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부산 첫 '몽돌해변'…동해남부선 폐선 철책 철거, 30년 만에 베일벗다

금산금산 2016. 12. 23. 14:29

부산 첫 몽돌해변…동해남부선 폐선 철책 철거, 30년 만에 베일벗다




53사단 청사포 소초 뒤편, 길이 250m·폭 30m 분포







- 1985년 간첩선에 출입금지
- 폐선부지 철조망 철거 중 발견

- 구청 "시민에 돌려줄 것"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에 숨어 있던 비밀의 해변이 3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청사포 해안가에 몽돌 해변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1985년 이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탓에 일반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임경호 프리랜서



국제신문 취재진과 해운대구는 22일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미포~청사포) 구간을 답사하다가

육군 제53사단 소초 아래 민간인 출입 금지구역에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해변을 발견했다.

해운대·송정해수욕장 백사장이 모래인데 반해 이곳은 몽돌(자갈)로 돼 있었다.

몽돌 해변은 길이 250m에 폭 30m가량이다.

그동안 수풀과 절벽에 가로막혀 있었던 탓에 사람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해운대구 공무원들도 21~22일 취재진과 함께 미포~청사포 구간의 군사용 철책 철거 예정지를 둘러보다가

의외의 관광자원을 발견했다며 탄성을 질렀다.

이곳은 1985년 10월 청사포 간첩선 침투사건을 계기로 철책이 설치되면서 30년간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덕분에 해운대·송정해수욕장과 달리 개발의 흔적이 없다. 해운대구와 53사단의 합의에 따라 내년 7월께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의 철책이 철거되면 누구나 몽돌 해변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미포~청사포 폐선부지와도 50m 거리여서 접근성이 좋다. 멀리 오륙도가 보이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해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와 함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치도 높다. 경남 거제시 학동의 흑진주 몽돌해변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높다.

해변의 앞바다는 공유수면으로 지정돼 있다. 철책 철거가 끝나면 해운대구가 관리를 맡게 된다. 해운대구는 몽돌 해변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유지할 예정이다. 폐선부지 산책로에서 해변까지 내려오는 길과 방문객을 위한 나무 덱만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해운대구는 내년으로 예정된 폐선부지 철책 공사에 발맞춰 국제신문과 함께 몽돌 해변의 이름 공모에 나선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와 해변을 모두 시민의 품에 안긴다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다.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은 "새로 발견된 해수욕장은 미포~청사포 폐선부지와 함께 자연 그대로의 관광지로 지켜나갈 것"이라며 "해운대·송정해수욕장이 전통적인 이름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면 몽돌 해변의 이름은 시민의 뜻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운대구는 자연 관광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올해부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내 시설물 설치를 제한하기로 했다. 


  김준용 기자 j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