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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깎아 골프장 짓더니, 10년 만에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아파트) '시끌'

금산금산 2016. 11. 4. 11:09

산 깎아 골프장 짓더니, 10년 만에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아파트) '시끌'





▲ 4000세대 규모의 뉴스테이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부산 강서구 지사동 하이스트CC 부지. 

  김병집 기자 bjk@





부산의 한 대형 건설사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골프장 부지에

기업형 임대아파트(뉴스테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녹지를 깎아 골프장을 지은 지 10년도 되지 않아 다시 아파트를 추진하는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삼정기업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부산 강서구 지사동 하이스트CC 부지(강서구 과학산단1로 172)에 '뉴스테이'를 건립하겠다며 올 2월 시에 심의를 신청했다.

삼정기업은 29만 7000㎡ 부지에 4000세대 규모의 뉴스테이 건립 의사를 밝혔다.

6월에 시 심의 절차를 통과한 삼정건설은 9월부터 뉴스테이 공급 촉진지구 지정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지구 지정을 앞두고 관련 부서 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구 지정 신청이 통과되면 전문가위원회 심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지구 지정이 확정된다. 



삼정기업, 지사동 29만㎡에  
4000세대 임대아파트 신청  
자연녹지→골프장→아파트  
주민 "지나친 특혜 아니냐"
 



시는 올 8월 중산층 주거 안정을 위해 뉴스테이를 2만 세대까지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삼정건설이 신청한 대로 뉴스테이가 지어지면 시 전체 뉴스테이의 20% 규모가

강서구 지사동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지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2006년 자연녹지였던 해당 부지가 도시계획 시설 고시로 체육시설로 변경된 이후

지사고개 인근 미봉산 등은 골프장 조성으로 산림이 크게 훼손됐다.

뉴스테이가 들어설 경우 추가적인 산림 훼손이 우려된다.

골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 김지환(56) 씨는 "산을 깎아 골프장을 만들어 놓고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면 당시 산 깎은 게 아파트 지으려고 미리 정지작업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골프장 조성 이전 자연녹지였던 부지에 뉴스테이가 들어선다는 점을 두고

건축업계에서는 특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부산과학일반산업단지에 건립 예정이거나 건립된 아파트들의 경우

일대 자연녹지에 아파트 건립이 불가능해 소규모 단지로 조성됐다.

도시계획상 자연녹지의 경우 4층 이상 건축물 건립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뉴스테이의 경우 임대주택특별법에 따라 녹지에도 건축을 할 수 있고 대규모 단지 조성이 가능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장기적으로 골프장 사업보다 뉴스테이 사업의 수익성이 훨씬 높아 자체 시공·시행이 가능한 건설사에 뉴스테이는 사실상 합법적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정기업 관계자는 "골프장 부지에 뉴스테이가 들어서면 인근 산업단지의 배후 주거 단지 역할이 가능하다"며 "10년 전 골프장을 지을 때 어떻게 지금 아파트 짓는 것까지 생각했겠느냐"고 의혹을 부인했다.

부산시 주택건축과 관계자는 "심의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