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봉황산~금오산'
크고 작은 섬·기암괴석… 절경에 사로잡혀 발을 떼지 못하다
▲ 금오산 정상에서 금오봉으로 가는 능선은 기괴한 모양의 바위로 이루어진 암릉이 많다.
전준배 산행대장이 마치 큰 파도처럼 쏟아질 듯한 병풍바위 아래로 지나가고 있다.
여수에는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산들이 여럿 있다.
그 중에서도 돌산읍의 봉황산(460m)과 금오산(320.6m)이 유명하다.
산 자체도 절경이지만 능선을 따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산행 후 엑스포까지 구경하면 금상첨화다.
이번 봉황산~금오산 산행은 1박 2일 일정이 적당하다.
부산에서 산행 들머리까지 도착하는데 3시간, 산행에 4시간 30분, 다시 돌아오는데 3시간가량 걸린다.
산행만을 목적으로 무리한다면 아침 일찍 출발해 오후 9시 이전에 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여수까지 가서 어찌 산만 타고 올 수 있을까?
여유를 가지고 아무래도 하루 숙박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굳이 하루 만에 산행을 끝내겠다면 봉황산 구간을 빼고, 율림치나 임포마을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금오봉을 오른 뒤 향일암으로 내려오는 2시간 내외의 코스를 권하고 싶다.
산행은 돌산읍 죽포리 느티나무~봉황산 입구~큰솔 표지목~바위 쉼터~봉황산 정상~방화선 삼거리~전망바위~394봉~갈림길~275봉~흔들바위~산불감시초소~율림치~296봉~금오산 정상~317봉~임포 갈림길~금오봉~향일암~향일암 매표소를 거쳤다.
총 10.4㎞로 길지 않은 구간이지만, 절경에 반해 쉬어가느라 4시간 30분 걸렸다.
능선 옆으로 바다 펼쳐져
암릉 타며 걷는 재미 '쏠쏠'
들판에는 온통 초록색 갓이
자연 동화된 향일암 신비로워
산행 들머리는 여수시 돌산읍 죽포리 보건진료소 앞에 있는 느티나무다.
높이가 16m인 이 느티나무는, 동네 주민들에 따르면 수령이 500년이나 된다고 한다.
보호수로 지정돼 특별 관리를 받고 있다.
죽포리 앞에 들이 넓게 펼쳐지다 봉황산에 막혀 주저앉은 형세다.
봉황산 능선에 붙기 위해서는 마을과 들을 가로질러 난 평지 길을 15분 이상 걸어야 한다.
돌산삼안농원 표지판을 보고 동네로 진입, 50m 전진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측 길을 따라 간다.
20m 더 전진해서 왼쪽으로 꺾어 산언저리로 들어간다.
봉황산으로 가는 들판에는 온통 초록색 갓이 자라고 있다.
역시 갓김치의 고향답다.
수확에 한창인 동네 아낙들은 챙이 넓은 모자로 햇빛을 가렸는데도 얼굴이 검다.
외지인에게 인심 좋은 미소를 지어보일 때 유독 하얀 이가 도드라진다.
트럭 한 대가 다닐 폭의 시멘트 포장길은 산언저리까지 뻗었다.
이 길이 끊기는 지점에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다.
오르막 오솔길이 봉황산 정상까지 1.8㎞ 정도 펼쳐진다.
오르막을 10분가량 오르니 파란색 표지목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산 사면을 벗어나 능선을 타고 오른다.
봉황산은 400m대 산이지만 가파르다.
들머리의 해발고도가 5m에 불과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능선길 곳곳에는 전망을 위해 나무를 잘라 놓았다.
나무가 쓰러진 사이로 바다 건너 경남 남해군의 섬들이 보인다.
조선 숙종 시대 문필가이자 구운몽의 저자인 서포 김만중이 유배돼 죽을 때까지 살았다는 노도가 어렴풋하다.
큰솔 표지목을 지나 다시 20분간 오르막을 오르니 드디어 봉황산 정상 표지목이 나온다.
1999년 10월 여수 오동동 산악회에서 이 표지목을 세웠는데, 잘못된 것이다.
여기서 50m 더 전진해야 진짜 정상이다.
두 봉우리의 높이가 어금버금해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착각했던 것 같다.
봉황산 정상은 돌산읍 중앙에 솟아 죽포리, 율림리, 서덕리를 거느리고 있다.
봉황이 산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고 하는데 누구도 봉황을 봤다는 사람은 없다.
정상에는 줄기가 희고 가는 소사나무 군락이 삐죽삐죽 높이 자라 전망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봉황산을 벗어나 금오산 능선으로 접어들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경이 이어진다.
정상에서 20m 전진하면 길이 갈린다.
이정표를 확인한 후 왼쪽 향일암 방면 돌산 종주 코스로 내려간다.
10분 정도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임도 같은 것이 나온다.
자세히 보니 임도는 아니고, 산불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만든 방화선이다.
이 길을 따라 9분 정도 걷다가 방화선을 버리고 능선에 다시 붙어 394봉을 오른다.
394봉에서 5분 정도 전진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주의해야 한다.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내리막길로 간다.
왼쪽 길도 뚜렷해 잘못 들어서기 쉽다.
이 갈림길에서 다시 5분 정도 더 내려가면 등산로 오른쪽에 특이한 형식의 묘지가 나온다.
산짐승들의 해코지를 막기 위해 봉분 둘레로 돌담을 쌓았는데,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양식이다.
능선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건너 다시 능선에 붙으면 엄지손가락 모양을 한 집채만 한 바위를 만난다.
이 바위 뒤쪽으로 돌아가면 율림리와 밤섬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가 있다.
마을 앞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 위에 소금을 뿌린 듯 굴 양식장 부표가 떠 있다.
그 사이를 작은 어선이 흰색 포말을 일으키며 가로지른다.
바다에 떠 있는 밤섬은 진짜 밤처럼 생겼다.
여기서부터 절경의 연속이다.
엄지바위에서 흔들바위,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율림치에 이르는 30분 구간은 눈이 심심할 틈이 없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렀고, 암릉을 타는 재미도 쏠쏠하다.
능선 양 옆으로 펼쳐진 바다 전경도 시원하다.
특히, 어른 머리 크기의 작은 돌들이 집채만 한 큰 바위를 떠받치고 있는 형상의 흔들바위는
힘껏 밀면 굴러 떨어질 듯 위태롭다.
그러나 장정 둘이서 아무리 밀어도 바위는 꼼짝하지 않았다.
율림치를 지나면 비로소 봉황산의 그늘을 벗어나 금오산 자락으로 접어든다.
율림치는 봉황산에서 금오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중 가장 낮은 안부인데,
율림리 사람들이 금성리로 넘어 다니던 고개다.
율림치에서 묘 2기를 지나 24분 정도 전진하면 금오산 정상이다.
여기서는 사방으로 바다를 볼 수 있다.
진행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바다와 섬들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다.
산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호리병처럼 육지를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다.
개도 금오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그 속에 풍덩풍덩 빠져 있다.
아름다운 풍광에 사로잡혀 한동안 발을 떼지 못하다
317봉과 임포 갈림길을 거쳐 해발 247m의 금오봉으로 향한다.
임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임포마을 주차장이다.
향일암으로 가는 최단거리 산행코스는 임포마을에서 이 갈림길로 올라와
금오봉에 오른 뒤 향일암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금오봉에서 향일암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해맞이 명소로 유명한 향일암은 신라 선덕여왕 시절 지어져 전국 4대 관음성지 중 하나로 추앙받았다.
산 중턱 큰 바위 사이사이 빈 공간에 전각을 배치했다.
전각과 전각 사이의 동선이 불규칙해 통상적인 가람 양식은 아니다.
그러나 무질서한 듯하면서도 이질감 없이 자연과 동화된 가람이 신비롭다.
향일암(061-644-4742)은 하루 전 전화로 예약하면 투숙할 수 있다.
단 오전 3시와 오후 6시 예불 참가는 필수다.
글·사진=박진국 기자 gook72@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여수 봉황산~금오산 '산행지도'
여수 봉황산~금오산 '가는길 먹을곳'
찾아가기
자가승용차로 부산에서 여수로 가기 위해서는 남해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순천JC에서 빠져나와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3㎞ 전진하면 동순천 IC가 나온다.
요금소를 빠져 나와 600m가량 달려 여수 방면으로 우회전,
다시 80m 전진해 여수·광양 방면으로 좌회전해 17번 국도로 올라선다.
국도를 따라 5.7㎞ 정도 달리다 율촌교차로에서 율촌·여수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10분 정도 달리다가 덕양 삼거리가 나오면 좌회전, 새 길을 타고 돌산 방면으로 간다.
이때부터 줄곧 외길을 달리다 라온유 아파트 앞에서 우측 길을 따라 10여 분 달리다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읍으로 들어간다.
이후 10여 분을 다시 달리면 죽포리 안내판을 만날 수 있다.
남해고속도로 옥곡IC에서 동광양 방면으로 좌회전해서 강변로를 7㎞ 정도 따라가다가
이순신대교를 건너 여수로 진입해 17번 국도로 갈아탈 수도 있다.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1577-8301)에서 여수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 30, 9시 30분, 11시, 오후 1시, 2시 30분, 3시 40분, 4시 40분, 5시 30분, 7시, 8시 50분에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다.
여수터미널에서 돌산읍 죽포리, 율림치나 임포마을로 가는 교통수단은
111번 시내버스와 113번 좌석버스가 있다.
오전 6시부터 각각 1~2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음 식 점
여수시 돌산읍의 대표적 먹을거리는 '갓김치'다.
코가 찡할 만큼 톡 쏘는 맛과 진한 양념이 특징이다.
그 알싸한 맛은 심심한 배추김치만 먹어오던 도시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향일암에서 매표소를 따라 내려오는 길에 갓김치를 판매하는 가게가 줄을 지어 있다.
'해와달 거북 횟집'(061-644-9081)도 그 중 하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갓김치와 젓갈만으로도 밥 한 공기 비우는데 충분한데, 해물된장찌개는 과분할 지경이다.
여수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신선한 해물의 맛이 우러나온 된장찌개는 바다 내음이 난다.
막걸리까지 한 잔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박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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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봉황산~금오산'
바다 위 걷듯 오르면 어느새 고개 내민 金거북
금오산, 전국서 유일한 삼면 바다 코스
죽포~향일암 여정 3시간40분 가량 소요
외길로 찾기 쉽지만 정상석 없어 주의를
향일암을 품은 금오산은 금거북이 바다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형상이다. 돌출부분은 거북의 머리에 해당한다. 산행 날머리 향일암에서 본 모습이다. 향일암은 바다 건너 희미하게 보이는 남해 금산 보리암과 함께 국내 4대 관음도량으로 손꼽힌다. |
그리움이 사무치면 섬이 먼저 떠오른다.
설렘 탓이었을까.
고속도로에선 화살 같이 날았지만 구절양장 해안도로에선 뒤차가 답답해 추월할 정도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기어갔다.
섬 끝자락 바위산 중턱 아슬아슬한 절벽 한 켠에는 기도 효험이 뛰어나다는 조그만 암자가 있고,
산 아래 갯마을엔 물이 나면 아직 성게를 주워 올 정도로 생태계가 살아있다.
바위산은 해발 300m 남짓.
쪽빛 바닷물의 잔잔한 물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저 말없이 한동안 바라본다.
혹 호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간다.
그도 그럴 것이 정면의 육지 같은 큰 섬인 남해도와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는 세존도,
그리고 연도 안도 수항도 금오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를 포근히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이 곳의 일출과 일몰은 사진으로만 보면 구별 못할 정도로 잔잔하고 포근하다.
만일 붉은 노을이 불타오르는 해질녘 고요의 바다 위로 만선의 고깃배가 포말을 일으키며 나아가는
그림 같은 풍경을 목격한다면 이번 여정의 최고 수확이 될 듯하다.
배멀미를 걱정해야 하는 출렁이는 거센 파도와 울창한 송림을 병풍삼아 기암괴석 하나하나가
모두 천연의 조각품으로 상징되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전남 여수땅의 최남단 돌산도에서도 가장 끝단에 위치한 금오산과 향일암,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지는 호수 같은 바다에 대한 상념이다.
'쇠 금(金), 큰 바다거북 오(鰲)' 자를 쓰는 금오산은 금거북이 바다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형상.
실제 향일암에서 거북마냥 고개를 삐죽 내밀면 놀랍게도 그 모습 그대로다.
산 아래 바다쪽으로 돌출된 임포마을의 둔덕이 머리, 향일암이 자리한 지점이 몸통,
임포마을 입구 국립공원 주차장이 왼발이다.
암봉인 금오산은 덩치가 작다.
그래서 마루금이 이어지는, 금오산의 모산 격인 봉황산도 넣었다.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나는 형상인 봉황산과 금오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삼면으로 바라보며 마루금을 걸을 수 있는 데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사실 봉황산은 기대에 못미쳤다.
직선형 된비알이 진을 빼는 데다 조망 또한 대부분 숲에 가려 내세울 만큼은 못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금오산으론 걷는 양이 부족해 이웃한 봉황산을 곁들였다.
어쨌든 금오산과 봉황산은 '뭉쳐야 산다'.
향일암의 해탈문 역할을 하는 바위 틈. |
산행은 돌산읍 죽포삼거리 인근 당산나무(봉황산 등산안내도)~
등산로 입구 이정표~샘터(벤치)~삼각점봉(440m)~봉황산(461m)~
잇단 임도~바위전망대~흔들바위~(성두)산불초소~
율림주차장(율림치)~금오산(360m)~금오산 정상석봉~향일암~
매표소 순.
순수 걷는 시간은 3시간40분 안팎.
향일암에서 보내는 시간이 여정을 좌우한다.
대부분 외길이라 길 찾기는 쉽다.
다만 정상석이 없거나 잘못 세워져 있어 이에 유의하자.
방죽포해수욕장 못미쳐 만나는 죽포삼거리.
여기서 우측으로 100m쯤 가면 천년된 보호수 느티나무가 눈에 확 띈다.
죽포리마을 당산나무다.
그 옆에는 봉황산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여기부터 들머리 찾기는 식은 죽 먹기.
돌산도의 명물 갓밭을 따라 포장로를 10여 분 걸으면 등산로 입구.
완경사 오름길의 연속이지만 은근히 힘이 든다.
물이 졸졸 나오는 샘터와 옛 헬기장을 지나면 본격 된비알.
차츰 매서워진다.
20여 분 뒤 마른 억새길 옆에 뜻밖의 삼각점. 441봉이다.
10분 뒤 왼쪽 시야가 트인다.
제법 너른 경사진 암반이다.
한쪽 편에는 과거 정상석이 서 있었는지 하여튼 뭔가가 세워져 있던 흔적이 있다.
산행팀은 정상으로 추정했지만 이곳에서 2분 뒤 두 번째 도는 지점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해서 노란리본 뒷면에 '봉황산 정상 460m'라고 적어 놓았다.
참고하길.
이때부터 하산길.
7분쯤 내려오면 임도.
직진한다.
더 넓은 임도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정면 송림길로 오른다.
5분 뒤 시야가 트이는 바위전망대.
올망졸망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는 가막만과 화양면이 보인다.
다시 오르막.
오른쪽으로 크게 돌면 이내 임도.
바로 건너 산으로 향한다.
곧 바위전망대. 지나치려다 보니 왼쪽 뒤로 진입로가 있다.
인근에 보춘화가 보이고 바다 건너 정면엔 남해 금산, 그 왼쪽 뒤로 설흘산 호구산 송등산이 확인된다.
발밑에는 대율마을 앞 밤섬이 조각배처럼 떠 있다.
주변엔 홍합양식장.
2분 뒤 흔들바위.
밀어봐도 꼼짝 않는다.
비슷한 크기의 고성 구절산 흔들바위는 흔들렸는데. 이어지는 능선길.
10여분 뒤 (성두)산불초소.
성두는 인근 마을이름.
여수 관할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금오도 지구와 남해도쪽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양쪽으로 펼쳐진다.
한 가운데 가장 큰 섬인 금오도를 중심으로 왼쪽 연도 안도 수항도가, 오른쪽 발밑으로 밭이 선명한
소·대횡간도 화태도 월호도 개도가 펼쳐진다.
그 우측 저 멀리 고흥땅 외나로도와 팔영산도 선명하다.
남해도쪽으로 밤섬 뒤 김만중의 노도와 금산 설흘산 망운산이 보인다.
날씨가 좋을 땐 통영권의 욕지도 연화도 등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섬도 보인단다.
산불초소에서 율림치까지는 7분 거리.
이번 산행의 중간 기착지다.
율림주차장 끝단 몬당휴게소 옆 '향일암' 이정표가 서 있는 산길로
오른다.
이때부터 금오산이다.
16분 정도 오르면 벤치.
숨을 한 번 돌리고 직진한다.
10분 뒤 시야가 트이고 다시 5분 뒤 풀섶에 삼각점(360m)이 보인다.
전망이 없지만 이 지점이 금오산 정상이다.
삼각점을 약간 지나면서 쪽빛 바다와 크고 작은 암봉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323봉이 금오산에서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표식은 없지만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삼면이 거칠 것 없는 쪽빛 바다이다.
뒤돌아보면(북쪽) 봉황산이 한 일 자로 웅장함을 자랑한다.
이어 '추락 위험' 팻말이 적힌 쏟아질 듯한 내리막 바윗길을 내려서면 안부 숲 갈림길.
왼쪽 임포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길. 직진한다.
200m 지점부터 바위능선길. 5분 뒤 금오산 정상석봉.
지도상으로 247m에 불과하지만 정상석이 서 있다.
스쳐간 산꾼들이 이를 알았던지 해발고도는 지워놨다.
조망은 환상적이지만 아직 그 유명한 거북의 형상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대신 바위마다 조각가의 작품처럼 거북등 문양이 새겨져 있다.
하산로는 목재데크와 철계단이 이어진다.
수직에 가까운 절벽이어서 이를 이용하지 않고는 힘들다.
10분 정도 조심스레 내려서면 향일암 입구.
여기서 향일암 대웅전까지는 2분 정도 걸린다.
# 교통편
# 노포동 터미널에서 3시간여 소요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여수행 고속버스는 오전 6시25분부터 40분~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10분 걸린다.
고속터미널에서 길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임포(향일암)행 111번을 타고 죽포삼거리에서 내린다.
향일암 입구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고속터미널행 111번 버스는 1시간 간격으로 있다.
오후 5시17분, 6시17분,7시17분…밤 10시17분(막차).
여수에서 부산행 고속버스는 오후 5시50분, 7시(막차)에 있다.
심야버스는 밤 10시3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순천IC~17번 여수 벌교~지하도~돌산대교 여수~향일암 오동도~돌산대교~군내 임포~죽포삼거리서 우회전 후 100m 지점 당산나무 앞.
하산 후 향일암 입구에서 차가 주차해 있는 죽포삼거리로 가는 버스는 많기 때문에 시간 손해는 거의 없다.
# 떠나기전에
# 자연산 횟감 가장 다양한 곳
'해를 향한 암자'라는 향일암(向日庵)은 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 낙가산 보문사,
남해 금산 보리암과 함께 기도 효험이 빼어난 국내 4대 관음도량으로 손꼽힌다.
신라 선덕여왕 때인 644년 원효대사가 원통암(圓通庵)으로 창건했지만 고려 광종때인 958년 산 이름을 따
금오암으로, 그 후 거북이의 영(靈)이 서려있는 곳이라 해 영구암(靈龜庵)으로 불리다가
조선 숙종 41년(1715년) 인묵 대사가 일출의 찬란함을 보고 향일암이라 명명했다.
재밌는 점은 대웅전 옆 경봉 스님이 쓴 영구암 편액이 걸린 조그만 전각만 있을 뿐
향일암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원효 대사가 수도했다는 관음전,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긴 바위 틈으로 일주문 역할을 하는
해탈문 등은 유의깊게 살펴보자.
또 한가지.
안내도에 보면 대웅전 뒤에 흔들바위가 있다고 표기돼 있다.
유감스럽게도 통제구역 내에 있다.
워낙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쓰레기가 과다 배출되고 자살장소로 사용돼 막았단다.
살짝 들여다보니 설악산 흔들바위보다 크며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향일암 주변의 특산물은 돌산갓김치.
암자 아래 임포마을 전체가 갓김치 가게다.
비옥한 토양 덕에 이 곳만의 고유 향과 맛이 빼어나다.
임포마을 제일 끝집인 초원횟집·민박이 잘 한다.
셔틀버스 주차장 바로 옆이다.
이 곳은 특히 자연산 횟감이 가장 다양한 것으로 유명하다. (061)644-7939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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