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발견

“[영도 물양장] 목조건물이 일본군 위안소 가능성”

금산금산 2017. 9. 22. 21:12

“영도 물양장 목조건물이 일본군 위안소 가능성”



부산 출신 故윤두리 할머니 증언






- 봉래동 물양장서 유사 주택 발견
- 김지영 구의원 “보존·고증 필요”



부산 영도구에 과거 일본군 위안소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철저한 고증을 통해 역사적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소로 운영됐을 가능성이 높은 부산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 인근의 2층짜리 목조 건물(오른쪽 두번째). 박장군 기자

부산 영도구의회 김지영(더민주) 의원은 19일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영도다리와 가까운 봉래동 물양장의 2층짜리 목조건물이

 과거 일본군 위안소로 운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것은

 2009년 사망한 부산 출신의 고 윤두리 할머니의 증언이다.

윤 할머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발간한 증언집에서

자신이 끌려간 영도 제1 위안소의 모습을 회상했다.


윤 할머니는 당시 “제1위안소가 있던 건물은 과거 조선사람이 여관하던 자리를 일본사람이 빼앗은 것”이라며 “일대에는 ‘히바리마치’라는

유곽거리가 있었다.

위치는 중구에서 영도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500m쯤 떨어진 지점이다. 그 유곽촌을 지나 더 들어가면 위안소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2층짜리 건물의 1층과 2층에는 방이 각각 11개와 12개가 있었다.

 방 크기는 다다미 두 장 반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와 김 의원이 현장을 찾은 결과 윤 할머니가 증언한 위치에 낡은 2층짜리 건물이 있었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4일 태풍 ‘난마돌’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봉래동 현장을 확인하다가 윤 할머니가 증언한

 모습과 유사한 주택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몇 달 전 영도에 위안소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사에 나섰다가

지난 7월 봉래동의 2층 건물을 확인했다”며 “할머니 증언과 너무나 유사해

보존과 고증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치욕적인 역사의 현장도 보존해 후대에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이곳이 영도에서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철저히 고증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료전문가들도 이곳이 위안소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은

 “과거엔 사창가 근처에 절이 많았는데 과거에 물양장에 절이 존재했었다.

윤 할머니의 증언도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고증을 통해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박장군 기자