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호 근대학교] '개성학교' 개교식 사진 발굴
동창회 '121년 전 모습' 입수 공개
- 건물 6동·학생·교사 생생히 담겨
- 최초 위치 부산항 감리서 주변
121년 전 부산 최초의 근대학교이자 민족학교였던 개성학교 개교식 사진 원본이 공개됐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개성학교의 최초 위치도 확인됐다.
1896년 1월 25일 개교식 당시의 부산 개성학교 모습.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제공 |
개성고 총동창회는 1896년 1월 25일 열린 개성학교 개교식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가로 27㎝에 세로 20㎝인 흑백 사진에는
산비탈 초가집들 사이로 운동장에 모여 있는 수백 명의 학생과 교사 6동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학생들 왼쪽에는 경찰과 기관원들이 도열해 있다.
오른쪽에는 동네 아이들이 그네를 타고 있다.
학교 담장 밖에서 흰 두루마기를 갖춰 입은 학부모들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는 장면도 담겼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제가 조선을 삼키려던 1896년 1월 25일 열렸던 개성학교 개교식 풍경이다.
개성학교는 부산의 선각자인 박기종 선생이 민족자본으로 설립한 한강 이남의 첫 근대학교이다.
사진은 개성고 동문인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과 개성고 총동문회의 노력 끝에 발견됐다.
김 소장은 최근 일본 경매사이트에 개교식 사진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그동안 문헌상으로 전해오던 개성학교의 초기 모습인 데다 화질 또한 뛰어난 것을 확인하고
개성고 총동창회에 연락해 65만 원에 낙찰받았다.
사진 속 풍경으로 확인한 개성학교 최초 위치는 지금의 부산 중구 영주동 봉래초등학교 자리가 아닌
조선 시대 역관(驛館)이 있던 성신당·빈일헌과 부산항 관리기관인 부산감리서 주변이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김 소장은 "개교식 사진은 부산과 개성학교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개성학교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당시의 생활상과 주변 지리도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성고 총동창회는 개성고 역사관에 개교식 사진을 전시하고
2011년 봉래초등학교에 세운 표지석 옆에 개성학교 최초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도 세울 계획이다.
김수철 총동창회 사무총장은 "최근 봉래초등학교 주위에 개성학교를 세운 박기종 선생 기념관이 개관한 만큼 중구에서 관광코스로도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성학교는 1890년 실업학교령에 따라 공립부산실업학교와 공립부산보통학교로 분리된 뒤
학교를 이전해 지금의 개성고등학교(옛 부산상고)·개성중학교·봉래초등학교가 됐다.
박재혁 의사를 비롯한 부산 독립운동가의 산실인 개성학교는
훗날 노무현(53회) 전 대통령과 신상우(43회)·이기택(43회)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과 경제인을 배출했다.
이준영 기자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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