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3개월새 도로 두 번 파헤친' 어이없는 공사

금산금산 2016. 11. 1. 11:20

3개월새 도로 두 번 파헤친 '어이없는 공사'




동래구, 동신중 앞 삼거리







- 유관기관 일정 조율 못해
- 수도관 교체공사 복구 후
- 같은 구간 굴착 혈세 줄줄
- 중장비 동원 학생안전 위협



부산 동래구가 학교 통학로의 상·하수도관 공사 일정 조율에 실패하면서

3개월 새 두 번이나 땅을 파헤쳐 혈세 낭비는 물론 학생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27일 부산 동래구 명장동 동신중학교 앞에서 3개월 전 상수도관 교체 공사가 끝났음에도 이날 다시 하수도관 공사가 진행돼 3개월 새 같은 지역을 두 번 파헤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


27일 오전 8시 부산 동래구 동신중학교 앞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하수와 우수를 분리하는 하수도관 공사를 위해 굴착기 등 중장비가 동원됐다. 

이날 시작된 굴착 공사는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되면서
동신중 학생과 인근 학산여중, 학산여고 학생들의 등굣길은 아수라장이 됐다.
편도 1차로의 좁은 길은 중장비 차량과 등교하는 학생들로 뒤엉켰다.
공사 안내문은 A4용지로 눈에 띄지 않게 한쪽 담벼락에 붙어 있었다. 

이 지역은 상수도사업본부 동래사업소가 지난 3월부터 7월 말까지
동신중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100여 m의 낡은 상수도관 교체 공사를 끝낸 곳이다. 

하지만 공사 완료 3개월 만에 부산시의 발주를 받은 L건설이 하수도관 공사를 위해
같은 구간을 파헤치면서 등굣길 안전 우려와 함께 도로 복구비 1300여만 원도 고스란히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이는 동래구 건설과가 지난 5월 중복 굴착 방지를 위한 도로관리 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공사 일정 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초자치단체는 도로 굴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 분기마다 도로관리 심의위를 열어
상·하수도, 가스관, 통신선 등의 공사 진행 유관 기관들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그러나 상·하수도관 공사 주최 측과의 일정 조정이 제대로 안 되면서
비슷한 공사를 3개월 시차를 두고 진행하게 됐다.

중복 굴착으로 인한 소음, 안전 등의 피해는 학생들과 주민에게 돌아갔다.
동신중 관계자는 "예고도 없이 3개월 만에 똑같은 곳에서 비슷한 공사를 진행해 학생들이 또다시 위험한 등굣길을 오가게 됐다. 이해할 수 없는 일처리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동래구 관계자는 "도로관리 심의위를 열 당시 L건설 측의 하수도관 공사는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별다른 통보도 안한 채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면서 "심의위에서는 중복 굴착 방지를 위해 두 기관이 조율하라고 명시했는데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