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명 장애 딛고 2년간 갈맷길 완주, 직접 풍경 찍어 사진전
부산 발달장애인,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북돋으며 한 달에 한 번씩 구간 나눠 완주
- 좋은 뜻 함께한 갈맷길조합
- 같이 걸으며 사진교육 담당
- 모두 작가 변신 200여장 촬영
- 4일부터 시민회관서 전시회
부산의 발달장애인 26명이 사진작가로 변신했다.
최근 2년간 갈맷길 700리를 완주하면서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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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들이 2년 동안 갈맷길 700리를 완주하면서 찍은 사진을 오는 4일부터 전시한다. 사진은 발달장애인들이 갈맷길을 걷는 모습. 든솔 제공 |
사회복지법인 든솔은 오는 4일부터 9일까지
부산시민회관 1층 전시실에서 ‘갈맷길 완주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든솔은 2015년 2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만든 사회복지법인이다.
다같이 모여 자녀들을 위한 의미 있는 행동을 함께 해나가자는 취지로 설립했다.
같은 해 10월 17일부터는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이 갈맷길협동조합원들과 함께 갈맷길 270㎞ 완주에 도전했다.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매달 한 번씩 토요일마다 갈맷길 코스를 나눠 걷기 시작했다.
평소 해보지 않던 경험이다 보니 초반에는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중간에 주저앉아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비장애인들은 두세 시간 만에 걸을 거리가 6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스마트폰이 걷기 친구가 됐다.
갈맷길협동조합이 한 달에 두 번씩 함께 걸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촬영 수업을 하자
흥미를 느끼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사진을 찍고 싶다며 빨리 갈맷길을 걷자고 재촉하기도 했다.
무표정하던 얼굴에도 웃음이 생겨났다.
그렇게 2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6월 17일 갈맷길 700리를 모두 완주했다.
이미점(여·55) 씨는 “처음엔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4계절을 모두 겪으며 적응하고 이겨내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단체활동을 통해 서로 챙겨주고 사교성도 얻게 돼 시작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든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 동안 아이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전시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사진전에는 26명의 발달장애인 사진작가들이 찍은 200여 장이 전시된다.
갈맷길을 걷거나 일생생활 속 모습들이 담겨있다.
부모들은 개막식에서 갈맷길 완주와 사진을 찍는 데 도움을 준 갈맷길협동조합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로 했다.
발달장애인들의 노래 장기자랑도 열린다.
든솔 하태권 대표이사는 “사진전은 발달장애인들의 꿈과 결실이 담긴 매우 뜻깊은 행사”라며
“일반인들에 비해 느리지만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우리 친구들의 노력과 열정에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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