 석가모니 일대기를 한글로 풀어 만든 책으로 알려졌다.


정상은 오랫동안 군부대로 사용된 까닭에 평평하고 넓다.

1960년대 설치된 부대는 2003년 이곳을 떠났다.

지금은 막사조차 다 철거되고, 녹슨 철망 일부와 '필승' 표석만이 남았다.

정상 바로 아래의 드넓은 군 부지는 지세 회복을 위해 아직 출입을 막고 있어, 잡초가 무성한 푸서리가 됐다.

 

■ '화엄벌→내원사' 뒷길 폐쇄

하산은 화엄벌로 하면 된다.

원효대사가 중국에서 건너온 1천 명의 대중을 가르쳤다는 곳으로, 자료에 따르면 축구장 17배에 달하는

2만 8천여 평고산 늪지대란다.

지금도 앵초, 물매화, 잠자리난, 흰제비난, 끈끈이주걱과 같은 다양한 습지 식물이 살고 있다는 설명을

길섶 이정표에서 읽을 수 있다.

화엄벌도 탐방로만 열려 있다.

 2002년부터 화엄늪 습지보호지역으로 묶인 까닭이다.


화엄벌에서 내원사로 곧바로 내려서는 길은 최근 생태계 보호를 명분으로 폐쇄됐다.

따라서 임도를 따라 걷다가 해발 420m 지점에서 산길을 찾은 뒤 원점인 '숲속 제1주차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주차장에서 내원사까지는 걸어서 1∼2분 거리다.

1천300년 역사의 내원사는 현재 비구니 절인데, 6·25전쟁 때 소실된 것을 수옥 스님이 새로 지었다고 한다.


 


글·사진=백현충 선임기자 choong@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양산 천성산 '산행 팁'

 

 

                                 

 

 

 

■ "은수고개 이정표 보수를"

천성산 은수고개의 등산로 안내도와 이정표 보수가 필요하다.

옛 안내도의 경우 색이 바래 글자를 읽을 수 없고, 이정표(사진)는 천성2봉만 가리킬 뿐 원효봉을 지시하는

 날개가 떨어져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을 양산시청에 알렸고, 시청 측은 "곧 확인해 고쳐 놓겠다"고 했다.

양산시청 산림공원과 055-392-2931.
 


■ 직접 운전하려면

자가용은 구서나들목을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양산나들목∼양산대로∼내원로∼내원사 주차장 순으로

이어가면 된다.

45분 걸린다.

내비게이션은 '내원사'로 찍고, 매표소를 지난 뒤 '숲속 제2주차장'에 주차한다.


■ 대중교통

대중교통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명륜역에서 양산 12, 13번 버스를 타면 된다.

이 버스는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을 종점으로 하는데, 도중에 내원사에서 가장 가까운

'진흥목화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귀가할 때는 길 건너편의 '용연마을' 정류장을 이용한다.

1시간 10분이 걸리고, 찻삯은 시계 요금을 포함해 1천600원.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도 버스(양산 63번)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버스는 배차 간격이 2시간으로 길어, 차라리 23번을 타고 양산시청 앞에서 내린 뒤

양산 12, 13번 버스로 갈아타는 게 낫다.

1천600원. 세원 055-384-6612. 푸른교통 052-263-1364.

 

백현충 선임기자

 

 

 

 

 

 

 

 

 

양산 천성산 '화엄벌/공룡능선'

 

 

가을 억새 은빛 유혹하던 그곳 … '초록의 감동' 눈이 시리더라

▲ 4계절 어느 때 찾아도 나름의 감동을 전하는 천성산 화엄벌.

지금은 어린 억새의 초록바다로 풋풋한 싱그러움이 산상의 구릉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초순의 모습

경남 양산의 천성산(920m)에 대한 문의가 가끔 온다.

가깝게 찾을 수 있는 데다 손꼽히는 명산이기 때문일 게다.

게 중 화엄벌에 관한 문의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 '어떻게 하면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느냐, 혹은 가족과 함께 가도 괜찮냐' 등이다.

이번 주는 화엄벌을 찾았다.


화엄벌은 잘 알다시피 재약산 사자평이나 신불산 신불평전엔 못 미치지만

수십만평에 이르는 광활한 구릉이 압권이다.

바로 그 구릉에 햇살 여문 가을이 찾아오면 '은빛 유혹'으로 비유되는 억새가 지천을 이룬다.

그 억새가 바람에 이끌려 깊고 푸른 가을 하늘을 이리저리 비질하는 모습은 '아찔한 풍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7월이지 않냐며 반문할 수 있다.

물론 지금 화엄벌에 오르면 은빛 유혹의 감동은 만나볼 수 없다.

대신 풋풋함이 싱그러운 초록 세상의 진수는 눈이 시리도록 만끽할 수 있다.

억새가 자라 어느덧 산상의 초록 천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풍광이 더 황홀한 감동이라고도 한다.


현재 화엄벌을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산길상북면 대석리 홍룡사 뒤쪽으로 나 있다.

해발 700m 후반대의 화엄벌에 오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넉넉잡아 1시간20분이면 충분하다.

처음에 다소 가팔라서 그렇지 크게 힘들지 않은 데다 위험하거나 거칠지도 않아

가족과 함께 올라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코스다.



산&산 팀은 다음과 같은 코스를 만들어 봤다.

먼저 양산8경의 하나인 홍룡폭포를 경로에 넣었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해맞이 장소도 곁들였다.

그리고 원점회귀를 위해 비교적 깨끗하고 부드러운 원효암 계곡길을 하산로로 포함시켰다.

구체적 경로는 다음과 같다.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홍룡사 입구 홍룡교~홍룡사(홍룡폭포)~화엄벌~천성산 해맞이장소~원효암~원효암계곡~홍룡사 주차장 순이다.

이렇게 코스를 만들어 답사를 해 보니 걷는 시간만 3시간20분, 휴식을 포함하니 4시간30분쯤 걸렸다.

워킹을 주로 하는 산꾼들에게는 다소 미흡할 수 있겠지만

가족과 함께 쉬엄쉬엄 걸어가는 산행이라면 한나절 코스로 적당하다 하겠다.


길은 들머리와 원효암계곡으로 내려서는 부분만 신경쓰면 어렵지 않게 이어갈 수 있다.

이정표가 그런대로 잘 나 있고 길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다만 코스를 달리해 화엄벌을 오르고 내릴 경우 개념도를 잘 살펴보길 바란다.

특히 이번 개념도는 상북면 일대의 임도를 상세히 표시해 두었다.

임도가 많아 산길이 복잡한 천성산에서의 산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산행 출발점은 홍룡교다.

홍룡교는 대석마을 대석저수지를 지나 홍룡사 방면으로 차로 2분쯤 더 올라가면 만나는 콘크리트 구조 다리다.

다리를 지나 바로 차에서 내리면 왼쪽으로 국수 등을 파는 간이매점이 보인다.

들머리는 그 매점 뒤 계곡으로 열려 있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지점에 이정표가 있어 참고한다.


계곡으로 내려서면 오른쪽 전방으로 두 갈래 물이 합쳐지는 지점이 보인다.

그 물길 사이 산길이 실질적인 들머리다.

계곡의 암반들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 신발을 벗지 않고도 다가갈 수 있다.

물론 홍룡사 가는 길은 이 들머리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들머리를 이용할 경우 홍룡사에 들렀다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들머리를 잡은 것은 홍룡사로 이어지는 좁은 찻길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 찻길을 게의치 않겠다면 굳이 강요할 이유는 없다.

들머리에 올라서면 등로는 농로 수준의 넓은 길로 연결된다.

홍룡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기까지 줄곧 이 길을 따르면 된다.

초입 부분에는 키 큰 나무가 하늘을 가려주지만 점차 하늘이 드러난다.

수년 전 발생한 산불로 나무들이 타버렸기 때문이다.

홍룡사로 내려서는 길은 들머리에서 17분쯤 가면 오른쪽 아래로 만난다.

내려서는 지점 왼쪽에 돌무더기가 있어 참고가 되지만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주변의 지형상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홍룡사는 신라시대 원효가 '낙수사'란 이름으로 창건하였다고 절의 유래에서 밝히고 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으며 현재는 대웅전 무설전 등의 전각과 당우를 건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홍룡폭포는 절 오른쪽 '수정문'을 통해 올라가는 협곡에 있다.

삼층비류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인데

용이 폭포 아래에 살다가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갈림길에서 홍룡사까지 3분, 다시 폭포까지 2분쯤 걸린다.


화엄벌은 등로로 되돌아와 정면의 뚜렷한 오름길을 따르면 된다.

바위가 쉼터를 이루고 있는 곳까지 가파르게 오르지만 이후로는 비교적 순하게 오른다.

바위쉼터까지 25분, 다시 전망바위까지 17분, 화엄벌 능선 갈림길까지 10분이 더 걸린다.


능선 갈림길에서 천성산 정상은 오른쪽 방향이다.

왼쪽에 습지 감시초소와 전망바위가 있다.

특히 전망바위는 사람 키 높이 정도지만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화엄벌이 대단하다.

지금은 초원의 바다를 이룬 어린 억새의 '아우성'이 장관이다.

3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갔다 오도록 한다.


초록의 세상은 갈림길로 되돌아와서 목책을 따라 산등성이로 진행하면 더욱 짙은 색깔로 다가온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가르마 같은 샛길이 나 있는 원효암 갈림길까지 15분, 갈림길을 직진으로 통과해

골짝으로 잠시 떨어졌다 다시 올라서서 만나는 능선 이정표(제2봉 갈림길)까지 20분이 더 걸린다.

원효암 갈림길에서 오른쪽 산허리 길을 따르면 원효암과 홍룡사로 바로 갈 수 있지만 거칠고 험한 것이 단점이다.


이정표가 있는 능선 갈림길에서 약간 왼쪽(천성산 제2봉쪽)으로 3분쯤 진행하면

동해바다가 보이는 해맞이장소에 닿는다.

쉼터가 많아 쉬어가기에 그만이다.


원효암은 능선 갈림길에서 이정표의 홍룡사 방면을 따르면 된다.

능선으로 올라왔을 때의 방향으로 보면 오른쪽 아래 사면길이다.

이 길은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의 왼쪽 사면길로 정상으로의 접근이 금지돼 있어 에돌아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등로 곳곳에 지뢰 경고판이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사면길을 돌아가면 15분쯤 걸려 옛 부대 진입로에 닿는다. .


일부 아스팔트로 포장된 옛 부대 진입로에서의 등로는 직진방향의 진입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8분쯤 그렇게 따라 내려가면 도로가 굽이치는 지점을 만나는데

등로는 여기서 진입로를 버리고 정면의 산길로 연결된다.

혹 그 길을 놓쳤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원효암 올라오는 버스종점에서 원효암으로 연결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산길로 올랐다면 곧 원효암으로 연결되는 넓은 길로 내려서게 된다.

원효암은 그 길로 내려서서 오른쪽 방향이다.


원효암계곡은 원효암 가는 길을 따라 3분쯤 가면 만나는 왼쪽 아랫길로 연결된다.

이정표가 맞은편(오른쪽)에 있어 참고한다.

원효암을 들른다면 되돌아와야 할 지점이다.

원효암은 이정표에서 2분 거리다.

청기와가 인상적인 원효암 역시 원효선사가 창건했으며

현재의 당우는 1980년에 중창되었다고 창건 내력에 적혀 있다.

원효암계곡으로 내려서면 이후 부드럽고 뚜렷한 옛길을 따르면 된다.

20분쯤 내려가면 물길을 건너고 다시 30분쯤 더 내려가면 목재로 멋진 다리를 만들어 놓은 합수 지점에 닿는다. 첫 물길을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다리에 닿기까기 계곡을 왼쪽으로 보면 때론 가깝게,

때론 멀리 떨어져 나란히 내려간다.

이름은 없지만 앙증맞은 폭포와 소들이 정겹고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이 의외로 시원하다.

다리에서 홍룡교 앞 간이매점까지는 5분쯤 걸린다.



글·사진=진용성 기자

 

화려한 억새군무로 한가위 '채색'

▲ 갖 피어 오른 꽃술로 억새바다를 이루고 있는 천성산 화엄벌.

노울이 지는 저녁 무렵에 찾으면 금빛으로 물든 광대한 평원이 더욱 황홀하게 다가온다.

주말과 휴일에 잇닿은 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기간만이라도 넉넉한 한가위를 맞이하게 됐다.

덕분에 모처럼 만난 가족 친지와 함께 산행할 여유도 생겼다.

하지만 넘쳐나는 차량행렬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이럴 때 근교의 명산을 찾아보자.

경남 양산의 천성산(920.7m)은 '산&산' 취재팀이 그러한 의도를 가지고 추천하는 산이다.

근교 최고의 명산답게 곳곳이 절승인데다 등산로도 잘 나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개하는 코스 역시 새로운 곳이라기보다는 쉽고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데 주안점을 뒀다.

우선 이번 코스는 버스에서 내려 10분 이내로 산에 오를 수 있는데다 산을 내려오면 5분 이내에

버스를 탈 수 있도록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를 잡았다.

이렇게 코스를 꾸민 이유는 아무리 좋은 산이라 할지라도 접근과 귀갓길이 10분 이상 늘어지면

환영받지 못하는 등산인들의 지적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다음으로 비용을 최소화했다.

통상 근교산이라 할지라도 교통비가 만만찮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 코스는 출발에서 귀가까지 1천원 짜리 몇장이면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이번 코스는 천성산이 가장 화려하게 변신하는 시기와도 맞물려 있다.

지금 화엄벌에 올라보면 지천으로 피어오른 억새 꽃술의 군무를 볼 수 있다.

그 풍광이 너무나 곱고 아름다워 눈이 멀 지경이다.

점차 깊어가는 가을빛을 따라 은빛 물결로 일렁이는 억새밭 사이로 걸어가면 꿈결이 따로 없을 듯 하다.

구체적 산행경로는 양산시 웅상읍 덕계리 덕계시장 앞 정류소에서 하차,

덕계시장을 거쳐 내연식당~449m봉~은수고개~천성산~화엄벌~지프네골 갈림길~529m봉~용소골을 거쳐

용소마을로 내려온다.

걷는 시간은 4시간 10분 정도지만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5시간 30분 안팎 걸린다.


덕계리 덕계시장 앞 정류소에 닿으면 산행 들머리는 도로 맞은 편 덕계시장 진입로 안쪽으로 열려있다.

신세대약국과 조은약국 사이 도로를 따라 경보아파트와 쌍흥교를 지나면 직진 방향에

내연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 식당 뒤편 Y자형 갈래길 오른쪽에서 시작된다.

파란색 지붕의 작은 공장 우측에 있는 이 갈래길 바닥엔 흰색 페인트로 '조경등산로'라고 적혀 있다.

버스정류소에서 들머리까지 7분 소요.

들머리에 들어서면 제법 넓은 산책길로 50m쯤 오르다 오른쪽 사면길로 빠진다.

이 길은 덕계리 주민이 체육공원으로 향하는 길로 주변에 가지치기가 잘 된 소나무 숲이 눈길을 끈다.

들머리에서 15분 소요.

정성스레 쌓은 돌탑이 인상적인 449m봉은 주변 조망이 일품이다.

지역 주민들에 의해 등잔산으로도 불리고 있는 이 봉우리는 체육시설을 통과,

길 오른쪽 경주손씨 무덤을 지나자마자 임도길을 버리고 오른쪽 오솔길을 50m쯤 올라 길 건너 보이는

또 다른 무덤 앞에서 오른쪽으로 오르면 능선길로 연결된다.

20분 소요.

449m봉에서 내려가면 4분만에 간이의자가 놓여있는 임도삼거리에 닿는다.

답사등로는 이곳에서 시설 안내판 왼쪽 길로 이어진다.

이 길은 높낮이가 거의 없는 임도로 20여분쯤 가면 장흥저수지 쪽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바뀐다.

삼거리에서 계류를 만나기 전까지 40분 소요.

지계곡에서 천성산과 제2봉 사이의 안부인 은수고개로 오르는 길이 약간 희미하다.

우선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은수고개까지 22분 소요.

은수고개에 닿으면 등로는 왼쪽으로 열려 있다.

여기서부터는 천성산 주능선이다.

화엄벌은 군기지가 있는 천성산 상봉(예전에는 원효산)을 보고 오르다가 군부대 철조망 앞

갈림길(습지보호구역 입간판이 있음)에서 오른쪽 사면을 통해 10분쯤 돌아가면 광활한 평원으로 나타난다.

은수고개에서 화엄벌까지 30분 소요.

원효대사가 1천명의 제자들을 모아놓고 화엄경을 설파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화엄벌은

지난 99년 습지가 발견돼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된 흔치않은 산지평원이다.

봄에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지만 지금은 여린 억새가

짓푸른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은빛 아우성'을 토해내고 있다.

서산에 붉은 기운이 감도는 일몰 무렵에 찾으면 끝없이 이어진 광대한 금빛 물결이 정말 황홀하다.

탐승은 사면 오름길이 끝나는 능선 볼룩이에서부터 감시초소까지 보호 울타리를 따라 15분간에 걸쳐 계속된다.

하산은 감시초소 앞 억새 사이길로 따른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이 길을 따라 15분쯤 가면 임도를 만나고 그 임도를 횡단,다시 능선길로 15분쯤 더 가면

지프네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닿는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왼쪽 길을 따라 용주사로 내려서면 된다.

등로는 갈림길에서 직진(오른쪽)으로 나와 있다.

펑퍼짐한 봉우리를 3분쯤 걸어가면 또다시 임도가 나온다.

여기서 길은 두 갈래로 나온다.

우선 오른쪽 임도를 따르는 방법이 있고 능선으로 올라 봉우리로 넘어서는 길이 있다.

취재팀에서 두 방향 모두 답사를 하고 리본을 달아 놓았으니 편한 방향을 따르면 된다.

능선으로 올라서면 내려서는 길은 봉우리에서 오른쪽 사면으로 나와 있다.

내려서는 길이 급경사여서 주의가 요청된다.

봉우리를 내려오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15분 소요.

용소폭포는 봉우리에서 내려와 다시 만난 임도가 180도 가까운 곡각을 그리는 지점에서 300m쯤(시간상 3분)

더 간 지점에서 왼쪽 계곡으로 떨어지는 등로로 연결된다.

길 찾기가 어려운 지점이어서 리본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폭포는 용소골 초입에서에서 지능선과 지계곡을 따라 30분쯤 내려가면 우렁찬 물소리로 만난다.

규모는 명산 못지 않게 크고 웅장하지만 수량이 많지 않아 갈수기엔 볼품없다.

하지만 비가 잦은 요즘에 찾으면 굉장한 볼거리다.

폭포에서 용소마을까지 20분 소요.

부산으로 내려가는 버스는 용소마을 앞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국도 맞은 편 신전정류소에서 탈 수 있다.

마을에서 정류소까지 5분 소요.



글·사진=진용성기자

 

천성산 '화엄벌' 산행지도

 

천성산 '화엄벌' 찾아가는 길

# 찾아가는 길

이번 코스는 자가 승용차뿐 아니라 대중교통편도 비교적 편리하다.

자가 승용차는 부산 구서동 출발을 기준으로 할 때 경부고속도로-35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경부고속도로 양산나들목을 나와 만나는 T자 갈림길에서 우회전한다.

언양으로 가는 35번 국도다.

이 국도를 따라 2분쯤 가면 고려제강 앞 교차로를 만난다.

강 건너 맞은편에는 태창기업이 있다.

이 교차로에서 정면을 보면 진행하고 있는 35번 도로와 갈라져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지방도가 보인다.

홍룡사로 연결되는 도로다.

35번 국도를 버리고 정면 오른쪽의 지방도로 오른다.

올라가는 길목에 홍룡사 이정표가 크게 세워져 있어 참고한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교차로까지 거리상으론 1.3㎞밖에 되지 않는다.

지방도로 올라와서 다시 1~2분쯤 진행하면 ㅏ자 갈림길을 만난다.

이 지점이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대성마을이다.

홍룡사 및 대석마을 가는 이정표와 대성정류소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참고한다.

여기서 오른쪽 길을 택해 올라간다.

이후 고속도로 육교를 지나 줄곧 직진하면 홍룡교를 지나 홍룡사 주차장에 닿게 된다.

대성마을에서 차로 5~6분쯤 걸린다.

전체적으로는 구서동 출발을 기준으로 할 때 30분쯤 걸린다고 보면 된다.


대중교통편은 부산 동래구 명륜동 롯데백화점 동래점에서 출발하는 세원여객(055-384-6612) 12번 버스가 있다. 단 이 버스는 홍룡사까지 올라가지 않고 홍룡사 들머리인 대석리 대성마을만 지나간다.

홍룡사로 가기 위해선 이 마을 정류소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홍룡사 주차장까지는 2.6㎞로 약 30분쯤 걸린다.

세원여객 버스는 8분에 한 대꼴로 다닌다.

롯데백화점에서 대성마을까지 1시간쯤 걸린다.

대성마을은 양산시를 지나 소포마을과 태창기계 정류소 다음에 닿는 곳이다.

참고로 12번 버스는 명륜동 롯데백화점 앞과 명륜지하철역, 온천장, 부산대학, 구서동 등에 정차한다.

진용성 기자

 

천성산 '산행수첩'

▲ 용소폭포(위쪽)와 449m봉(등잔산) 돌탑.

천성산 화엄벌 코스는 부산 노포동 지하철 종점을 기점으로 들머리인 양산시 웅상읍 덕계리까지 가는

광역권 버스를 이용한다.

버스는 부산~양산,부산~울산간 운행 입석버스와 좌석버스 두 종류가 있다.



노선번호는 147번,50번,301번,301-1번,247번,2000번,1127번 등이 있다.

노포동에서 덕계리까지 15~20분 소요.

차는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수시로 운행된다.

산행종점인 용소마을에서는 마을 앞 신전정류소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12번,12-1번,63번,67번 등이 다닌다.

이중 12번과 12-1번은 노포동 지하철 종점에 정차하며 63번은 구포에,67번은 지하철 호포역 부근에 정차한다.

부산~언양을 오가는 12번 버스는 9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12-1번은 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63번과 67번 역시 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신전에서는 또 부산까지 심야행 버스도 탈 수 있다.

심야행 버스는 늦은 밤 10시4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 양산나들목을 나와 바로 만나는 35번 국도. 홍룡사 가는 길은 오른쪽으로 연결된다.

▲ 고려제강 앞 교차로. 홍룡사로 올라가는 길은 이 교차로에서 진행 방향 정면의 오른쪽 오름길로 연결된다.



▲ 오름길로 올라와 만나는 대성마을 버스정류소 앞 갈림길. 홍룡사로 올라가는 길은 여기서는 오른쪽 길로 올라가야 한다.

▲ 산행 들머리인 간이매점이 있는 곳. 홍룡교를 지나자마자 바로 만나는 지점이다.



▲ 매점 뒤 계곡 합수지점. 실질적인 들머리는 두 갈래 물길 사이 산자락으로 열려있다.
▲ 홍룡사로 내려가는 갈림길. 왼쪽에 돌무더기가 있어 참고된다.



▲ 홍룡사 경내 홍룡폭포로 올라가는 길. 정면의 수정문을 따라 올라가면 홍룡폭포를 만난다.
▲ 홍룡폭포.



▲ 등로로 다시 올라와 만나는 갈림길. 등로는 오른쪽의 뚜렷한 오름길이다. 



▲ 쉼터바위.

▲ 전망바위.



▲ 화엄벌 능선. 천성산 정상은 오른쪽이나 왼쪽에 전망바위와 감시초소가 있어 다녀올만 하다.

▲ 정상쪽 능선을 따라 올라와 만나는 원효암 갈림길. 오른쪽의 그 길을 따르면 원효암과 홍룡사로 내려갈 수 있으나 길이 거칠고 험한 점이 단점이다. 천성산 제2봉으로 가는 등로는 당연히 왼쪽의 오름길이다.



▲ 천성산 제2봉 가는 갈림길이 있는 능선 마루. 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이 길을 조금 더 가면 이정표와 함 께 좌우로 난 갈림길을 만난다.
▲ 능선 갈림길 이정표. 원효암은 여기서 홍룡사 방향을 따르면 된다.



▲ 제법 공간이 너른 능선 갈림길. 사진 오른쪽이 원효암 방향이고 왼쪽이 해맞이장소 및 천성산 제2봉으로 가는 길이다.
▲ 정산 왼쪽의 사면길로 해서 연결되는 옛 군부대 진입로. 원효암은 이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로 연결된다.



▲ 원효암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진입도로가 굽이치는 지점에서 산길로 연결된다.

▲ 산길로 올라와 만나는 원효암 가는 길. 이 길은 대석마을에서 원효암으로 올라오는 버스의 종점과도 이어 진다. 원효암은 당연히 오른쪽 방향.



▲ 원효암 가는 길 도중의 원효암계곡 내려서는 지점. 등로는 이정표 맞은편 계곡 아래로 나 있다. 이 모습 은 원효암을 들런 뒤 계곡으로 내려서기 직전에 찍은 장면이다.

▲ 원효암계곡 내려서는 초입부.



▲ 원효암계곡으로 내려서서 만나는 첫 물길. 이 물길 이후 계곡은 등로의 왼쪽에 가깝게 혹은 멀리서 만난 다.

▲ 무명폭.



▲ 또다른 무명폭.


▲ 보기에도 시원한 편백나무 숲.



▲ 산행 종점 무렵 만나는 나무다리.

'천성산' 화엄벌

화엄벌 새하얀 억새

승무처럼 나빌레라

고산 습지보호구역, 울타리내 출입 제한

발아래 펼쳐진 양산천·낙동강 조망 일품

하산길 원효암서 저멀리 고당봉 감상도

천성산 정상이 저멀리 보이는 가운데 부부로 보이는 등산객 두 사람이 억새가 군무를 펼치는 화엄벌 습지보호구역 울타리를 따라 걷고 있다.

부산과 지척인 양산에는 산이 지천이다.

낙동강과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곳곳에 병풍처럼 솟아있다.

실제로 지도를 펴놓고 훑어 보면[ 동서남북 발길 닿는 곳]이 능선이요 계곡이요 봉우리다.

가지산에서 시작된 영남알프스의 기운이 간월산 신불산을 거쳐 양산의 영축산에서 숨을 고른 뒤

함박등 투구봉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 채바우골만당 천마산을 거쳐 토곡산에서 낙동강으로 이어지고,

또 한 줄기는 어곡산에서 낙동강의 최고 전망대라 불리는 오봉산으로 산줄기가 내려와 역시 낙동강과 만난다.

낙동정맥의 산줄기도 거쳐간다.

강원도 태백 매봉산에서 남하, 영축산으로 맥을 이은 산줄기는 경부고속도로를 건너 뛰어

노상산 정족산 천성산제2봉(옛 천성산) 천성산(옛 원효산) 계명봉을 거쳐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 고당봉으로 연결된다.

양산 서부지역에는 영남알프스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격인 향로봉

낙동강의 낙조가 가장 아름답다는 천태산이 밀양과 경계를 이루고, 동부지역에는

원효대사가 마지막으로 수도한 대운산(옛 불광산)이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울산과 이웃하고 있다.

양산을 집중 조망하는 이번주 '주말엔', 천성산(922m)을 택했다.

단풍과 함께 가을산행의 최대 화두인 억새풍광을 이맘때 화엄벌에서 맘껏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 천성산(千聖山)은 신라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건너온 1000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하여

모두 성인이 되게 한데서 붙여진 이름.

당시 화엄경을 설법한 장소가 지금의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화엄벌이고, 한때 89개나 존재했던 암자와

사찰이 당나라에서 온 제자들의 숙소였다.

지금은 내원사 홍룡사 원효암 법수원 미타암 안적암 성불암 노전암 조계암 익성암 등이 남아 있다.

이후 화엄벌은 오랫동안 방치되다 지난 1999년 고산습지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고

3년 후인 2002년 환경부로부터 '화엄늪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울타리로 출입이 제한돼 있다.

산행은 상북면 석계~임도~원적산 봉수대~(차량)차단기~화엄벌~'군사시설보호구역' 팻말 이정표~원효암 갈림길~원효암~대형 주차장~작전도로~낙동정맥 산길~전망대~철탑~평산리 장흥부락 순.

6시간 정도 걸린다.

석계정류장에서 내려 50m쯤 진행방향과 반대로 가면 양주중학교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거기서 왼쪽으로 돌아 경부고속도로 밑을 통과해 직진한다.

상북면민 복지회관을 지나 10분쯤 더 가면 '천성산' 이정표.

이때부터 임도를 따라 걷는다.

단조롭지만 발아래 펼쳐지는 양산천과 합류되는 낙동강, 그리고 양산의 이웃 능선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면 눈앞의 천마산을 비롯, 왼쪽으로 채바우골만당 염수봉 오룡산 어곡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35분 뒤 원적산(천성산의 옛 이름) 봉수대에 닿는다.

계속 임도를 따라 걷든, 도중에 임도 왼쪽 산길로 오르든 결국 봉수대에서 만난다.

전국의 수많은 봉수대 중 봉수지 고사지 건물지 등의 기초 흔적이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는

유일한 봉수대로 경남기념물 제118호.

봉수대에서 바로 보이는 차 진입 차단기를 지나 10m쯤 뒤 오른쪽에 열려있는 산길로 오른다.

본격 산행에 앞서 군계일학처럼 능선에 우뚝선 소나무 그늘 아래서 쉬어가자.

자연석으로 쉼터가 조성돼 있는데다 조망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낙동강을 기준으로 왼쪽에 금정산 고당봉과 계명봉이, 오른쪽엔 백두산동신어산이 선명하게 구분된다.

골 안을 울릴 듯한 기세로 물길이 떨어지는 홍룡폭포.



계속되는 산길은 오르막길.

묵었지만 길 흔적은 나 있다.

싸리나무 등 잡목이 길을 막고 있고 벌개미취 쑥부쟁이 짚신나물 등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20분쯤 지나 억새가 모습을 드러내면 갈림길.

왼쪽 억새숲으로 몸을 맡긴다.

인적이 드물어 억새가 길을 가로막고 있지만

그리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두 차례 임도를 건너 산길로 오른다.

철없는 철쭉이 벌써 보인다.

그 유명한 화엄벌은 정면의 봉우리를 넘어야 만날 수 있지만 마치 벌써 도달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억새가 넘실거린다.

마침내 화엄벌, 3만8000평.

장관이다.

답답했던 가슴이 확 뚫린다.



화엄벌 억새는 키가 유달리 작다.

그래서 친근감이 더 간다.

한없이 푸른 가을하늘과 뭉게구름,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의 오묘한 조화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울타리 안 억새 주변에서 붉은빛을 내는 무리는 봄에 장관을 이루는 철쭉.

'화엄늪 습지보호지역' 안내판에서 왼쪽방향은 지프네골과 용주사, 또는 용소골로 이어지며

오른쪽으론 군사기지가 있는 천성산으로 가는 길.

울타리를 따라 우측으로 10여분 억새에 취해 걸어가면 '군사시설 보호구역' 팻말이 갈림길 정면에 붙어있다.

왼쪽은 은수고개를 지나 천성산제2봉으로, 오른쪽은 원효암 가는 길.

산허리를 돌아 내려서면 순식간에 전혀 딴 산.

억새는 오간데 없고 산죽 갈참 굴참 등 참나무류가 눈앞에 들어오고 심지어 벌써 붉게 물든 단풍도 보인다.

40분쯤 내리막과 바윗길을 번갈아 걸으면 연이어 두 번의 갈림길.

길찾기에 유의할 곳이다.

2곳 모두 오른쪽은 홍룡폭포 가는 길이므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원효암

10여분 뒤 마침내 원효암.

관음바위 거북바위 등이 암자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종무실 옆 마애아미타삼존불을 보고 범종루 옆으로 난 길로 간다.

게시판을 지날 무렵 우측에 고당봉이 정면으로 선명하게 보인다.

주차장을 지나 정면 산길로 내려선다.

여기서부터 낙동정맥 길이다.

곧 군 작전도로와 만난다.

여기서 100m쯤 가다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30m쯤 뒤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곧 전망대인 720m봉. 왼쪽부터 대운산 시명산 석은덤산 용천산 백운산 매바위 철마산 장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팀은 덕계로 하산하기 위해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 길은 낙동정맥길로 금정산 고당봉으로 이어진다.

지금부턴 내달리는 일만 남았다.

억새숲을 지나고 바위봉우리를 넘는다.

50분쯤 뒤 갈림길.

우측 법기수원지 방향은 버리고 왼쪽 덕계쪽으로 간다.

다시 억새길과 오솔길이 20여분 반복된다.

철탑을 지나 내리막길을 지나면 10여분 뒤 웅상읍 평산리 장흥부락에 닿는다.

여기서 덕계시장 스파편의점 앞 버스정류장까지는 20분쯤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원효산, 천성산으로 명칭 통일
- 산꾼들에 쓰러진 억새 신음소리


양산 천성산이 산 이름을 두고 수난을 겪고 있다.

통도사를 안고 있는 영축산이 영취산, 취서산으로 함께 불리다가

최근에야 영축산으로 결정됐는데 천성산의 두봉우리는 각각 천성산, 원효산으로 불리다가

지금은 천성산은 천성산 제2봉, 원효산은 천성산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많은 산꾼들은 아직도 각각의 봉우리를 천성산과 원효산으로 부르고 있다.
그 천성산 산허리의 화엄벌이 지금 광명추파의 물결에 춤을 추고 있다.

원적산 봉수대


억새의 멋들어짐은 사라지고 화엄벌 주변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동그랗게 자리잡고 술과 음식을 곁들이며 화엄벌을 훼손하고 있었다.

화엄벌을 소개한 산행팀은 훼손 사실을 확인한 뒤 즉시 양산시청의

홈페이지에 화엄벌 보호를 위해 안전시설물의 설치가 시급하다는

글을 올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뒤 얼마 안돼 지금과 같은 시설물이 설치됐다.

코스를 달리해 이번에 다시 찾은 화엄벌 내부는 울타리로 인해 안전한 상태여서 원효와 1000명 제자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울타리 바깥의 억새밭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새를 방석삼아 무분별하게 행동하는 산꾼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쓰러진 억새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 교통편

- 들머리·날머리 달라 대중교통 이용을
- 온천장서 언양행 버스타고 석계 하차

이번 산행코스는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을 권하고 싶다.

들머리인 상북면 석계로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1호선 명륜동역(종점)이나 온천장역 시외버스 정류장 앞에서

언양행 12번 완행버스를 타고 석계(상북면사무소)에서 내린다.

첫 차는 오전 5시20분에 있으며 이후 7~9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정도 걸린다.

날머리 덕계에선 덕계시장 스파편의점 앞 버스정류장에서 부산행 일반버스(50, 58, 147) 및

좌석버스(247, 301, 301-1, 347, 2000, 2200)를 이용하면 된다.

울산~부산간 운행하는 1127번 버스를 타도 된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천성산 '공룡능선'

진달래 물결사이 하늘금 '뾰족뾰족'

사람마다 품격이 있듯 산에도 나름의 품격이 있다.

능선이 부채살처럼 수많은 가지로 펼쳐지고 또 끝없이 이어질 때 '산이 헌걸차다'라고 말하며,

계곡이 자락을 감싸고 또 감쌀 때 '산이 깊고 그윽하다'라고 한다.

바로 '헌걸차고 그윽하다'라는 표현은 산의 품격인 셈이다.

당나라에서 온 1천여명의 승려가 원효대사로부터 화엄경을 전수받아 모두 성인에 이르렀다는 설화에서

그 이름이 유래된 경남 양산의 천성산(920.7m)도 헌걸차고 그윽하기는 마찬가지다.

곳곳으로 뻗어내린 수많은 능선과 골짝들은 '산의 고장' 문경과 강원의 큰 산 못지않다.

그 능선과 골짝이 어울려 빚는 풍광 또한 예사롭지 않다.

오죽하면 제2의 금강이라 일컬을까.


바로 그러한 수사의 정점에 '공룡능선'이 있다.

공룡은 침니처럼 뾰족하게 솟은 5∼6개의 연봉이 공룡의 등날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능선은 말 그대로 들쭉날쭉한 하늘금이 압권이다.

때론 가풀막으로,때론 직벽사이 로프로 오르지만 느끼는 스릴의 정도는 상상 이상이다.

탁 트인 조망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봉우리에서 내려다보면 흡사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천성의 깊은 속살까지 죄다 드러나 보인다.

이번 주는 바로 이 능선을 찾았다.

코스는 하북면 용연리 내원사입구 임도로 올라 금봉암을 찾아본 뒤 성불암계곡 합수머리로 내려와

공룡능선을 타는 것으로 꾸몄다.

하산은 천성산2봉(859m)에 올라 천성산의 대표계곡인 법수원 상류를 거쳐

웅상읍 소주리 보현사 앞으로 내려서는 것으로 했다.


산&산 팀이 코스를 이렇게 꾸민 것은

통상의 경우처럼 영산대학에서 올라 집북재로 내려오는 하산 루트나 성불암계곡 합수머리에서

바로 오르는 직등 루트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산 루트는 공룡능선을 거꾸로 타고 내려오기 때문에 직벽을 오르는 짜릿한 스릴을 제대로 느낄 수 없고

직등 루트는 보행로가 없는 찻길을 20∼30분이상 걸어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과 번거로움이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 일부러 찾지 않으면 가보기 어려운 금봉암과 그 뒤에 수호신처럼 솟아 있는

암봉도 함께 둘러 보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만으로 이번 코스를 기획한 것은 아니다.

지금 금봉암쪽 능선에 오르면 진달래 붉은 꽃물결의 잔치가 한창이다.

그것도 소담스럽게 치러지는 작은 잔치가 아니라 능선 곳곳을 붉게 물들이는

제법 큰 잔치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버스로 쉽게 다녀올 수 있고 사람의 발길도 비교적 드문 것도 선택한 이유의 하나다.


구체적 경로는 내원사입구 버스정류소∼518봉∼금봉암∼합수머리(상리천·성불암계곡)∼공룡능선∼집북재∼제2봉∼법수원계곡∼보현사∼백동마을 순이다.

걷는 데만 약 5시간30분이 걸리며 휴식을 포함하면 7시간 안팎쯤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산행기점은 내원사입구 사거리다. 12번 버스를 타고 가다 용연초등교 다음 정류소에 내리면 된다.

정류소 이름이 '내원사입구'여서 참고가 된다.

사거리에서 내원사 방면으로 2분쯤 올라가면 경부고속국도가 아래로 지나가는 육교를 만나게 된다.

산길은 이 육교를 지나자마자 바로 왼쪽의 임도로 연결된다.


산행은 이 임도를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길은 철탑을 만날 때까지 오름길의 능선을 따르면 된다.

삼각점이 있는 485.8봉까지 60분 소요.

다시 철탑까지 13분 소요.

능선 곳곳에 꽃물결로 흐드러진 진달래가 장관이다.


철탑을 만나면 독도에 유의해야 한다.

등로는 철탑에서 1분 거리에 있는 518봉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꺾인다.

바로 능선 분기점이다.

직진방향은 정족산이다.


오른쪽 등로로 접어들었다면 이제부터는 내림길이다.

그 길을 25분쯤 따라가면 등로 상에서 만나는 두 번째 철탑이 나온다.

이곳 역시 주의해야할 포인트다.

금봉암은 여기서 오른쪽의 임도가 아닌 왼쪽의 사면길로 이어진다.

양철 지붕의 금봉암은 고풍스러운 맛이 없지만 고즈넉한 주변 풍광이 볼 만하다.

특히 절 뒤에 수호신처럼 우뚝 솟아있는 암봉과 절 앞의 수백년 됨직한 당산나무가 인상적이다.

성불암계곡의 물이 상리천의 물과 한 몸을 이루는 합수머리는 금봉암 오른쪽의 대나무밭 옆 오솔길로 연결된다. 합수지점이 빤히 보이므로 자연스럽게 내려설 수 있다.

금봉암에서 15분 소요.

공룡능선은 노전(암)으로 가기 위해 설치된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오른쪽의 산길로 시작된다.

전신주에 '공릉능선(공룡능선의 오기)'이라 적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여기서부터 공룡능선 최고봉인 681봉까지는 오르내림이 심한 암릉길이다.

고도차가 심해 땀을 흘릴 각오를 해야하지만 사위로 펼쳐지는 시원스러운 풍광에 수고를 덜 수 있다.

직벽으로 오르는 벼랑이 몇군데 있지만 로프가 걸려있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합수머리에서 681봉까지 95분 소요.


681봉을 내려오면 등로는 순한 산길로 바뀐다.

다시 그 길을 따라 20분쯤 발품을 팔면 원효가 중생들을 모아놓고 불법을 설파했다는 집북재에 이른다.

공간이 제법 넓어 많은 사람들이 휴식장소로 활용하는 곳이다.

집북재에서 한숨을 돌렸다면 여기서 산행계속 여부를 판단해 봐야 한다.

사실 공룡능선만 탄다면 더이상의 산행이 불필요하다.

그리고 이곳까지의 산행시간(걷는 시간만 대략 3시간30분)도 만만찮기 때문에 영산대학으로 내려서도 괜찮다.

영산대학은 집북재에서 왼쪽으로 나와있는 길을 따르면 된다.

60분 소요.

천성산2봉은 집북재에서 직진방향의 오름길로 40분쯤 걸린다.

천성산2봉에서의 하산은 법수원계곡쪽으로 이뤄진다.

법수원계곡은 정상석에서 직진방향(화엄벌)으로 약간 왼쪽(동남쪽)으로 돌아보면

바닥이 평평한 V자형의 협곡과 그 사이에 난 조그만 능선길로 연결된다.

그 길을 따라 5분쯤 내려가면 곧이어 임도를 만나고 다시 그 임도를 가로질러 가면

법수원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계곡은 각종의 소와 폭포,주변의 기암들이 볼거리다.

계곡까지 10분,능선길까지 5분이 걸린다.

계곡에서 능선길로 나오면 2분쯤 거리에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법수원으로 가고 왼쪽으로 가면 보현사 앞을 거쳐 백동마을로 닿게 된다.

능선 상에 돌무덤이 있어 참고한다.

백동마을로 이어지는 왼쪽 길은 부드러우면서 유유자적하게 흘러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울창한 소나무숲까지 더해 하산로도 더없이 편안하다.


돌무덤에서 보현사까지 16분 소요. 백동마을은 보현사 앞 넓은 시멘트 길이 아닌 직진방향의 등산로로 연결된다. 이후 이 길은 도로로 바뀌면서 마을 버스정류소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보현사에서 정류소까지 25분.



글·사진=진용성기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안 ‘여항산’   (0) 2016.11.04
여수 ‘봉황산~금오산’  (0) 2016.11.01
남해 ‘호구산(원산)’  (0) 2016.10.25
밀양 ‘용암봉~소천봉’  (0) 2016.10.21
영광 ‘장암산~태청산’   (0) 2016.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