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도, 학원 '뺑뺑이'…아이들을 쉬게 하자!~
중학생 33·일반고 36·특목고 51% 일요일 학원행
전국시도교육감 '학원 휴일휴무제' 입법화 건의
고교 2학년인 김모(17) 양은 5월 황금연휴(1~9일)에 홀로 집을 지켰다.
학원의 영어·수학 특강을 듣기 위해서였다.
김 양은 "대부분 학원이 연휴 기간 단기 특강을 열었다. 다른 친구들도 성적을 올리려고 공부하는데
나만 가족과 여행 가는 게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
한국인구학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초등학교 6학년의 하루 평균 사교육 시간은 173.8분으로,
고교 3학년(169.6분)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교육비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청소년의 과도한 학습노동을
줄이기 위해 학원 휴일 휴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6일 충남 부여 롯데부여리조트에서
총회를 열고 공휴일에 유치원, 초등학생 대상 학원 운영을 제한하는
'학원 휴일휴무제' 입법화를 국회에 건의했다. 학원 휴일휴무제는 학원·교습소가 일요일·법정공휴일에 의무적으로 쉬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08년 심야 학원 영업시간을 일부 제한하는 조례에 합헌 판정을 내렸다. 서울·경기·대구·광주·세종시는 밤 10시까지만 학원 수업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요일 제한이 없다 보니 토·일요일에도 수업하는 학원이 많다.
학원 휴일휴무제가 도입되려면 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학원 교습소 개인교습자 모두 일요일과 공휴일에 휴무하는 의무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초등학생 대상의 학원 휴일휴무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학원 휴일휴무제를 지지하는 교육시민단체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성적 위주의 평가를 개선하려면 초중고생에 전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이 최근 중고생 4213명과 학부모 17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중학생 33%와 일반고 학생 36%(특목고·자사고 51%)가 일요일에도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 휴일휴무제에 대해서는 중학생 75.5%와 고교생 51.9%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학습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청소년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라며 "휴일 사교육은 개인의 선택보다 과도한 학습노동 경쟁의 결과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9.6%나 늘었다.
정홍주 기자 hj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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